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검색 결과로 나오는 스카이라인 루지! 평소 카트라이더 러쉬 게임을 즐겨 하는 하하들에게 루지를 보여주었더니 금세새 모든 일을 멈추고 루지를 타러 가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휴가 일정을 맞춰서 가려고 했었는데 다른 일정이 생겼다가 잊었는데, 몇 개월 뒤 갑자기 하민이가 "아빠 유튜브 안 찍은 지 오래되었는데 루지 타러 가서 유튜브 찍자"라고 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통영으로 향하게 되었다.

자의반 타의 반으로 출발하게 된 경남 통영 스카이라인 루지 체험. 출발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난 하민이가 잠투정을 하면 이야기한다. "아빠 잠 와. 루지 타러 가지 말자" 이 녀석이 어젯밤까진 그렇게 가고 싶다고 투덜 거리더니 막상 멀리 가려고 하니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경남 통영으로 출발했다.

오랜만에 장거리 여행이라 그런지 나 역시도 좋은 기분으로 운전을 하게 되었고 대략 2시간 정도 운전을 했지만 피곤함이 없었다. 드디어 경남 통영 스카이라인 루지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평일 낮 시간대라 그런지 주차장이 한산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확인하고 난 뒤 리프트 입구 옆에 마련된 헬멧 보관 장소에 가서 적당한 헬멧을 착용했다. 사이즈별로 색상이 다르기 때문에 안내되어 있는 대로 헬멧을 착용하면 된다.

정상으로 향하는 리프트에 몸을 싣고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상쾌했다. 전후좌우로 펑 뚫려 있고 녹음이 짙은 나무들 사이로 올라가는 리프트는 기분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주었다. 발밑에는 이미 정상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루지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루지를 직접 본 후 기분이 한껏 업 되어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정상! 아이들은 이미 출발 장소까지 한 걸음에 달려갔다. "얘들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우측 장소로…" 아이들은 표지판에 안내된 내용대로 우측 출발선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잠깐 루지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 조종법에 대해 배웠다. 이곳 루지는 120cm 이상이면 혼자 탑승이 가능한데 손힘이 부족하면 120cm 넘어도 어른과 동반 탑승을 해야 한다. 둘 다 120cm 이상은 넘기 때문에 호기롭게 각각 루지 하나씩 올라타났다. 하지만 그때 안전 요원이 하민이에게 물어본다.

"꼬마야 솔직히 이야기해야 돼.. 핸들 당기는 게 힘들어 안 힘들어?" 주위 눈치를 살피더니 "힘들어요"라고 말하며 슬그머니 내 루지로 앉다.

주의사항과 조종법에 대한 교육이 끝나고 드디어 출발하게 된 루지. 덜덜덜 거리며 산 아래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출발지에서는 속도가 나지 않았지만 두 번째 커브 부터는 어느 정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었지만 혼자 탄 어른들은 쌩하고 지나갈 정도로 속도를 붙여서 루지를 탔다. 정상에서 출발한 루지는 도착 장소까지 대략 5~8분 정도 소요가 되었다. 첫 회를 무사히 타고 도착지에 도착한 하민가 너무 재미있다고 재잘재잘 이야기한다.

우리는 쉴 틈 없이 바로 리프트 탑승구에 어느덧 줄을 서고 또다시 출발지로 향했다. 그런데 리프트가 갑자기 멈추더니 움직이질 않는다. 잠시 기계가 멈췄던 것이다. 특별한 문제 없이 리프트는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을 했다. 다시 정상으로 도착한 후 이번에는 처음 탑승구가 아닌 다른 탑승구로 향했다. 물론 출발지는 동일하다. 이번에는 교육을 받지 않고 탑승 후 바로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하겸이는 이때부터 혼자 타보게 되었다. 출발 신호 후 중간쯤 갔을까? 하겸이 루지가 가드레일 쪽을 들이 받게 되었다. 물론 속도가 빠른 상태가 아니라 다치지는 않았지만 루지가 말을 듣지 않아 보였다.

앞뒤로 핸들을 당겼다 밀었다를 반복 후 슬금 슬금 루지가 움직이더니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 출발 당시 보다 루지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루지를 타고 내려오는 마지막 구간! 급경사가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또 하겸이 루지가 가드레일을 들이 받게 되었다. 이번에는 아예 움직이지 않아 보였다. 내가 가서 도와주려고 했지만 뒤에 있던 안전요원이 급히 내려와 하겸이 루지 상태를 봐주었다. 나와 하민이는 이미 도착 지점 근처까지 다다랐고 뒤이어 하겸이가 도착을 했다. 도착한 하겸이에게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안전요원 아저씨 이야기론 루지 바퀴에 작은 돌멩이가 끼어 있어서 방향 조정이 잘 안되었다고 그 돌멩이를 빼주셨다고 무용담처럼 우리에게 재잘재잘 이야기해주었다.

그 이후 2회 더 루지 탑승을 했고, 방문객이 적었던 터라 쉼 없이 루지를 타서 그런지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보통은 1~2회 타고 좀 쉬었다가 또 타고 그래야 하는데 무정차로 4회를 탔더니 급격히 피곤해졌다. 피곤했지만 아주 기분 좋게 루지를 4회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이 근처 바닷가를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바닷물에 들어가면 안 돼?" ㅎㅎ 역시 준비해오길 잘했다. 사실 통영이 바닷가가 옆에 있기 때문에 분명 아이들이 들어가려고 할 것 같아 미리 수영복과 튜브를 챙겨 왔었다. 근처 작은 해변가에 도착을 한 뒤 아이들은 수영복을 입는 둥 마는 둥 헐레벌떡 해변가를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그렇게 경남 통영에서 해수욕 아닌 해수욕을 하며 아이들과 통영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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