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실린 칼럼을 읽고, 너무 이상적인 그림으로 비췄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급히 세 번째 칼럼을 써야하는 도덕적 부담감이 생겼습니다. 제 글을 읽은 몇 분들의 반응입니다. “와~~~ 너무 멋지네요^^ 귀한 가족들을 축복합니다 믿음의 명문가정이 되시길~~~” “(손녀들이) 너무 귀엽네요~~ 총장님 가시는 곳은 어디나 천국 같습니다 ^^” “샬롬이십니다. 3대에 걸친  총장님댁 역사가.. 특히 글로벌 파더훗^^...꼭 눈에 보이는 것 같이 그려집니다. 세상적인 삶보다  아빠로서의 삶에 무게를 두는, 믿는 가정의 아드님들 모습 참 귀해 보입니다. 왜 여기 와서 사느냐는 손녀 따님, 역시 할아버지와 소통이 좋은가봐요. . . . (이사님) 말씀대로 총장님 댁 풍경은 천국입니다.” 

도착하는 토요일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까지, 손녀 셋은 잠자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안으로 들어가지도 전에, 어느 새 할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폭 파묻고 안긴 셋째를 보는 순간 마음이 짠 했습니다. 그리고 뒷날 주일날까진 좋았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월요일까지 무사하게 넘길 수는 없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에 며느리는 방학 동안 틈틈이 일을 하는 직장으로 갔고, 아빠가 나머지 아이들을 능숙하게 챙겨서 가까운 바닷가로 달렸습니다. 그 30분 동안 승합차에서 첫 째와 둘 째가 사소한 일로 감정충돌이 있었고 그 역시 능숙한 아빠의 수습으로 해결되었다 싶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바람이 불기도 하고 구름이 살짝 드리운 날이지만, 아이들은 바로 물로 들어가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할아버지는 가끔씩 그 모습을 사진에 담고, 할머니의 눈은 손주들에게 계속 가있었지만, 모처럼 만난 아들과 모래밭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갈매기는 일렬로 구조물 위에 앉아서 파도를 즐기고, 모든 것이 낙원처럼 보였습니다. 문제는 한 시간 후에 승합차로 돌아와서 젖은 수영복을 갈아입는 도중에 서로의 몸이 부딪쳤는지, 아까 올 때의 감정이 다시 점화가 되어서 보다 심각해졌습니다. 튀김닭을 사서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을  때에도, 앉는 자리문제까지, 서로 티격태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배가 고프니 일단 점심을 먹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상황수습은 되질 않았습니다. 결국 할아버지가 일갈합니다. “조용히 해, 할아버지도 화낼 줄 안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그 순간 운전을 하는 아들이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내 손을 잡습니다.

두 언니가 티격태격하는 분위기를, 마치 듣지도 보지도 않는 것처럼, 조금도 말려들지 않는, 셋째는 처세의 달인 같습니다. 아빠로 하여금 캐나다 이주를 결심하게 할만큼 예민하고 착하지만 고지식한 성격의 첫째는, 싹싹하고 애교 넘치지만 주도적인 둘 째와는 자주 부딪치는 사이입니다. 이 집의 프로젝트는 크지만, 여전히 공사 중입니다. 공사장의 무질서와 먼지와 소음이 사라질 틈이 없습니다. 9살, 6살, 3살의 아이를 키우는 현장에는 <우아 육아>는 없습니다. 우아한 육아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그 현장에서 화를 내고 소리치고 심하면 때리는 혼란속으로 들어가는 대신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희망을 가지고 낮은 목소리로 가르치는 좋은 아빠가 되기로 순간순간 결단하는 것입니다. 공사현장을 살핀 할아버지 할머니의 임무는 그 섬세한 성격들이 잘 다듬어져서 그 나라를 위해서, 우리 왕을 위해서 앞으로 귀하게 사용되길 기도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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