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9년 2월 10일 하늘문교회 7대 담임으로 홍한석 목사가 취임했다.
교계의 존경과 신망을 받은 이기복 감독의 후임으로 바통을 이어받아 하늘문교회를 섬기고 있는 홍한석 목사는 2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이미 성도들과 연합해 안정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장의 후임으로 하늘문교회를 2년째 사역하고 있는 홍한석 목사를 만나봤다.

삶의 시선

Q. 하나님의 첫사랑을 경험한 순간은?

나는 신앙의 가정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목회를 시작하셔서 믿음 가운데 성장했다.
하나님을 경험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강원도 정선의 어느 강가에서 열린 북한선교회 학생부 수련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전국에서 모인 수천 명의 청소년들이 텐트를 치고 진행되던 수련회에서, 통성기도하는 중에 성령체험을 하게 됐다. 그때 “너도 아버지의 대를 이어서 목회의 길을 걸어라”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 음성을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소명이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목회의 길을 걷고 있다.

Q. 나의 인생이 평탄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가 굴곡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목회자의 아들로 비교적 평탄하게 자랐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개척 목회도 하고 시골 목회도 하면서 순탄하게 지냈다.
그런데 34살 때 미국으로 유학 가면서부터 인생에 굴곡이라는 것이 시작됐다. 아버지께서는 시골 목회자이셨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충분히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나와 아내 둘 다 일을 하면서 공부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아내가 나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 그리고 6년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나왔을 때 아내에게 암이 찾아왔다. 힘들게 투병생활을 하다가 안타깝게도 아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6년 동안의 투병생활 동안에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깊이 경험했다.
자라는 동안에는 평탄하게 사랑받으면서 성장했지만, 가정을 이루고 목회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Q. 어려움을 겪을 때 하나님께 원망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나?

힘든 상황을 경험할 때, 원망하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왜 하필이면 납니까?”, “왜 하필이면 우리 가정입니까?”, “하나님 정말 계십니까?” 아픈 마음으로 하나님께 질문했던 것 같다.
그런 나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이래도 나를 믿을래?”, “이래도 내 길(목회)을 갈래?”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내가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냥 기도하면서 말씀을 보면서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욥기 1장 말씀을 읽는데 하나님께서 욥에게 하신 말씀이 나에게 하신 말씀으로 다가왔다.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욥기 1장 1절)
나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하시고 내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내 삶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다시 한 번 만나는 시간이었다.

Q. 자신에게 멘토는 누구인가?

나의 주변에 많은 조언자가 있다. 그분들 모두 나의 멘토라고 생각하는데, 특별히 나의 가장 큰 멘토이자 선생님은 아버지 홍선기 목사님이시다.
사춘기 때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 생길 때도 있었고, 목회자의 아들로 성장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바라볼 때, 참 성실히 목회에 임하시는 모습과 신실하고 정직하게 하나님을 따라가는 모습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금은 아버지께서 걸어가신 목회의 길을 나도 따라가고 있다.
목회 초기에 아버지께서 나에게 차 운전을 맡기시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먼 길을 가는 내내 아버지는 나에게 “목회는 이렇게 해야 된다”, “너는 이렇게 살아야 된다” 등 조언을 하셨다. 그런데 나는 그때마다 아버지의 말씀을 맨날 하시는 잔소리같이 여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긴시간 차안에서 하셨던 말씀들이 다 내 마음에 남아서 지금 목회하면서 어려움을 당할 때나 위기의 순간에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되고 있다. 아버지가 나의 가장 큰 스승이자 멘토이시다.

사역의 시선

Q. 사역의 방향은?

"말씀 사역과 다음세대 사역에 초첨을 맞추어 교회의 소망을 기대한다"

나의 사역의 초점은 ‘말씀사역’이다. 내가 말씀 때문에 살았고 위기에서 건짐을 받은 것도 말씀을 통해서였다. 깨닫게 하신 분도 말씀이고, 내가 살아갈 이유도 말씀이다. 오래전부터 말씀사역에 중심을 둔 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씀 연구에 집중해왔다.

또 중요한 사역의 초점은 다음세대 사역이다. 코로나 시대 이후에 가장 큰 어려움은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환경 하에서 기존의 어른 성도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겠지만 다음세대가 신앙으로 산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이제는 교회에 나오는 것조차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그래서 다음세대를 어떻게 살려갈지 다음세대를 위해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에 사역의 초점이 맞춰져야만 교회에 소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삶과 사역의 균형은?

아버지 목사님의 세대는 사역이 거의 99퍼센트였던 것 같다. 모든 것을 사역에 집중하고 가정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나는 사역만큼 나의 삶과 나의 가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쉽지는 않지만 쉼을 가지는 것과 가족을 돌보는 일에도 균형을 둬야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당신의 달란트를 자랑한다면?

하나님은 나에게 잘 가르치는 달란트를 주신 것 같다. 신학적인 논리와 교리를 잘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은사를 주신 것 같다. 가끔 많이 공부하신 분들 중에도 전달하는 데 익숙지 못한 경우를 보게 되는데 나는 그것을 잘 종합하고 정리해서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배우고 깨달은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달란트를 하나님께서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Q. 변해가는 시대에서의 목회는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뉴 노멀 시대, 생각의 유연성을 넓히고 통섭적인 생각을 해야한다."

한마디로 말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다. 지금 우리는 뉴 노멀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노멀(기준)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노멀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믿어왔고 지켜왔던 가치관, 기준에 대한 붕괴를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교회에서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드릴 수 없었다.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예배를 드리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모든 가치관이 전도됐다. 이런 시대에 나는 어떤 교회, 어떤 목회를 꿈꾸고 가야 할까 생각할 때, 통섭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생각의 유연성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유연성은 기준이 없는 유연성이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이라는 기준 안에서 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 이후에 어디로 어떻게 가야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생각의 유연성을 먼저 넓혀야겠다고 생각한다. 통섭적인 사고, 통섭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시선

Q.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어떤 것인가?

“지금은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엎드려 회개하고 기다리고 눈물로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자성’과 ‘회개’이다. 이전에 내가 큰 고난을 경험할 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메시지는 “엎드려라”였다.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엎드렸을 때 하나님은 나의 지나온 모습들을 보게 하셨다. 나에게 닥친 시련에 대해 서러워서도 울었고 외로워서도 울었다. 분해서도 울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많이 울었다. 인간적인 생각과 방법으로 무엇인가 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있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나의 인생을 반전시키셨다. 당시 시골의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었는데 하늘문교회로 오게 되었다. 그때 내가 하늘문교회를 올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엎드리라는 말씀에 순종했을 때 하나님께서 나의 인생을 새롭게 일으켜주신 것처럼, 우리 교회 성도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지금은 엎드려야 될 때라 생각한다.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엎드려서 회개하고 눈물로 기다리길 바란다.

Q.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존재는?

목회적인 면에서는 아버지께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면 이화여대 양명수 박사님을 통해선 나의 생각의 틀이 넓어지는 영향을 받았다. 4학기 동안 배우는 시간을 통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미국에서 유학할 때 달라스 윌라드 교수가 우리 학교에 자주 오셔서 특강을 하셨는데 그때 그분의 여러 책들 중 특별히 ’마음의 혁명’이란 책이 내 생각의 틀을 넓히게 하고 인생의 지침서가 됐다. 그전에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능력과 지식, 기술, 방법, 물질로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 책을 통해서 사람은 마음으로 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나의 내면을 돌아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세상의 시선

Q. 당신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은?

“말씀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내가 붙잡을 말씀이 없는 시대. 말씀 사역이 더욱 중요하다.”

지금은 혼란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영적으로 혼탁해져서 유튜브 등 수많은 곳에서 말씀이 넘쳐나지만 내가 붙잡을 말씀을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혼란의 시대일수록 오히려 ‘말씀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남유다가 멸망할 때, 예레미야를 통해 하나님께서 지적하신 것이 선지자들의 입에 말씀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시대가 말씀이 희귀해지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말씀사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사역도 역시 말씀 회복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였으면 하는가?

성도들이 가까이할 수 있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 하늘문교회가 크고 조직이 잘 갖춰져있기 때문에 교인들이 담임목사와 접촉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어느 때든지 요청하면 만날 수 있고 옆집 아저씨같이 그렇게 성도들에게 푸근한 모습으로 비치면 좋겠다.

Q. 앞으로의 인생, 어떤 목회의 길을 가고 싶은가?

“내가 축구공이라면 하나님께서 발길질하시는 대로 굴러가고 싶어”

누가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난 꿈이 없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뭐가 꼭 돼야겠다던가 어떤 것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강렬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늘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대로 가야지”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왔다. “내가 축구공이라면 하나님께서 발길질하시는 대로 굴러가는 것이 아닌가”한다.
나를 통해 우리교회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꿈으로 삼고 그대로 달려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그곳에서 보람도 느끼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열매도 얻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그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각과 말씀대로 가고 싶고, 교인들에게도 나와 같은 생각을 주셔서 교회의 리더십들과 성도들이 함께 가기를 바란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온통 혼란해진 시대 속에서,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을 바라보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시 왔다 갈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잠시 왔다 갈 것이 아닌 것 같다. 우리 삶의 전체를 뒤흔드는 문제가 됐고, 이제는 삶과 신앙생활의 근원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일이 돼버렸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언제 사라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말씀을 붙들고 살아야 한다”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세상이 변하고 기준이 사라져도 말씀은 변치 않는다. 우리는 이 믿음을 가지고 성경을 읽고 말씀의 깊은 묵상을 통해서 기도할 때 견딜 수 있다.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아갈 텐데 온통 혼란해진 시대 속에서 말씀을 붙잡고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반드시 이길 수 있고 반전케 하시고 회복케 하시는 은혜를 맛보게 될 것이다.

홍한석 목사는 1970년 보령 출생으로 대전고와 목원대 신학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아주사 퍼시픽대학교 석사과정 졸업 후 미국 Asbury 신학대학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하늘중앙교회 부목사와 당진 장고항교회 담임, 목원대 강사로 활동했고, 하늘문교회 제7대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가족으로 박유경 사모, 홍하은, 은택 남매를 두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