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목사의 세상을 이기는 건강한 교회 <18>

포항중앙침례교회 성도들이 지난해 12월 성탄절 때 가정집에서 목장 모임을 갖고 있다. 목장에 소속된 성도들은 구원의 확신을 점검하고 목자의 지도에 따라 신앙 성장의 도움을 받는다.
포항중앙침례교회 성도들이 지난해 12월 성탄절 때 가정집에서 목장 모임을 갖고 있다. 목장에 소속된 성도들은 구원의 확신을 점검하고 목자의 지도에 따라 신앙 성장의 도움을 받는다.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목자를 세우는 과정이 있다. 지난주 소개했던 열네 가지 자질을 갖췄거나 근접한 사람이 보이면 소속 목자와 상의한 후 목자를 훈련하는 ‘1목장’으로 보낸다.

전에는 목자가 추천하는 사람을 바로 목자로 세웠는데 종종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서 이제는 평소 나와 아내가 심사숙고하고 기도하면서 1목장으로 부른다. 1목장에 왔다가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상황상 목자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은 다시 일반 목장으로 간다.

1목장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훈련은 교회 전체를 보는 안목을 갖게 하는 일이다. 1목장의 목자는 아내다. 아내는 담임목사인 나와 소통하기 때문에 1목장에 오면 자연스레 공동체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된다. 이런 안목을 가져야 목자의 수가 많더라도 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두 번째 훈련은 인격적인 부분과 정서적인 부분을 드러내 다루는 일이다. 인격과 연결된 정서적 부분이 만져지지 않으면 목자로서 사역할 수 없다. 때로는 아주 적나라하게 약점과 모난 부분을 드러낸다. 그런 시간을 통해 많이 다듬어지고 교정된다.

세 번째 훈련은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만든 모든 양육 교재를 다시 공부하는 것이다. 목자로 나가면 반드시 개인 양육을 해야 하기에 교회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재를 다시 배우게 한다. 배워야 가르칠 수 있다.

네 번째 훈련은 개인 경건 생활을 충실히 하게 하는 일이다. 목자의 중요한 사역은 모든 목장 식구들을 기도와 말씀의 자리에 세우는 것이다. 본인이 이 부분에서 훈련되지 않으면 목장 식구들을 이끌 수 없다. 그래서 경건 생활이 훈련되지 않은 사람은 목자로 보내지 않는다.

다섯 번째 훈련은 섬기는 훈련이다. 1목장을 ‘일 목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교회 안의 궂은일을 많이 한다. 급하게 교회에 사람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나와서 섬긴다. 마치 ‘5분 대기조’처럼 교회를 사랑하는 훈련이다.

1목장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2년 정도다. 분가해야 하는 목장이 생기면 미리 그 목장에 보내 함께 목장 예배드리면서 새롭게 시작할 목장 사역을 준비하게 한다. 그리고 동시에 하나님께서 나를 영혼을 섬기는 목자로 부르셨는지를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소명을 확인케 한다.

대개 기도 중에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받고 영혼을 섬기는 일을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받는다. 출산 후 아이를 돌보는 일이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제외하고는 목자 사역을 관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힘든 상황이어도 견디면서 목자의 사역을 감당하고자 해서 도리어 안식년을 권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그런데 돌아보니 갈수록 목자의 기준이 높아지는 것 같다. 20년 전에 목자가 된 사람에 비하면 훨씬 더 성숙하고 준비가 됐는데도 그동안 교회가 영적으로 성숙해지면서 그들의 모습이 오히려 부족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융통성을 가지려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아무나 목자로 세우지는 않는다. 지금도 분가할 목장이 여럿이지만 목자가 준비되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목자로 사역하기로 결정되면 목장 분가식 때 사역자로 부름을 받은 간증을 하고 목자 패를 증정한다. 이렇게 세워진 목자의 가장 기본적인 일은 목장예배를 인도하고 목장 식구 전체를 돌보며 각 사람을 양육하는 것이다. 목자 혼자 감당할 수가 없기에 다른 사람을 양육할 양육인을 세우는 일을 먼저 한다. 이들은 또 새 사람을 전도하거나 전도된 사람을 배정받으면 1대 1로 복음을 전한다.

목자는 목장 식구의 삶의 문제나 신앙 문제를 상담한다. 그리고 1년에 한 차례씩 목장 식구들을 정기적으로 심방한다. 심방 방식은 담임목사가 하는 것과 똑같다. 이처럼 목자들의 사역은 정말 목사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담임목사가 목자보다 더하는 것이 있다면 설교일 것이다.

이렇게 영혼을 위해 헌신한 목자들이 있기에 포항중앙침례교회에 등록하는 모든 사람은 개인적으로 영적 도움을 받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예수님을 믿는 사람도 많고 양육을 통해 영적으로 자라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준비된 목자가 세워지고 많아지면서 공동체는 점점 더 건강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견고하게 세워지면서 숫자가 늘어도 영적 질이 떨어지지 않고 목자를 통해 생명력이 흘러간다.

목자로 일하다 보면 오해받을 때도 있고 공격과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다 주었지만 ‘사랑이 없다’고 말하고 최선을 다해도 ‘해 준 것이 무엇이냐’고 대드는 뿔난 양들이 있다.

눈물의 기도로 감당하는 목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다. 전임 사역자도 아닌데 영혼을 위해 고난과 비난을 감내하고 주님을 바라보며 그 길을 가는 목자들은 정말 하늘나라의 보석이다. 이런 목자의 헌신이 있기에 개인적인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렇게 25년 전부터 기준을 낮추지 않고 잘 준비된 목자를 통해 계속 다른 목자들을 세웠다. 이제는 전 연령대에서 영혼을 섬기는 사명을 받은 목자들이 세워졌다. 1세대에서 2세대로, 3~4세대 목자들이 세워지면서 리더십 공백이 전혀 없이 자연스레 리더십이 다음세대로 전수되고 있다.

이렇게 준비된 목자들이 많아지면서 나와 아내는 목자를 돌보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나머지는 목자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혼을 위한 사명을 받아서 뛰는 사역자가 많아지면 교회가 건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건강한 교회의 첫 단추는 준비된 사람을 목자로 세우는 일이다.

김중식 목사
김중식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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