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인 나는 주일 예배 후 사랑하는 성도들이 식당에서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차를 마시며 삼삼오오 모여서 교제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행복하다. 하나님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성도들과의 교제도 얼마나 중요한가.

가정에서 온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면서 대화한다는 것은 더 없는 축복이다. 가족이 함께해야 하는데 현대인들의 병은 늘 혼자 있는 외로움과 쓸쓸함이다. 식구(食口)란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부모는 부모 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밥을 함께 먹으려고  하면 공부ㆍ컴퓨터 해야 한다고, 학원가고, 다이어트ㆍ잠자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무리 잘 나가고 돈을 많이 벌어도 바쁘다는 이유로 가정과 자녀를 잘 돌보지 않고 하나 되지 않으면 진정한 복이 아니다. 우리의 가정은 어떤가? 같이 모이고 있는가? 같이 식사하고 있는가? 같이 대화하고 있는가? 같이 예배나 감사 나눔을 하고 있는가? 같이 찬양하고 기도하고 있는가?

성경은 자녀들을 어린 감람나무 같다(시 128:3)고 말씀한다. 감람나무는 1년, 2년, 3년이  되어도 꽃이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 성장 속도가 늦어 보통 10~15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15년째부터는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1,000년 이상 산다고 한다. 감람나무는 전체가 다 버릴 것이 없다. 열매면 열매, 나무면 나무, 가지면 가지, 심지어 껍질까지도 상처에 바르는 약으로 사용하고 또 해열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감람나무를 짜면 기름이 나온다. 구약의 왕과 제사장, 선지자들에게 기름을 부을 때  이 감람나무 열매를 사용한다. 성막의 성소를 밝히는 금촛대의 불도 이 기름으로 사용한다. 식용으로도 사용하고 한 나무에서 1년에 0.5톤씩의 소출을 맺는다.

마치 우리의 자녀와 '다음 세대'들이 감람나무와 같다. 부모나 기성 세대가 이들을 바라보면서 언제 크고 철이 드는가 하는 걱정할 때도 있다. 그들의 성장이 더디고 열매를 맺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때가 되었을 때 가정과 교회, 사회와 국가를 빛내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위대한 인물로 세워질 것이다.

부모와 기성세대가 자녀와 '다음 세대'를 인내하면서 섬기고 희생해야 감람나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을 양육하지 않고 축복하지 않으면 감람나무가 될 수 없다. 우리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다음 세대'가 10년, 20년 후에 더 좋은 세상이 되도록 부단히 눈물로 씨를 뿌려야 한다. 그러면, '다음 세대'가 거룩한 믿음의 세대로 세워져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영적인 거장들이 될 것이다. 이런 감람나무 같은 인물들이 '다음 세대'들 가운데 쏟아지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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