한국의 중앙을 가르는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 남원주IC로 빠져나오면, 강원도의 관문이라 불리는 원주시에 도착한다. 

톨게이트를 지나 번화한 사거리에 도착하면 첫 번째로 마주치는 교회, 그곳이 바로 원주중부교회다.

하나님을 높이고 세상을 축복하는 교회로 잘 알려진 원주중부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미열 담임목사.

김 목사는 성도들과 이웃 주민들 사이에 얼굴의 미소가 따뜻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원주시 북원로에 위치한 원주중부교회 앞에 김미열 목사가 투데이N 인터뷰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원주시 북원로에 위치한 원주중부교회 앞에 김미열 목사가 투데이N 인터뷰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영혼 구원의 열정과 말씀 선포 그리고 기도에 매진하는 목회자이지만 향긋한 커피 한 잔으로 삶을 나누고 관계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김미열 목사를 만나보자.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가 목양실에서 수요예배 설교 준비를 하고 있다.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가 목양실에서 수요예배 설교 준비를 하고 있다.

| 삶의 시선

Q.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삶의 변화는?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처음 만났던 때, 그때가 바로 중학교 3학년의 어린 시절 수련회였다.

모태신앙으로써 늘 교회에 나갔고 예배를 드렸지만 하나님을 만난 이후의 나의 하나님은 내가 믿는 대상이 아니라 그냥 당연하게 믿어지는 하나님이었다.

그 과정은 인간적으로 어떻게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이 바로 성령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 후 나의 삶은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와 같이 시간의 흐름 순으로 지나가는 영상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삶의 단락마다 마치 이벤트와 같은 사건이 벌어지고, 그 단락 단락이 지나 어느덧 지금의 내 모습으로 성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

'새 생명의 탄생으로 느낀 기쁨과 장례식장 마당에서 깨달은 인생!'

Q. 삶의 굴곡 중에 가장 행복했을 때와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어떤 순간이었는가?

결혼을 통해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고, 아내의 뱃속에 새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소식은 정말 처음으로 느끼는 환희와 같았다.

그리고 지난해 봄 "결혼한 딸아이의 배 속에도 새 생명이 잉태되었다"라는 소식은 또 다른  기쁨 그 자체였다.

이렇게 내 자녀와 성도들의 새 생명 잉태는 목회자로써 하나님이 주시는 커다란 선물임을 고백한다.

인생은 꼭 기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성도님 그리고 내 부모님과의 사별은 언제나, 큰 아픔이고 고통이었다. 그러한 아픔을 알기에 교회의 목회자로써 장례식에는 꼭 참석하고자 노력한다.

고별 예배를 마치고 상주가 되는 성도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선 나와 성도들은 늘 침울할 수밖에 없다. 

한 번은 장례식장 마당 한편에 피어있는 금계국(국화)을 발견하며, 새로운 느낌을 경험했다.

'상쾌한 기분'이란 꽃말을 담고 있는 금계국은 우리의 삶에 슬픔과 기쁨은 한 걸음만큼 가까이 있다는 것을 장례식장 마당에서 깨닫게 해주었다.


김미열 목사가 교회 본당에서 묵상 기도를 하고 있다.
김미열 목사가 교회 본당에서 묵상 기도를 하고 있다.

'그곳, 삶을 쉬어가는...'

Q. 삶과 사역의 쉼의 공간은?

목회사역을 시작하기 전 음악감상실에서 프란츠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Winterreise)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보리수, 거리의 악사 등 그 시절 누구나 잘 아는 곡들로 구성된 음반이다. 희망에서 절망으로 그리고 다시 희망으로 마치 한 사람의 인생 여정을 훑어보는 듯한 감성에 빠져들곤 했다.

공간을 채우는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의 노랫소리가 삶에서 배우는 하나님의 은총처럼 들리기에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언제나 나의 정서를 쉬어가게 했다.

나의 삶의 휴식이 음악이었다면 일상의 여유는 바로 삶을 나누는 공간이다.

목회사역을 감당하는 지금은, 성도님이 경영하시는 베트남 커피향이 그윽한 카페가 바로 그곳이다.

교회가 아니라서 때로는 성도님들과 장로님들을 더 가까이 만나고 나눌 수 있는 곳이고 향기로운 한 잔의 커피로 내가 성도님들의 삶을 한편의 소설 이야기처럼 들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삶의 일상을 생각하며 책을 본 김미열 목사가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삶의 일상을 생각하며 책을 본 김미열 목사가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삶을 나누는 장소가 또 있다.

휴일에 아내와 함께 달리는 자전거길엔 크리스천의 공간을 넘어 세상 사람들을 만나는 현장이기도 하다.

때로는 성도가 아닌 세상 사람과의 이야기는 타인을 이해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사역의 시선

'자유, 예수 믿는 사람들의 특권'

Q. 당신의 목양 사역의 목회철학은?

결국, 목양 사역은 베드로의 고백처럼 영혼을 구함이 최우선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원받은 영혼은 결과적으로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 나의 목회철학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예수를 믿는 사람은 누구의 강요나 강조가 아닌 스스로 선택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사랑과 미움에서 사랑을 선택하는 것, 평화를 만드는 것과 파괴하는 것에서 평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선택, 관계의 유지와 갈라짐에서의 선택, 이러한 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원주중부교회의 성도님들이 모두가 사랑, 평화, 자유, 정의를 마음껏 누리는 행복을 얻었으면 좋겠다.

|생각의 시선

'성령의 바람이 삶을 아름답게 한다.'

Q. 당신의 사역의 기쁨은?

가끔 교회에서 나로 인해서 복음을 받아들였던 성도들을 바라볼 때가 있다. 나는 복음을 전했고 그 성도님은 복음을 받아들였던 것인데 그분의 삶이 변화되는 과정을 목격할 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성도님이 예수를 믿고 성장하며 봉사하는 것을 봤을 때 이 일이 어떻게 어떤 작용으로 이뤄지는지를 인간적으로 잘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 복음을 전해야 할 이유로 충분했다.

때로는 죽음의 현장인 장례식을 통해 한 가정이 복음을 만나고 가정이 회복되는 모습도 자주 목격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장례 사역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역이기도 하다.

한국교회 목회의 현실이 목사가 전도에 참여하는 것보다 목양의 비중이 큰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전도하고 영혼이 변화되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큰 사역의 기쁨이다.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

|새상에 대한 시선

'세상은 나를 불편한 목회자로 보지만, 결국 꼭 필요할 때 내가 갖고 있는 가치를 찾기에 나의 사역은 ing!'

Q. 당신을 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은?

오늘 하루의 결말을 경험한다면 내일은 바로 희망의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세상은 어두움과 절망을 관망하고 그것에 대한 불편함과 우울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삶의 머무는 이 땅이 희망적인 곳, 할 일이 있는 곳, 축복이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요즘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그렇지만 청년들은 그 어려움을 도전으로 만들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세상이 종말을 향해가는 것 같아도 결국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나를 불편한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나를 불편하게 여길 때가 있다. 만남의 시간도 정하기가 어렵고 활동과 장소, 음식을 정하는 것 등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나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것 같다. 믿음 없는 친구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꼭 나에게 먼저 연락한다. 목사라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목사라서 그 의미를 지켜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세상 사람들이 필요한 사람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안전한 사람, 알아두면 손해 안 보는 사람, 모두에게 중요한 일을 감당하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
원주중부교회 김미열 목사

투데이N의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김미열 목사는 많은 사람들 속에 사람과 사람, 사람과 예수님을 이어주는 중재자의 모습이었다.

주일엔 모든 성도들이 설교단의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김미열 목사의 말에 집중하겠지만, 한가로운 시간에 커피향이 가득한 카페에 둘러앉아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기도 하고 박수치는 김미열 목사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