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오를 수 없는 곳을 오를 수 있게 하는 날개다
믿음은 오를 수 없는 곳을 오를 수 있게 하는 날개다

일본의 유명한 마쓰시타 전기 주식회사를 창립한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쌍갈래 전구 소켓을 발명해서 성공한 인물이다. 그가 처음으로 쌍갈래 전구소켓을 특허 냈을 때 주문이 쇄도해 종업원들은 밤샘 작업을 하며 일해야 했다. 하루는 생산에 쫓겨 마쓰시타가 거래처에 가야 할 일이 생겨 종업원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다. “내일 납품해야 할 물량은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끝내야 합니다. 여러분들 조금만 참고 이해 주십시오.” 그러나 마쓰시타가 총총히 사라지자 생산장의 기계 소리가 하나 둘씩 멈추기 시작했다. “사장님도 안 계신데 천천히 합시다. 일은 내일 해도 늦지 않는다구.” 모두들 사장의 간곡한 부탁은 언제였느냐는 듯 밖으로 나가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기계를 돌리던 한 종업원도 일을 단념하고 밖으로 나가려 할 때였다. 거래처에 나갔던 마쓰시타가 숨을 헐떡이며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이내 안색이 변했다. 

“다들 어디 간 거야? 일은 다 끝났나?” 종업원은 재수 없이 걸렸다는 마음으로 시큰둥하게 사실을 말씀드렸다. “내가 그렇게 부탁했는데 내일 하겠다고? 게다가 너마저 나가서 놀겠다는 거야?” 순간 종업원은 눈물이 핑 돌았다. 바로 ‘너마저’라는 그 한마디의 말 때문이었다. ‘사장님이 날 이토록 믿고 있었단 말인가?’ 그 한마디에 감동한 종업원은 마쓰시타의 충직이 되었다. 그 종업원이 바로 훗날 산요 전기의 부사장을 지낸 구도오 세이이치였다. 

믿음은 사람을 날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세상에 살면서 한번쯤 날고 싶어 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데 이 중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날지 못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땅에 떨어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비행기는 중력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난다. 그것은 중력의 법칙보다도 더 강한 양력의 법칙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즉 날개 위와 날개 아래에 같은 양의 바람이 부딪히는데 비행기 날개의 밑은 짧고 위는 길기 때문에 바람의 빠르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더 빠르게 지나가는 날개 위의 바람 때문에 윗면에 부압이 생기고 이것은 비행기를 빨아올리는 작용을 한다. 또 밑에는 정압이 생겨서 날개를 밑에서 위로 밀어 올린다. 부압과 정압이 합하여 양력이 생기면 비행기가 공중에서 떠서 날 수 있게 되는 깃이다. 이것이 비행의 원리이다. 

비행기가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 양력으로 하늘을 날 수 있듯이 사람을 날게 하는 양력이 바로 신뢰다. 이 신뢰가 사람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믿을 수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하는 것이니까.

함께 동역하던 부사역자가 있었다.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고 채용을 했는데 함께 사역하면서 처음에는 후회도 많이 했었다. 행동이 굼뜨고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역자들과 함께 사역하면서 서로 보충이 되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사역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관찰을 하다 보니 그 사람에게 단점 못지않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성실하고 믿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독은 그의 영성과 지성을 커버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책임감과 집중력이 강했다. 이것저것 코칭을 하면서 우선 그의 장점을 살리도록 격려를 해주자 시간이 흘러갈수록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의 안에 내재되어 있던 잠재력이 깨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능력이 어디서 나왔을까 의아할 정도로 일을 해냈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신뢰가 주는 힘이 무엇인지에 감탄을 하곤 한다. 

불우한 환경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직해 말단 직공으로 일하던 청년이 있었다. 그는 늘 흉하게 기름때 묻은 자신의 모습을 혐오하다가 끝모를 열등감으로 매일 술만 마시며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마음 착한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고 마침내 결혼하게 되었다. 매번 쥐꼬리만한 월급봉투를 내밀며 부끄러워하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늘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아내는 매일 남편의 도시락에 편지를 넣었다. “나는 당신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이 편지를 받은 남편은 처음에는 아내가 용기를 주려고 보낸 편지라고 생각해서 그저 고맙기만 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아내의 편지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는 정말로 아내가 자기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남들보다 먼저 출근해서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어두운 창고를 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렀다. 점심을 막 먹고 났는데 사장실로부터 호출이 떨어졌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사장실에 들어간 그에게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십 년 전부터 자네를 지켜보아왔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자네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묵묵히 해온 자네에게 온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네.” 그 다음날 그는 부장으로 승진되었다. 

아내의 신뢰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신뢰는 우리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보잘것없는 나를 믿어주는 주님이 계시기에 오늘도 거센 바람이 부는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펴고 이륙을 준비한다. 지금도 여전히 믿어주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힘차게 튀어 오른다. ‘목사님, 오늘 설교 말씀에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목사님, 멋져요.’ 난 아직도 이런 말들이 좋다. 속물이다. 그런데 그런 속물도 신뢰로 인해 날아오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믿음은 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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