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송은주 기자

침묵 속에서 화살 하나가 과녁을 향해 날아갑니다. 이윽고 터지는 함성.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31회 올림픽. 장혜진 선수가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두 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리의 순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국가대표

(그때 당시) 하나님이랑 같이 쏜다는 기분으로 그냥 그렇게 쐈었어요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 하나님의 영광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저에게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그렇게 기도를 드렸어요

선수 시절 장혜진 선수의 목표는 금메달을 뛰어넘어 하나님께 돌리는 영광이었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국가대표

목표는 올림픽의 금메달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는 그 자리에 내가 서는 게 그게 목표가 된 거죠 그렇게 올림픽 선발전과 올림픽을 준비 했었어요

어린 시절 작은 키에 달리기를 잘했던 장혜진 선수는 친구를 따라 우연히 양궁을 시작했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국가대표

양궁장에 가기 전에 양궁이 뭔지도 몰랐어요 선배 언니들이 서서 자기 키보다 큰 활을 들고 이렇게 막 쏘고 있는 거예요 그걸 보고 되게 멋있어 보이고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선수 시절 고된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신앙의 힘. 어떤 순간에도 기도를 놓지 않았던 장혜진 선수는 고난 속에서 말씀을 통해 소망을 찾았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국가대표

역대하 20장 말씀인데 이 전쟁은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 이 말씀을 믿고 (마지막) 화살을 놓는 순간까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해주신다는 그 믿음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쐈던 그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해요

올림픽 양궁 2관왕을 얻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선수 생활. 특히 2012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하며 좌절을 맛본 순간에도 장혜진 선수는 하나님을 묵상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 것이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국가대표

제 욕심이 먼저 올라오려고 했었으니까 하나님이 그걸 막으시고 제 믿음을 보신 것 같아요 더 나를 믿어라 약간 이렇게 해서 하나님이 저를 일부러 그렇게 부르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달 8월, 울산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올림픽 제패기념 회장기 대회. 26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식이 열렸다. 장혜진 선수는 “양궁을 통해 희로애락을 배웠다”며 “매 순간 동행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고백뿐 이었다.

장혜진 / 여자 양궁 국가대표

매 순간이 저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또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것과 볼 수 있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그런 것들이 매 순간순간 되게 감사했어요

하나님만 의지하며 포기하지 않고 활을 잡았던 장혜진 선수. 화려한 양궁 선수로서의 인생은 마무리했지만 하나님의 자녀로써 앞으로 내디딜 믿음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