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의 ‘문화’ 사역… ‘제주와이즈워십’으로 새 날개 펴다
코로나19 위기, 단단한 개척 교회로 나아가기
‘상가 지하 개척교회’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노력하는 '제주온새미로교회 조기쁨 목사'
언제부턴가 한국교회 성도 수가 줄고, 목사가 되어도 임지 구하기 힘들고 교회를 개척해도 자립조차 어렵다는 말을 쉽게 듣는다. 신학교에 입학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사회는 반기독교 정서가 강해지면서 교회를 손가락질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교계는 더욱 어려워져만 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복음의 불모지라 불리는 제주에 그것도 상가 지하에 개척한 30대 중반의 젊은 목회자가 있다. 조기쁨 목사가 ‘사람을 고치고 키우고 세우고 보낸다’는 비전으로 세운 온새미로교회는 ‘문화’라는 콘텐츠로 주님의 복음을 전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성악을 전공한 조 목사는 개척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문화사역을 도입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정기적으로 찬양콘서트를 열었고, 주변 직장인들을 위한 주중 열린 찬양예배를 진행했다. 온새미로교회는 문화 사역을 통해 여느 교회에서 얻기 힘든 큰 성과를 얻었다. 개척교회의 한계를 뛰어넘고 이제는 제주의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까지 복음의 지경을 넓혀 가고 있는 온새미로교회 조기쁨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려 한다.
ㅣ삶의 시선
Q. 목회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과정은?
목회자 가정에서 모태신앙으로 성장하였다. 목회자 가정 자녀라면 당연히 건강한 신앙인으로 성장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고1때까지 늘 ‘척’하면서 살았다. 하나님 믿는 척, 신앙심 좋은 척, 은혜 받은 척 말이다. 정작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의문, 성경의 궁금증으로 인한 말 못할 가슴앓이를 하면서 자랐다. 아이러니하게도 목회자인 아버지께는 궁금증에 대해 묻지 못했었다. 그러다 고1 여름 수련회를 통해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척’이 아닌 진정한 ‘기쁨’과 ‘감사’가운데 신앙생활을 바로 하게 되었다. 그 때 그 감격이 목회자의 길로 인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였음을 확신한다.
Q. 하나님께서 개입하셨던 일 중에 가장 기억나는 일은 무엇인가?
주저 없이 제주 개척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개척의 소명을 주시고 난 후 1년의 기도 준비과정을 거치고 제주로 내려왔다. 뜬금없는 제주행 소식에 주변에서 “조목사가 제주에 땅이 있다더라”, “조목사가 모아놓은 돈이 있다더라” 등의 소문이 들렸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소문과 정 반대로 가진 것 없고 오히려 약 2000만원의 빚만 있었다. 개척 결정은 정확한 것을 좋아하고 계산적인 성격인 나에게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드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목회자가, 주님 주신 소명에 순종하는 모습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것을 기대하며 내려오게 되었다. 응답은 놀랍도록 빠르고 정확했다.
제주에 내려온 지 5개월 만에 2평 남짓 예배 공간에서 제주에서 가장 기대되는 지역(?)으로 예배당을 이전하게 된 것이다. 현재 약 48평의 아름다운 예배당에서 소수 정예(?)성도들과 함께 비전을 꿈꾸며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Q. 사역과 삶의 사이에서 쉼의 공간이 있는지
질문을 받고 냉정하게 사역과 삶 사이에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고민했다. 개척교회 목회자로서 사역에 대한 고민 때문인지 나 자신에 대한 쉼의 공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쉼이라는 것이 현재의 상황에서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한 목회를 위해서 쉼도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쉼의 공간을 지금부터라도 찾아가려 한다.
ㅣ사역의 시선
코로나19 위기, ‘문화선교’ 통해 단단한 개척 교회로 나아가기
Q. 개척교회 목회자로서 교회성장에 방점을 두기보다 문화선교를 통한 다음세대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역의 방법론과 제주에 꼭 필요하다 느끼는 사역방향이 자연스레 연결이 된 것 같다. 성악을 전공하고 찬양사역과 청소년 사역을 오래 했던 경험들을 제주에서 활용하고 싶었다. 제주의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신앙생활 환경’에 대한 아쉬운 여건들에 목마름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 할 시스템을 구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프로그램이 ‘산위에 동네 찬양페스티벌’과 ‘제주와이즈워십 정기예배’이다.
‘산위에 동네 찬양페스티벌’은 CCM 찬양사역자 또는 유수의 찬양팀을 초청하여 진행한 교회 자체 찬양콘서트다. 작년 12월 달빛마을(김상진&짐니) 찬양사역팀을 초청한 첫번째 찬양콘서트를 시작으로 정기적인 문화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연기가 된 상황이지만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바라기는 제주에 위와 같은 찬양의 자리와 공간이 더 많이 마련되어 다음세대들과 성도들이 마음껏 주님을 찬양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톡톡 튀는 문화사역… ‘제주와이즈워십’으로 새 날개 펴다
Q. 초교파 찬양팀 ‘제주와이즈워십’ 사역을 시작했는데 어떤 사역인가?
제주에서 맘껏 찬양하고 싶지만 여러 부족한 여건으로 인해 제한되었던 상황들을 돌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초교파 찬양사역팀이다. 연합하여 주님을 찬양하고자 기도하던 중 탐라교회 민경민 목사님(예장합동 제주노회노회장)의 제안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되게 되었다. 놀라운 것은 때에 맞춰 필요한 세션팀과 보컬팀 그리고 스텝진이 순식간에 완성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세밀하게 함께 일하심을 느끼게 되었고 모여 예배하고 기도하며 교제하는 가운데 팀원들 모두가 큰 감격과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다. 앞으로 제주에서 ‘제주와이즈워십’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찬양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은혜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바라며, 이 예배 모임을 통해 제주의 교회들이 함께 연합하여 제주의 복음화와 예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기 소망하고 있다. 나아가 제주와이즈워십이 제주교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역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 나갈 예정이다.
Q. 제주에서 다음세대 사역을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는가?
현 세대 모든 교회들이 다음세대 사역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각한다. 오히려 제주에서 발견한 큰 장점은 제주의 다음세대들이 너무나 순수하고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순수함이 좋은 작용을 하게 된다. 다만 제주 복음화율 자체가 너무나 낮고 제주무속신앙 문화로 인한 강한 경계심 때문에 복음전파가 매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의 세대도 바뀌고 있고 제주에서 놀라운 부흥의 세대가 도래할 것을 기대하며 현 상황에 실망치 않고 기도로 준비하며 한걸음씩 천천히 나아가고자 한다.
Q. 젊은 목회자로서 목회사역에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은데?
교회 성장에 대한 방편들을 수도 없이 고민했다.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연구 및 자료수집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산위에 동네 찬양페스티벌’을 시작하게 된 것도 제주에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말씀사역’에 목숨을 걸고 싶다. 말씀으로 변화될 수 없다면 그 어떤 프로그램으로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그 어떤 프로그램으로도 변화시킬 수 없지만 오직 말씀으로는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이나 시스템보다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시스템을 많이 고안하고자 한다. 현재는 온새미로 바이블 칼리지를 준비하고 있으며, 성경과 교리를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자체 양육교제 제작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Q.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도구로 온새미로교회가 어떻게 활용되기 바라는가?
우리 교회의 표어가 “사람을 고치고, 키우고, 세우고, 보내는 교회”다. 말씀으로 양육된 성도들을 다시 세상곳곳에 파송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싶다. 개교회에만 머무는 주님의 증인이 아닌, 세상에서 삶으로 드러내는 진정한 예배자들을 키워내고 싶다. 그들이 머문자리에서 공동체를 세워가는 ‘움직이는 교회’를 세우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교회 이름은 순우리말로 ‘변함없이 순수하게’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진리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죄성을 가진 인간은 늘 변한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변하지 않고 순수하도록 발버둥 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면 나는 성도들과 함께 발버둥치기 위해 힘쓰고, 애쓰고, 노력하는 목사이고 싶고 우리 교회가 그런 교회이기를 소망하고 있다.
ㅣ생각의 시선
Q. 목회자 가정이라는 배경이 개척을 하는데 영향을 준 부분이 있는가?
부모님의 헌신적인 목회사역에서 큰 도전을 받았다. 부모님의 목회사역은 ‘희생과 사랑’이었다. 끝까지 성도를 사랑하고 인내하시는 모습 그리고 병상에서 마지막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순간까지도 성도 한명 한명을 축복하며 기도해주시는 모습에서 참 목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저 아버지처럼 성도들에게 한없이 따뜻하고 인자했던 목회자가 될 수만 있다면 너무나 감사할 것 같았다. 제주에 개척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부분이 나로 하여금 두려움을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Q. 목회 사역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부분은 무엇인가?
제주에 개척하기 전 부교역자로 사역했던 포곡제일교회 김종원 담임목사님이다. 김 목사님은 나에게 참 스승이며 멘토다. 불과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이었지만, 목사님은 부족한자가 개척교회 목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목회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시고 개척의 밑그림을 완성해주신 분이다. 목사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제주는커녕 개척 자체를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김 목사님은 ‘심은대로 거둔다’는 축복의 원리를 통해 목회사역과 삶에서 늘 실천하시는 분이었다. 그 결과물이 ‘제주온새미로교회’다. 목사님과 포곡제일교회의 귀한 결정과 마음이 제주에 또 하나의 교회가 세워지는 은혜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지금은 작고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김 목사님처럼 귀하게 쓰임 받는 목회자로 성장하고 싶다.
Q. 요즘 목사님께서 묵상하고 계시는 성경말씀은 무엇인가?
골로새서 3장 12~15절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묵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교회와 성도, 그리고 목회자들이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이때에 우리 믿는자들이 이 말씀처럼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5절에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는 말씀이 마음 깊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서로 용납하고 용서하며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한다면 어려운 이때를 견뎌내고 다시 회복케 하시는 은혜의 때가 반드시 도래할 것임을 믿는다.
코로나 위기, 단단한 개척 교회로 나아가기
Q. 코로나19로 삶에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인 삶의 변화보다는 교회사역에 관한 마인드 변화가 있었다. 교회를 설립하고 3개월도 안되어 스무명이 넘는 성도가 모여 예배 하게 되었을 때, 개척교회의 자립과 성공을 기대하며 부푼 꿈으로 기대가 가득했었다. 목회가 신바람이 났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지고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게 되면서 두 달 만에 성도수가 절반으로 줄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었다. 언론 매체에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계속 보도하면서 그나마 종종 있던 새신자도 완전히 끊어졌다. 제주의 선배 목회자분들이 “놀멍쉬멍 멀리보며 목회하라”는 말씀이 이제야 피부에 와 닿았다. “놀면서 쉬면서 어떻게 목회를 하는가?” 라는 의문이 그제서야 해결이 되었다. 놀고 쉬라는 말이 아닌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씀이었다. 제주의 목회는 “버티는 것이다”는 선배 목사님들의 말씀이 얼마나 눈물과 인고의 세월을 지내고 하시는 말씀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깊이 반성하며 다시금 개척의 첫 마음을 돌아보며 재정비하게 되었다.
ㅣ세상의 시선
젊은 목회자들 개척을 통해 당당히 도전해야 한다.
Q. 한국교회 안에서도 개척교회는 어렵고 실패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크다. 개척교회 목회자로서 이러한 세상의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웃음). 그러나 정말로 큰 축복의 길임을 고백하고 싶다. 신대원 시절 존경하는 김지찬 교수님께 유학을 가고자 말씀드리니,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라”는 조언에 마음이 크게 요동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일반적으로 젊은 사역자들은 개척하려고 하는 마음을 잘 가지지 않는다. 아니, 개척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빙 받을 곳이 없거나 선택지가 없을 때 제일 마지막에 선택하는 것이 개척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개척하는 목회자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가 있고, 더 세밀한 응답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주시는 기쁨과 감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복이다. 감히 제안하건대 소명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소명을 찾아 젊을 때 개척의 험로로 자신있게 도전하기를 부탁한다.
교회개척에 요즘 SNS형식으로 해시태그를 달자면 #해보면안다 #신나고즐겁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렇게
Q. 한 가지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교회를 좋아하면 좋겠다.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기면 당연히 교회로 오는 것이 공식 같은 세상이면 더 좋겠다. 누구나 교회에서 쉼을 누리고,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는 장이 되고 교회는 따스하고 편안한 곳이며, 예수님 믿는 사람들은 언제나 진실하고 참된 자들로 인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당연해야 하는 부분들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목사인 나부터 그런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려 한다.
Q. 포스트코로나시대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
원대한 목표를 말하기보다 소박하지만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우리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 내에서 교회다운 교회로 인정받고 목회자와 성도들이 안디옥교회 성도들처럼 그리스도인이라 칭찬받는 것이다.
교회가 성장을 이루고 부흥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그러나 지금 우선순위는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하나님 앞에 바로서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부분이 있으면 반성하며 교회가 세상과 화평을 이루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지역 내 어려운 일이 생기면 먼저 달려갈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먼저 돌아볼 것이다. 교회라는 이름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면 반드시 교회는 다시 회복하여 일어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바라건대 교회가 이 땅의 어려움 속에 빛이 역할을 감당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