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목을 백향목처럼>>이란 책은 -나라와 민족을 제자삼는 교회 세우기-란 부제를 지닌  영화교회 원로목사 손훈 님이 최근에 키아츠에서 펴낸 책 이름입니다. 원로 목사가 된지 10년이 가까워지지만, 현재도 한국DNA(Disciple Nations Alliance) 협의회 회장으로, 기아대책 이사장으로 왕성하게 사역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제가 손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아마 30년은 족히 지났나 봅니다. 한국교회에 ‘목회자 재교육’이나 ‘계속 교육’이란 개념이 자리 잡기 전에,  복음주의 목회연구원(원장 홍정길 목사)이란 초교파 모임을 만들어 한국강해설교학교를 시작했던 적이 있습니다. 뒤에는 두란노에서 데니스 레인의 강해설교 세미나가 자리잡게 되면서, 우린 목회로 돌아가고, 그 모임은 친교모임으로 탈바꿈했는데, 그즈음 우리 모임에 손 목사님이 함께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까마귀도 봄이오면 집을 손봅니다

워낙 조용하시고 겸손하신 분이라 호감을 가지면서도 가까이 교제할 기회가 없었기에, 아는 것은 부산 출신으로 서초동 상가에서 영화교회를 목회하는 신실한 분이라는 정도를 넘어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 <<잡목을 백향목처럼>>이란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하나님이 목회자로 부르신 분을 만나게 되어서 반갑기도 했고, 참으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교제를 시작한지 30년이 넘었는데 아는 것이 참으로 제한적이었다는 것은, 그동안 가져온 친구관계를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때로는 매주, 격주, 매월, 격월, 일년에 한 두 차례, 나중에는 몇 년만에 한 번씩 만나다가, 작년에 한 번, 올해 한 번 만날 기회는 특별한 선물과 같았습니다.        

아침 햇살이 비취는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본관전경
아침 햇살이 비취는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본관전경

처음 매주 만났을 때와는 달리  각자의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만나는 간격은 뜸해졌지만,  어쨌든 어떤 간격으로 만나도 우린 다음 스케줄 때문에 각자의 사역지로 달려가기 바빴습니다. 가족수련회라는 이름으로 1년에 한 차례 만나도, 서로에게 충분히 귀를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잡목을 백향목처럼>>이란 책을 읽으면서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 시대의 마지막 고전적 목회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부르심에 귀를 기울이다가 확인하면, 맨땅에 헤딩하듯이 교회를 개척하며, 기도, 여차하면 금식기도, 심방, 상담, 설교라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를 넘어선 미래의 건강한 목회를 위한 아름다운 청사진을 살펴볼 수 있기에, 은퇴를 십년만 남겨놓았다면, 꼭 이 책 <<잡목을 백합화처럼>>을  읽기를 권합니다.   

복음주의 목회연구원, 오랫만에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 시무)에서 만나다
복음주의 목회연구원, 오랫만에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 시무)에서 만나다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목회에 부름받은 자라면 먼저 교회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확인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론 건축가들이 건물을 짓다 말고 다시 기초를 마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회는 교회의 주인인 그분의 뜻을 따라 교회를 세워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시행착오를 피한다면 최상이겠지만, 이미 시작했더라도 다시 주님의 설계도를 따라 목회를 새롭게 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 두 차례 조용히 DNA 목회에 대해 소개했을 때, 내 목회에 바빠서 제대로 귀기울이지 못한 것을 지금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목회를 시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10년 만이라도 남겨두었다면 이 책을 읽도록 권하며, 이미 저처럼 목회를 끝낸 사람에게도 자신의 삶과 목회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좋은 좌표가 될 것입니다. 아주 바쁜 사람이라면 5부 선교사의 글이라도 읽는다면 <<잡목을 백향목처럼>>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