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519부대의 북한산 의상능선과 부왕사지계곡 단풍군락지를 도는 93번째 산행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백화사 → 내시묘역길→가사당암문 →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 부암동암문 → 부왕사지 단풍군락지 계곡 → 중성문 → 대서문 → 산성입구를 오르내리는 총 6시간에 걸친 약 9km의 만만찮은 여정이었습니다. 이 산행은 , 코로나로 인해 국내에 체재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영육의 건강과 교제를 위해 두 분 장로님이 시작하신 모임입니다. 감사하게도 산행 이후 많은 선교사들이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을 바라보면서,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 아직도 역사하는 전능자의 사역을 목도하며 침체로부터 회복되는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고 하니 감사할 뿐입니다.

거의 매주 금요일마다  산행한 것이 이제 7번만 더하면 100회가 됩니다. 그런데 이 등산 모임이 <519부대>인 것은 처음부터 주로 산행에 참여했던 분들이 51년생에서 59년생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부대장은, 정확하게 말하면, 초대 대장은 장재중 장로이지만, 이후 매번 기획과 안내를 맡아오신 강석하 장로가 2대 대장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후 60년대생들도 들어오고, 그리고 이번에 49년생이 참여하긴 했어도, 별 일이 없는 한 늘 참석하는 한정국 선교사, 조용중 선교사를 포함해, 주축은 여전히 519가 맞습니다. 이제는 코로나로 인한 상황도 정리되고 있어서, 100회를 달성한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기도 중에 있답니다. 

지난 금요일 93회 산행에 가까스로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서 올해를 마감하며 받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느낍니다. 사실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로서는 금요일에 시간 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도 지난 제90차 한양도성 순성길 3회차 마지막 트레킹 소식을 들을 때부터  마음이 들떴습니다. 특히 코스(동대문역→ 낙산→ 혜화문→ 와룡공원→ 말바위안내소→ 숙정문→ 백악곡성→ 삼청공원→ 북촌→ 안국역)를 전달받았을 때 함께하고픈 마음은 굴뚝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대로 12시 40분에서 2시 반까지 두 가지 모임이 정기적으로 있어서 금요일은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월 마지막 금요일은 오후 4시부터 모임이 시작되는지라 그동안 벼르다가 지난 금요일에 처음으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감동한 것은 자연경관입니다. 인구 천만이 넘는 대도시 근교에 이처럼 멋있는 산이 있다는 것은 특권입니다. 게다가 북한산은 곳곳에 암벽이 있는 멋진 바위산이라 이번에 걸었던 북한산 의상능선과 부왕사지계곡 단풍군락지만 해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봄꽃보다 더 붉은 아름다움이 단풍이라고 수천 년 전부터 시인들은 시를 읊어왔습니다. 살기에 바쁜 내국인들은 단풍은 고사하고 하늘 바라볼 틈도 없지만, 이번 산행길에는 상당히 많은 외국인들을 스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감동한 것은 이 모임을 시작한 장로님들의 마음씀씀이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국내에 체재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을 보고 무언가 돕겠다고 산행을 시작한 그 마음으로, 사랑하기에 사역자들의 필요를 보고 함께 걷는 아름다운 발걸음을 꾸준히 옮겨주셔서 이제 곧 100회를 바라보게 되었지요. 아름다움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사랑이 있는 곳에는 계속되는 기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을, 북한산 단풍은  참 아름다웠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하는 산행은 더욱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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