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루오 <전쟁과 비극>의 일부
조르주 루오 <전쟁과 비극>의 일부

하나님을 믿는 그는 왜 천사가 아닌
거리의 여인을 그리게 되었을까요?

"20세기의 유일한 종교화가"라고 불린
프랑스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의 이야기입니다.

제빵공장에 다니던
20대 여성 가장의 죽음 앞에서,
그의 슬픈 그림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자신만이 진리를 알고 있다고
부르짖는 이들이 가득한 시대.
프랑스 혁명 이후,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뒤엉킨 혼란 가운데
조르주 루오가 서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의 눈에 비친
거리의 여인들은 살기 위해
밤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과도
같았습니다.

그것이 그가 직면한 시대의 현실이었고,
그러한 현실은 천사의 날개 안에
담겨질 수 없었지요.

그림으로 시대의 아픔을
부르짖던 그의 그림은
오랜 시간 이해받지 못했습니다.
믿음의 친구도 그의 그림과
진정성을 의심하며 비난했습니다.

조르주 루오 <피흘리는 어릿광대>, 1932.
조르주 루오 <피흘리는 어릿광대>, 1932.

그럼에도 그의 그림은 계속 전진합니다.
그리고,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담은
그의 그림은, 보는 이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너희가 어떻게 했기에
너희의 이웃이 이렇게 되었느냐?"

조르주 루오는 그 시대의 화가들이 그랬듯이
천사나 종교 지도자를 그리지 않았습니다.
왜 거리의 여자나 광대를 그렸을까요?

거리의 여자와 광대의 그림 속에
인간의 해결되지 않는
고통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림은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 이웃의 고통을.

조르주 루오 <모욕당하는 그리스도> ,1930
조르주 루오 <모욕당하는 그리스도>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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