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목사의 세상을 이기는 건강한 교회<1>

포항중앙침례교회 성도들이 지난 9일 대예배 시간에 뜨겁게 찬양하고 있다.
포항중앙침례교회 성도들이 지난 9일 대예배 시간에 뜨겁게 찬양하고 있다.

포항중앙침례교회의 시작은 부친께서 경북 영일군 대송면 호동이라는 작은 동네에 호동교회를 개척하면서부터다. 1977년 포항제철이 들어서면서 마을 전체가 철거되고 포항 남구 해도동으로 교회를 이전하면서 포항중앙침례교회로 이름을 변경했다. 

당시 보상으로 받은 돈이 250만원밖에 되지 않아 작은 상가건물조차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부친은 단층 주택을 얻어 평일에는 사택으로 이용하고 주일과 수요일에는 거실에 놓인 강단에서 설교했다. 교인들은 방문을 열어 놓고 이 방 저 방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교회의 전신인 포항 호동교회 앞에 선 고 김기준 원로목사. 교회는 포항 대송면 호동에서 1974년 설립됐다.
교회의 전신인 포항 호동교회 앞에 선 고 김기준 원로목사. 교회는 포항 대송면 호동에서 1974년 설립됐다.

개척 1년 만에 30여명이 모였고 교회 앞 공터 429㎡(130평)를 사서 단층 교회 건물을 건축했다. 그러나 건축 이후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해서 꽤 오랜 시간 빚에 시달렸다. 그 후 두세 번의 증축을 통해 본당 2층과 교회 전면 종탑을 세웠다.

나는 1985년 부친이 담임하던 작은 교회의 전도사로 시작해 목회사역에 들어섰다. 88년 목사 안수를 받고 95년부터 셀 사역을 시작했다. 2000년 10월 2대 담임목사가 됐다. 셀 사역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교인이 증가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교회의 모든 시설이 한계치에 도달했다. 주차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래서 교회 주변 땅을 사서 확장할 것인지, 이전할 것인지를 고민하다 교회를 이전하기로 결단했다. 2001년 포항 북구 우창동에 교회 부지를 매입하고 2008년 공사에 착수했으며, 2010년 8월 새 교회당으로 교회를 이전했다. 

교회 건축과 이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당시 교인은 300명이 안 됐고 대부분이 직장인으로 재정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공사를 했다. 지금도 그 적은 인원이 어떻게 그 큰 비용이 필요한 건축을 할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놀랍기만 하다.

나는 이것이 건강한 교회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건축할 때 성도들에게 외쳤던 말이 있다. “자녀세대를 위해 우리 세대가 희생합시다.” “우리 자녀들이 주님을 잘 섬길 수 있는 터전을 부모세대인 우리 세대가 만들어줍시다.” 1세대는 이 말에 도전을 받고 교회공동체를 이끌어 갈 2세대를 위해 자신의 아파트를 마련할 때처럼 희생적으로 동참했다.

포항 남구에 자택이 있던 교인들은 교회 이전과 함께 북구 쪽으로 이사를 왔다. 교인 다수가 교회 주변으로 이사를 오자 부동산중개업체가 덩달아 활기를 띠게 됐다. 한 부동산중개업체 사장은 “교회를 따라 이사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며 놀라워했다고 한다. 

교회 이전을 준비하면서 성도들에게 “교회를 짓기 전에는 개인 집을 구하는 것은 뒤로 미뤄 달라”고 이야기했다.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성도가 이 말에 순종했고 교회 이전 후 자신의 집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건축 과정에서 한 번도 불협화음이나 어려움이 없었다. 모든 교인이 하나가 돼 몸으로 물질로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영적 지도자를 절대 신뢰하고 지도에 순종함으로써 평온한 가운데 건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교회건축을 마치고 이사를 왔을 때 남은 부채가 60억원이었다. 다수의 교회가 건축을 마치면 어려움을 겪는다. 예배당 건축 후 성도들이 건축헌금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항중앙침례교회는 건축을 마치고 10년 동안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는데 한 번도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교인이 매월 꾸준히 건축헌금을 해 공동체의 짐을 나눠 책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 과정에서 선교헌금을 한 번도 줄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계속해서 늘여갔다. 

교회의 1세대는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힘껏 매월 건축헌금을 했다. 건축 후에도 주차장의 부족 문제 해결과 다음세대를 위한 대안학교 건립에 힘썼다. 이제는 2세대까지 ‘바통’을 이어받아 공동체의 짐을 지는 일에 함께하고 있다. 

교회를 여기까지 이끌고 온 신앙의 1세대가 은퇴하는 시기가 됐다. 감사한 것은 공동체의 짐을 지는 일에 2세대가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세대를 위해 헌신한 1세대를 본받아 2세대가 3세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제 교회 안에는 3세대를 책임지기 위해 2세대가 일어나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교회 건축과 이전의 과정이 계기가 돼 1세대를 이어 2세대가 공동체의 주역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이다. 교회의 건강성이 유지되면서 복음의 능력이 나타난 결과다. 

셀 사역을 하고 15년이 지났을 때 한국NCD의 평가 도구로 교회 건강상태를 진단했다. 평균 94점이 나왔다. 60점이 넘으면 건강한 교회라 하는데, 월등하게 높은 점수가 나온 것이다. 같은 평가 도구로 조사한 200여개 교회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였다. 

교회가 건강하면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고,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면 세상을 이길 수 있다. 교회가 건강하면 사람이 임계점을 넘어가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교회가 하나님의 희망이요, 세상의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게 된다. 교회는 하나님의 꿈이자 성도에겐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김중식 목사
김중식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2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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