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목사의 세상을 이기는 건강한 교회 <10>

포항중앙침례교회 김향 사모(앞줄 왼쪽 두 번째)와 장년 3팀 여성 리더들이 지난 2월 교회에서 리더 모임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포항중앙침례교회 김향 사모(앞줄 왼쪽 두 번째)와 장년 3팀 여성 리더들이 지난 2월 교회에서 리더 모임을 갖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교회를 세우는 기초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교회가 사람을 세우는 일보다 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행사는 아무리 많이 해도 돌아서면 마음이 휑해지지만, 사람에게 투자한 것은 그대로 남는다.

교회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사람을 세우는 일에 전념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이 곧 교회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모든 역량을 사람을 세우는 데 쏟지 않으면 교회는 건강해지지 않는다. 교회를 건강하게 하려면 모든 지체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잃어버린 한 영혼을 찾아서 구원의 자리에 서게 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미 믿은 한 사람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실 이 일에 영혼을 구원하는 일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아니 예수님이 오신 목적이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기 위해서인데 그것보다 더 투자해야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하며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물론 주님이 세상에 오신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구원하는 일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생애 가운데서 영혼을 구원하는 일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신 일이 있다. 예수님의 시간을 사용하신 걸 보면 알 수 있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드린 일은 사람을 세우는 일이었다.

예수님은 자신과 똑같은 마음을 갖고 똑같은 목적을 위해 살아갈 사람을 세우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12명의 제자와 70명의 제자에게 자신의 시간 전부를 쏟아부으셨다. 부활 후에는 낙심한 제자들을 찾아가서 한 사람씩 혹은 여러 사람씩, 반복해서 만나주실 정도로 사람을 세우는 일에 집중하셨다.

예수님의 방법은 옳았다. 승천하신 이후에 예수님이 위임하신 일을 제자들이 넉넉하게 감당했기 때문이다. 주님의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제자들은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했다.

이렇게 우리도 사람을 세우는 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포항중앙침례교회도 예수님의 방법을 따라 해 보았다. 25년 전 소수의 사람에게 모든 것을 쏟았다. 밤낮없이 만나고 성경을 공부하고 삶을 공유하고 함께 뒹굴고 했다. 이런 세월이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났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목자가 돼 담임목사가 했던 그대로 자기 양들에게 하고 있다. 이렇게 사람이 세워지면서 영혼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기꺼이 드리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포항중앙침례교회에는 영혼을 붙들고 씨름하는 사람이 많다. 이유는 자기와 씨름을 해 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세우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한두 달 만나서 성경 공부를 한다고 사람은 세워지지 않는다. 사람을 세운다는 말을 쉽게 설명하면 자식을 키우는 것과 같다. 자식을 키우는 일에 부모의 인생이 들어가는 것처럼 교회에서 사람을 세우는 일 역시 아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의 인생이 들어가야 한다.

두세 명의 자녀를 잘 키워내려 해도 부모의 인생이 거의 전부 들어가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 사람을 키우는 것도 이 정도의 희생과 헌신이 들어가야 한다. 누군가가 인생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은 세워지지 않는다. 주일에 한 번 만나서 점잖게 인사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의 삶에 개입해 공유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끈질기게 돕고 세워가야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 도제의 관계를 통해 사람이 만들어지고 세워진다.

이 시대 교회가 건강하지 못하고 힘을 잃는 이유는 사람을 세우는 일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세워지지 않다 보니 리더십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어 교회의 리더십이 자꾸 늙어간다. 교회의 리더십이 늙으면 교회도 늙고 수용성도 떨어진다.

교회를 다시 살리는 방법은 지금부터라도 사람 세우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일보다 사람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뒤로하고 지금부터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사람 세우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본을 떠서 기계로 물건을 찍어내듯 되는 게 아니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해야 한다. 답답할 수 있다. 그러나 절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길게 내다보면서 한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지름길이요, 늦어 보이지만 가장 빠른 길이다.

언제 자랄지를 생각하면 아득해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첫걸음을 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사람에게 투자하기 시작한다면 어느 시점이 지난 후부턴 공동체를 세우는 동역자가 생길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드려 교회를 함께 세워나갈 동역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생각해 보라. 말씀에 순종하며 목회자와 함께 공동체의 짐을 지고 나갈 동역자가 몇 명 있는지 생각해 보라. 그 비율이 교회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김중식 목사
김중식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3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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