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다음세대'를 고민하는 행원교회 김요한 목사
아이들 웃음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교회
다음세대와 함께하는 마을 속 교회

한국교회가 당면한 현안 중 하나가 바로 '다음세대 이탈'이다. 아동과 청소년뿐 아니라, 신앙 안에서 성장한 청장년 세대 역시 성인이 되고 사회에 진출하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교회가 교회학교 사역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그야말로 다음세대 사역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3040세대 역시 코로나 시대에 자녀들의 안전을 이유로 교회로부터 이탈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다음세대 목회에 대한 위기감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다음세대 사역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교회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행원교회'다. 다음세대 복음화와 신앙교육의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교계 현실 속에서, 다음세대 세움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사역하고 있는 행원교회 김요한 목사를 만나봤다.

ㅣ삶의 시선

행원교회가 위치한 제주 구좌읍 행원리는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며 성공한 풍력발전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출처=사진작가 서영석
행원교회가 위치한 제주 구좌읍 행원리는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며 성공한 풍력발전 케이스로 평가되고 있다. @출처=사진작가 서영석

Q. 목회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과정은 어떠했나?

중1 때 십자가의 사랑을 깨닫게 된 후 그 사랑에 빚진 자로 사랑을 갚고 싶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사람들의 고통을 돕고, 아픔에 함께 마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상담가를 꿈꿨다. 그래서 심리학과 진학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고3 때 급성 기흉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드렸던 기도가 가장 순수한 기도가 아니었나 싶다. 퇴원 후에도 "하나님을 위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교회 선생님의 권면으로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하고 신대원에 가기전까지도 '부르심'에 대한 고민이 계속 남아 있었다. 답을 찾기 위해 유아교육을 1년간 공부하면서 현장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심장이 뛰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과정이 끝날 때쯤 몽골 선교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선교지에서 하나님이 주신 큰 은혜가 있었다. "내가 하나님 앞에서 가장 기쁠 때가 언제인가?" 바로 제자들을 키워 선교현장에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신학을 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김요한 목사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행원교회에서 다음세대 사역과 목회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요한 목사가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행원교회에서 다음세대 사역과 목회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제주 사역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성도들이 말씀을 함께 공명한 뒤, 주어진 말씀대로 살아내려는 분투를 볼 때다. 행원교회 주일 오후 '공동체 예배' 시간에는 '삶으로 말씀 읽기' 시간이 있다. 주일 오전 말씀을 "나는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나누고, 각자의 마음을 울린 말씀을 정직하게 고백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다. 때로는 자신의 연약함과 고민들이 정직하게 반영되는데, 그 진실함이 서로에게 큰 감명을 주는 것 같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진실한 마음들이 닿아서 그 말씀을 붙들고 살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 목회자로서도 이 시간이 가장 기대되고, 말씀 안에 공동체가 함께 하나 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다. 말씀이 육신을 입어 우리에게 오신 것처럼 말씀이 각 개인을 넘어 공명을 통해 공동체의 옷으로 입혀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 행원교회는 '소소한 행복'과 '지속적인 행복'을 추구하고 누리는 공동체다. 정서적인 유대를 경험하고 더불어 함께 하는 공동체성을 강조한다. 한 장로님이 "목사님, 숯불 피우시는 실력이 좋아지셨어요." 말씀하셨는데, 지난 시간 성도님들과 함께 누린 바베큐 파티도 늘 웃음 짓게 하는 장면이다.

Q. 행원리는 어떤 곳인가?

행원리를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람'이다. 바람이 정말 센 곳인데 제주도에서 지리적으로 동북쪽에 위치한 행원이 발톱처럼 나와 있는데, 바람 빼면 생각할 수 없는 동네다. 풍력발전이 제일 먼저 시작되었으니 행원은 바람을 품은 동네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모래밭'이 유명한 곳인데 모래바람이 비처럼 내린다고 해서 '모래비'라는 카페가 있는 동네다. 그 모래밭에서 자라는 행원 '당근'은 유명하면서도 참 맛있다. 세 번째는 아름다운 '바다'와,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는 동네다. 약 480여 세대가 살고 있고, 아직도 시골의 순수함이 남아 있는 동네다.

ㅣ사역의 시선

다음세대 목회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잘 놀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행원교회는 모든 사역을 전 세대가 함께 동참하여 진행한다.@출처=행원교회
행원교회는 모든 사역을 전 세대가 함께 동참하여 진행한다.@출처=행원교회

Q. 다음세대 목회에 힘을 쏟고 있다.

다음세대 사역은 "다음세대 아이들과 어떻게 잘 놀 것인가?" 와 "다음세대를 통해 마을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관계' 와 '선교'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고민이 두 가지로 압축된 데에는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 때문인데, 처음 행원교회에 와서 농촌교회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교회 학교 예배를 보는데 눈물이 나면서, 이들에게 목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행원교회가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지금 더 많이 씨를 뿌려놓지 않으면 나중에 거둘 것이 없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그러면서 교회의 공적·선교적 사명과 책임감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행원교회가 교회 존립,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했던 시기 즉 '생존'을 넘어 '생명 나눔'의 교회가 되기로 결정하고, 이웃사랑의 첫 번째 대상으로 ‘다음세대’를 섬기게 된 것이다.

다음세대 눈높이에 맞춘 목회

전교인 체육대회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요한 목사(사진 왼쪽 첫 번째)에게 아이들이 집중하고 있다.@출처=행원교회
전교인 체육대회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김요한 목사(사진 왼쪽 첫 번째)에게 아이들이 집중하고 있다.@출처=행원교회

Q. 행원교회에 다음세대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원동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무엇보다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 '잘 노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아빠를 보면 "놀아 달라"고 말한다. 자녀들에게 아빠의 존재가 '나와 함께 놀아줄 수 있는 친구'가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교회도 이와 같아야 하고 행원교회에 오는 다음세대들이 교회에 가장 원하는 것 역시 "같이 놀아주세요"였다. 억지로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같이 놀아주는 즐거움의 경험이 아이들을 교회에 오게 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놀이의 경험을 지속시켜주는 '철학'과 '가치의 내면화'라고 생각한다. 다음세대를 향한 교회의 부르심을 매 순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래서 교회 성도들에게 다음세대를 향한 기도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 주일 기도 시간의 내용은 교회의 철학과 가치를 반영해야 하는데 우리 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한다. 이러한 기도는 평소 내면화된 다음세대에 대한 가치와 철학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다음세대를 소중히 생각하는 성도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농촌교회에서 다음세대 아이들이 왁자지껄 소리 내어 노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끼면서 성도들이 먼저 감동하고 변화되었다. 다음세대를 섬기는 수고와 노고를 이길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주는 위로와 행복을 성도들이 경험하고 있다. 여름마다 행원교회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워터파크 축제' 때마다 간식으로 섬기는 성도들의 표정을 보면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하다. 이런 교회 분위기가 다음세대들이 교회의 문턱을 넘어오는데 부담이 없게 하는 것 같다.

제주행원교회는 매년 여름 다음세대들을 위한 워터파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 예배의 틀에 갇히면.. 다음세대 발길 돌린다
세대통합 강조… 신앙의 대를 잇는 교회로 세워진다

Q. 다음세대 사역을 위해서는 담임목사의 결단과 교회 재정, 콘텐츠, 전문 사역자 도입 등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행원교회 부임해서 성인 예배와 함께 다음세대와 청소년부 예배까지 전담했다. 전 세대를 품고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었지만, 그들과의 시간에 집중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미안함과 아쉬움이 들었다. 전문화되지 못하고 세심한 계획들로 발전되고 실행되지 못함을 느꼈다. 옆에서 듣는 자가 아니라 앞에서 이끌 고만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몸과 가슴을 내어줄 사역자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시골 농촌교회가 형편이 어렵기 때문에 사역자를 모시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 사역을 향한 열정이 없기 때문에 사역이 축소되고 전문 사역자를 구하려 하지 않은 것이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바로 당회에 사역자를 청빙하자 제안했다. 당회원들은 기꺼이 허락해 주었고 지금 함께 사역하고 있는 김미정 전도사를 만나게 되었다.

이후 10명 정도 나오던 청소년부를 담당할 전임 사역자를 청빙하자 다시 당회와 상의했다. 오직 청소년부만을 위한 사역자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동역할 우병수 목사를 보내주셨다. 시골 작은 교회에서 다음세대 전담 사역자 2명을 청빙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것은 다음세대를 향한 아낌없는 투자였다. 그리고 교회가 무엇을 중히 여기는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성도들에게 보여주면서 성도들 역시 자연스럽게 교회의 비전에 함께 동참하게 되었다.

교회로 아이들이 찾아올 수 없다면, 교회가 아이들의 삶 속으로 찾아가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음세대 교역자와 교사들은 꾸준히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여 교제를 나누고 있다.@출처=행원교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음세대 교역자와 교사들은 꾸준히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여 교제를 나누고 있다.@출처=행원교회

Q. '코로나19' 시대 다음세대 사역에 대해 막막해 하는 교회들이 많다. 행원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가?

사실 우리 역시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 막막함 속에서 답을 찾고자 했다. 교회에 찾아왔던 아이들을 더 이상 마주할 수 없을 때 교회가 아이들을 '찾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찾아갔을 때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기뻐 반겨주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교사들과 함께 다음세대 아이들 집을 가가호호 꾸준히 방문했다. 집 안까지 들어가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선물을 건네고 기도해 주고 대화를 나누면서 교회의 사랑과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찾아올 수 없을 때는 찾아가는 방법으로 사랑과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아닌가 싶다.

지난주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마을에 발생하면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는데 교회는 곧바로 다음세대 부서의 '가정 예배 순서지'를 전달해서 아이들이 가정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도왔다. '코로나19'시대 다음세대 사역에 또 다른 중요한 것 하나는 '판단을 빨리하고 현장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세대 양육…3040세대 '호응' 이끌어

3040세대 성도들이 '바닷가 축제' 행사에서 바베큐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출처=행원교회
3040세대 성도들이 '바닷가 축제' 행사에서 바베큐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출처=행원교회

Q. 다음세대들이 행원교회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교회의 변화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숲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특별히 한 종류의 식물보다, 다양한 식물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숲길을 좋아한다. 건강한 숲의 비결은 공존이다. 교회도 이와 같다. 건강한 교회는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공동체를 이루는 거다.

행원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에 집중하면서 교회에 더 많은 이야기 거리가 넘치고, 더 많은 활력이 솟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교회 마당에서 뛰어 노는 친구들의 소리도 우리에게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모든 세대가 더불어 함께 큰 숲을 이루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 숲에서 더 신실하게 가꿔야 하는 사명을 성도님들이 더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특별히 행원교회는 믿지 않는 가정의 자녀들이 믿는 자녀들 보다 많기 때문에 교회 성도님들 전체가 우리가 영적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남전도회에서는 청소년 친구들을 한두명씩 품고 기도하고, 여선교회에서는 아동부 친구들 두세명을 품고 기도한다. 교회 오면 기도할 내 자식이 생기는 거다.

ㅣ생각의 시선

교회가 '공동체 삶'을 통해 '섬기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

나들목교회 가정교회 공동체(수서가정교회) 사역시절 김요한 목사(사진 아래줄 왼쪽 두번째) @출처=행원교회
나들목교회 가정교회 공동체(수서가정교회) 사역시절 김요한 목사(사진 아래줄 왼쪽 두번째) @출처=행원교회

Q. 목회사역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부분은 어떤 것인가?

20대부터 '나들목교회'와 함께 하면서 교회의 철학과 가치뿐 아니라 공동체적인 삶을 통해 영향을 받았다. 가정교회 목자로 공동체 식구들과 살아온 10년여 기간 동안 가정교회 식구들과 말씀과 삶을 마주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면서 인격과 삶이 자라고 깊어졌다. 무엇보다 목사 딱지를 떼고, 형제와 자매로서 식구들을 만나는 경험을 했다. 가정교회 안에서는 목사가 아니라. '형', '오빠'로 부르게 했다. 때로 목회자는 '목사' 라는 타이틀에 숨고 '가르치는 자'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에게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좋은 이야기는 할 수 있지만,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가정교회를 통해 나의 허물과 연약함을 드러내고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같이 마주하는 공동체를 경험했다.

Q. 코로나19 시대 영적 충전을 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걷는 것을 좋아해서 제주의 숲길을 찾아 묵상하고 걷는 것을 즐긴다. 때로는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에서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잠잠히 머물다 보면 "여기가 하나님 나라구나"하는 감동이 올 때가 있다. 최근에 삼다수 숲길을 걷는데 그 누구도 만나지 못했다.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묵상이 깊어지고 기도의 언어가 새로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유통자', '디딤돌',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김요한 목사는 공동체의 삶과 영성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목회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Q. 요즘 묵상하고 있는 성경 말씀은 무엇인가?

'하나님 나라 복음이 갖는 공공성(창 12:1-3)'과 '하나님 나라 복음이 주는 회복과 치유(사61:1-3)'말씀을 묵상하고 있다.

나는 성도님들에게 '유통자'가 되어야 한다고 자주 이야기 한다. 교회를 세워주신 이유가 우리에게 주신 축복을 이웃과 나누기 위함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의 많은 문제는 생산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코로나19 시대에 우리에게 느끼는 것은 물건을 배달해 주시는 분들이 유통을 얼마만큼 잘 해주는가? 피부로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19 시대는 더 적극적이고, 더 민첩하고, 더 필요에 부응하는 유통자를 요구한다. 내가 먼저 어떤 유통자가 될 것인지 고민하고 유통자의 부르심을 성도들과 함께 살아내는 것을 묵상하고 있다.

나아가 교회 70주년을 맞아서 교회의 역사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까지 교회가 세워져 오고 존립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 신실하게 '징검다리'의 역할을 해준 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징검다리를 받아 우리가 다음세대와 이웃들에게 예수께 나아올 수 돕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특별히 상처받은 이들에게 가슴의 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을지 위로자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ㅣ세상의 시선

'담임목사' 다음세대 사역 현장에 항상 함께 해야

목사의 사택은 교회와 가까울 수록 좋다

김요한 목사(사진 왼쪽 첫 번째)가 교회 행사 후  아이들 식사를 챙겨주고 있다.@출처=행원교회
김요한 목사(사진 왼쪽 첫 번째)가 교회 행사 후 아이들 식사를 챙겨주고 있다.@출처=행원교회

Q.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세움의 소명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성경은 '다음세대에게 하나님 나라 복음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받은 말씀과 복음의 그리스도를 어떻게 다음세대들에게 나눌 것인가' 고민하면서 '다음세대를 위한 사명의 말씀을 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다음세대 사역을 지속'하는 것이다. 어려움과 장애물이 있어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역을 유지할때 답이 보이고 사람이 연결되고 자원이 모이게 된다. 어려움을 마주하면서 다음세대를 사랑하고자 하는 진심을 잃지 않는 것이 다음세대 사역의 중요한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담임목사가 '다음세대 현장에 함께 하는 것'이다. 다음세대를 품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에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목사의 사택은 교회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고 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교 시간에도 목회자가 아이들이 느끼는 기쁨과 현장에서 경험한 감사와 아픔 그리고 고민들을 성도들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세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담임목회자가 다음세대 현장에 얼마만큼 가까이 머물고 있는가에 따라 그 진정성의 정도가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면 '전 세대'가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

교회는 공동체의 힘으로 성장하는 것

행원교회 성도들이 전교인 세대통합 예배를 드리고 있다.@출처=행원교회
행원교회 성도들이 전교인 세대통합 예배를 드리고 있다.@출처=행원교회

Q.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들을 부서 사역으로 단순화시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구조적으로 바꿀 방법은 없을까?

전 세대가 함께 모든 것을 해나갈 수 있다면 가장 좋다. 규모가 큰 교회들이 다음세대 사역에 많은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우리 교회는 성인 50명 다음세대 50명으로 1:1이기 때문에 모두 함께하는 것이 오히려 쉽다. 교회 소풍도 운동회도 전 세대가 함께 한다. 달란트 잔치나 성탄 발표회도 다같이 함께 하고 아이들 잔치에 성인들도 항상 참여한다. 그래서 성도들은 무엇을 하든 모든 세대가 함께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3040세대 목장 모임 역시 어른들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자녀들도 참여한다. 친구들을 기다리고 목장 모임에서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긴다. 작은 소그룹부터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많아지니 부서 사역을 넘어 교회 안의 공동체를 경험하고 전 세대들이 함께 행복을 누리는 자연스러운 구조가 되었다. 온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추억이 많은 교회가 되는 것 이것이 공동체로 자라가는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다음세대들과 '어떻게 놀지' 24시간 고민하는 목회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들락날락센터' 추진

행원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의 필요를 채우는 들락날락센터를 추진하고 있다.@출처=행원교회
행원교회는 다음세대와 지역의 필요를 채우는 들락날락센터를 추진하고 있다.@출처=행원교회

Q. 포스트코로나 시대 다음세대 사역에 대한 행원교회의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잘 놀 준비'를 계속 할 예정이다. 놀 수 있는 때가 올 때 기다렸다는 듯이 자원과 시간 그리고 공간과 에너지를 완전히 쏟아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에는 뭐하고 같이 놀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기록해 두고 있다. 또 하나는 '언제든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집 문 앞에 가는 것이 중요한데, 선물과 말씀을 놓고 기도를 심고 오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다. 행복한 교회는 행복의 느낌을 나눌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사역들은 마음과 정서를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일을 통해서 다음세대들의 마음에 주님의 복음을 심기 원한다. 같이 울어 주고 웃어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확보해 두려 한다. 이 부분이 다음세대 사역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역을 통해 다음세대들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부모의 품' 즉 아빠와 엄마의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 영적 부모의 역할을 하는 교회로 성장하는 것이 다음세대를 향한 우리 교회의 소망이다. 하드웨어적인 부분으로는 '들락날락센터'를 준비 중이다.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공간이면서 지역주민과 함께 사용하는 이웃사랑과 주님의 복음을 증거 하는 공간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다음세대 사역을 통해서 행원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행원교회는 우리의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교회"라는 신뢰를 줄 수 있도록 힘차게 전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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