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lee-sangsung@hanmail.net)의 작품-
-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lee-sangsung@hanmail.net)의 작품-

어릴 때 피상적으로 배운 성경 지식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레아와 라헬 이야기가 그렇다. 나는 야곱이 사랑했던 라헬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리고 야곱을 속인 라반의 행위에 분노하기도 했다.

그런데, 성경을 읽고, 공부하며,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서 나의 이런 시선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레아와 라헬에 대한 야곱의 생각이 얼마나 하나님 나라와 관계없는지, 그리고 하나님은 이런 인간의 허물과 잘못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완전 새롭게 바꾸는지도 말이다.

창세기 49장 31절을 보면 야곱의 첫 번째 아내 레아가 죽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다.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가 거기 장사되었고 이삭과 그의 아내 리브가도 거기 장사되었으며 나도 레아를 그 곳에 장사하였노라”(창세기 49:31)

여기서 아브라함과 이삭에 대해서는 사라와 리브가를 각각 “그의 아내”(에트 이쉬토)라고 한다. 그런데, 야곱은 레아에 대해 ‘(그의) 아내’(에트 이쉬토)라고 하지 않고 단지 “나도 레아를 그곳에 장사하였노라”라고 한다. 무슨 말인가? 야곱의 마음에 그의 아내는 오직 ‘라헬’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레아를 만나는 첫 순간으로 돌아가 보자.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형인 에서를 피해 도망한 삼촌 라반의 집에서 만난 자매인 레아와 라헬 중 라헬을 사랑했다. 라헬이 “곱고 아리따”(창 29:17)웠기 때문이다. 결국 삼촌 라반의 요청을 받아들여 라헬을 얻기 위해 7년을 며칠 같이 일했다.

그러나 신혼 첫날밤을 지난 후 알게 된 것은 그가 사랑한 라헬이 아닌 레아였다. 다시 야곱은 라헬을 얻기 위해 7년을 또 며칠 같이 일했다. 결국 라헬을 두 번째 아내로 맞았다.

레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얼마나 마음 상하는 일일까? 창세기 29장 31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레아가 사랑받지 못함을 보시고”라고 한다. “못생긴” 레아는 철저히 남편으로부터 무시를 당했다.

죽을 때까지 말이다. 야곱의 마음에 아내는 오직 ‘라헬’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죽을 때에 레아를 향해 “나의 아내”라고 하지 않고, “나도 레아를 그곳에 장사하였노라”라고 한 것이다. 야곱, 참 나쁜 사람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참 놀랍다. 아내로 인정받지 못한, 그래서 야곱은 아마도 레아와의 잠자리를 “의무 방어전”과 같이 가끔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생명의 주인 되신 하나님은 딱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12명의 이스라엘의 지파가 되는 자녀 중 6명을 레아를 통해 풍성히 주셨다(르우벤,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스불론).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예수님은 야곱으로부터 사랑받은 라헬의 자녀를 통해 오시지 않고, 남편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레아의 자녀인 유다를 통해 오셨다. 남편으로부터 평생, 아니 죽은 뒤에도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 자의 후손을 통해 이 땅에 오셔서 고통받는 자들의 모든 아픔과 눈물을 해결하셨다. 참 생각하면 놀랍다. 이것이 사람의 생각과 다른 하나님의 생각이다.

오늘 이 땅을 살아가며 멸시당하고, 그래서 나를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절망하는가? 그렇다면 라헬이 아닌 레아의 후손을 통해 메시아를 오게 하신 하나님께 위로를 구하라. 사람의 위로가 아닌 하나님의 위로가 우리에게 있기에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도 절망하지 않는다. 주님이 위로하시기만 하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소망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시편 6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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