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집과 하우스들이 물에 잠겨 겨우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집중호우로 집과 하우스들이 물에 잠겨 겨우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전북 남원시 금지면 하도리에 위치한 금남교회(강명훈 목사). 교회 앞에는 교회 성구 및 옷가지, 가재도구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 금남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강명훈 목사와 사모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교회 내부에 쌓인 흙을 걷어내고 물기를 닦아내고 있었다.

교회와 사택이 모두 물에 잠기면서 가구와 옷가지들을 마당에 쌓아 놓았다.
교회와 사택이 모두 물에 잠기면서 가구와 옷가지들을 마당에 쌓아 놓았다.

전북 남원시는 지난 8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집중호우에 이어 복구가 미처 이뤄지지도 못한 채 10일 태풍 장미가 몰고 온 물 폭탄으로 450가구 이재민 1,250명이 발생해 농경지, 도로·하천, 주택 등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8일에는 섬진강 물을 막고 있던 제방이 무너져 내려 남원시 금지면 하도리 인근의 4개 마을이 침수됐고 금남교회도 성인 키 높이 정도까지 침수됐다.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인근 제방이 불어난 강물에 150여 미터가 유실되어 마을로 강물이 유입되고 있다.
전북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인근 제방이 불어난 강물에 150여 미터가 유실되어 마을로 강물이 유입되고 있다.

금남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강명훈 목사는 "오전부터 비가 많이 와서 마을에 대피방송이 나왔지만 연세가 많으신 성도들 먼저 대피시키고 다음날이 주일이어서 교회를 지키고 있었다. 오후 1시 정도 제방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물이 마을을 덮치면서 차올라 아무것도 못 챙기고 도망치듯 차를 타고 교회를 빠져나왔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또 강 목사는 "그동안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주일예배를 멈추지 않고 계속 드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해로 인해 50년 교회 역사 동안 처음으로 주일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모든 성도들이 안타까워했다. 조속히 해결되도록 기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참담함을 드러냈다.

교회 내부의 성구와 집기들을 모두 꺼내고 물기가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교회 내부의 성구와 집기들을 모두 꺼내고 물기가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교회 마당에 꺼내놓은 강대상과 의자들.
교회 마당에 꺼내놓은 강대상과 의자들.
금남교회 강명훈 목사가 수해 당시 긴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금남교회 강명훈 목사가 수해 당시 긴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한편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군부대, 민관의 적극적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희망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 장흥에서 달려왔다는 강동원씨는 "SNS를 통해서 이곳 소식을 접했고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생각되어 작은 도움이라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구슬땀을 흘리며 교회 복구를 돕고 있었다.

전남 장흥에서 수해 소식을 듣고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달려온 자원봉사자 강동원 씨가 건물벽의 벽지를 뜯어내고 있다.
전남 장흥에서 수해 소식을 듣고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달려온 자원봉사자 강동원 씨가 건물벽의 벽지를 뜯어내고 있다.

강명훈 목사는 "지금은 어느 정도 비가 잦아들었지만 건물이나 물건들을 말리고 정리하려면 많은 손길이 필요한데 성도들도 대부분 (교회보다) 심하거나 비슷하게 피해를 입은 상황이기 때문에 여력이 없어 교회 복구를 위해 힘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라 한국교회 성도들의 도움과 기도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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