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이현지 기자

이주민의 종교 생활은 국내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었다.

‘이주 전부터 종교가 없었다’고 답한 비율은 52.6%. ‘이주한 후 현재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66.2%이다. 전체 응답자의 13.8%가 이주하고 나서부터 종교를 믿지 않게 되었다고 응답한 것이다.

종교 인구 비율은 불교(12.2)가 가장 많았고, 개신교는 8.2%에 그쳤다. 가톨릭(5.2), 이슬람(5.2)이 뒤를 이었다.

오경석 교수 / 인하대학교정책대학원 이민다문화학과

전반적으로 매우 낮은 종교화 비율인데 우려스러운 점은 종교의 기능이 상당히 약화됐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거든요 세속화 가설이라는 게 있습니다 단기간에 한국의 세속적인 문화에 동화되었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관심보다는 세속적 관심이 압도적으로 되었다

한편 종교를 믿고 있는 이주민은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시설 방문 계기로 가족(28.7%)이나 지인(38.1%)의 권유가 꼽혔다.

이는 종교 생활을 통해 얻는 만족으로도 이어졌다. 종교 생활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는 서비스로 ‘자국민과의 교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겁니다. 발제자 측은 해당 결과를 근거로 한 이주민 선교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진양 부대표 / 목회데이터연구소

종교기관이 즉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주민에게는 어느 나라에서나 종교가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한국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반면 해당 결과를 두고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교육이나 일자리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낮게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종교가 무엇이라고 느끼냐’는 질문에는 상당수 이주민은 ‘모르겠다(56.1%)’ 혹은 ‘무응답(4.5%)’으로 일축했다.

다문화 전문가는 이를 두고 “이주민 사역이 관념적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오경석 교수 / 인하대학교정책대학원 이민다문화학과

매우 뼈아프지만 한국의 종교 관련된 제도나 시설들이 이주민이 가진 종교적 욕망을 충족시켜줄 만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안산시에 거주하는 10개 국가 이주민 45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설문 비율에는 국내 전체 이주민의 출신 국가 비율에 달하는 가중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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