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초기에 당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불신자 전도와 제자훈련 통해 교회 부흥 이끌어
김동현 목사 "전도는 농사짓는 것과 같아!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옥토로 만들면 싹이나고 꽃이 펴"
분립개척과 목회자 세미나,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으로 한국 교회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 김동현 목사 @출처=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 김동현 목사 @출처=제자들교회

I 삶의 시선

Q.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나를 임신한 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셨다. 성결교회에 다니셨는데 나중에 이사를 가게 돼서 형제들만 판암에 있는 장로교회를 다녔다. 고등부 시절에 학생회장을 했는데 수련회 때 성령체험도 하고 소명감도 가지게 됐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직장 생활을 하다가 1983년에 이제는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신학교 입학을 준비했다. 당시 장로교회에 출석하고 있었지만 대전에는 장로교 신학대학이 없어서 목원대를 다니는 선배를 통해 1994년 목원대에 입학했다.

Q. 인생에서 삶의 굴곡이 있었나?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만들어서 쓰신다고 생각한다. 맑은 날과 흐린 날을 주시면서 겸손케 하시고 하나님 앞에 엎드리게 하셔서,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는 것 같다. 

제자들교회를 시작할 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1년 만에 건축을 하게 됐다. 교회의 주축으로 열심히 섬기시고 건축헌금을 많이 하신 성도 가족이 예배당을 재단에 넣지 말고 공동 명의로 갖고 있자고 하셨다. 나는 ‘하나님께 드렸으면 하나님 것이지’ 라고 생각해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이전예배를 드린 날 밤 곧 재단으로 넣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분들이 예배당 잔금을 가지고 교회를 떠나버리셨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등록한지 얼마 안 된 성도들과 교회를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사람에게 하소연하지 않고 하나님께만 매달렸다. 3년 동안은 거의 매일 철야 기도를 했다. 매주 목요일엔 기도원에 들어갔다가 이튿날 내려오고, 전도와 심방, 양육하는 것 외에는 아무데도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교인이 200명 가까이 늘고, 교회의 충성된 일꾼들이 그때 들어온 분들이 많다. 

이후로도 목회의 여정 속에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겸손하게 목회하라는 주님의 뜻으로 알고 교만하지 않고 목회하려고 애쓰고 있다. 

제자들교회 전경(대전광역시 동구 성남동) @출처=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 전경(대전광역시 동구 성남동) @출처=제자들교회

I 사역의 시선

Q. 목회 인생 가운데 경험한 특별한 에피소드?

변산반도 앞에 있는 위도에서 목회할 때의 일이다. 마산에서 금요일에 목회 안수를 받고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려고 왔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풍랑주의보가 내렸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주일 예배를 인도할 수 있는데, 걱정이었다. 우리 교인들은 전도사님 목사 안수 받고 온다고 떡도 하고 축하 준비를 한창 해놓고 있었는데 정작 내가 못 가는 상황이었다. 대책이 없어 하염없이 한참을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가게에서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 받았더니 교회 집사님이었다. 파도가 세서 여객선은 뜰 수가 없고 고깃배 하나를 협조해놨으니 그걸 타고 들어오라고 하셨다. 

해산물이 상하기 전에 빨리 내다 팔아야 돼서 나온 어선이었는데, 부탁은 받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나를 태우고 싶어 하지 않았다. 겨우 배를 얻어 타고 작은 갑판 위에서 줄을 잡고 앉아 있었는데, 비는 세차게 내리고 집채만한 파도에 배가 빙그르 돌기도 하고 요동을 치니까 이러다간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치 종이배를 물 위에 띄어 놓고 생쥐에게 대야의 물을 붓는 것 같은 꼴이었다.

그런데 마음속에 생각이 들기를, 하나님께서 만약 나를 여기서 죽이시려면 여기 오기 전에 어디서든 죽게 하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고는 그 광경을 즐기기 시작했다. 내가 화가였으면 이 생생한 모습을 그릴 수 있었을 텐데, 집채만한 파도란 이런 거구나 하면서. 나는 대전 판암동 포도밭에서 커서 포도에 대한 비유는 잘 들 수 있었는데, 이 경험을 통해 복음서에서 바다에 파도치는 것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Q. 제자들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제자들교회의 영구적인 표어는 ‘불신자를 전도하여 제자삼는 교회’이다. 199년 개척 때부터 지금까지 불신자를 전도했다. 그리고 교회의 특징으로 남자 성도와 다음 세대가 많다. 다음 세대를 중요하게 여겨서 35명의 교역자 중에 절반이 넘는 18명이 다음 세대 사역자들이다. 

제자들교회는 소그룹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직장이나 이웃을 전도할 때 소그룹을 먼저 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관계 형성을 하고 교회로 인도한다. 그리고 제자훈련부터 쭉 소그룹 식구들이 형이나 엄마, 아버지처럼 돌보고 끌어주니까 교회란 곳에 처음 오게 된 성도들의 정착과 성장이 잘 된다. 교회에 140명 정도의 목자(소그룹 리더)와 40명 정도의 청년셀장이 있다. 제자들교회가 건강해지고 부흥한 건 목자들의 헌신과 공로가 크다.

제자들교회 목장(소그룹)에서 이웃을 초청해 모임을 갖고있다 @출처=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 목장(소그룹)에서 이웃을 초청해 모임을 갖고있다 @출처=제자들교회

Q. 제자들교회의 성장에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목사가 전도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도와 관련해서는 한국에 있는 프로그램이란 프로그램은 거의 다 가보듯이 다녔다. 우리 교회는 전도와 제자훈련, 소그룹 이렇게 3가지의 중요한 기둥을 가지고 있다. 전도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노방전도를 통해 교회에 오신 분들 보다 지인을 통해 교회에 오는 사람들의 정착률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전도는 농사짓는 것과 비슷하다. 황무지에 씨를 뿌리면 들어가지도 않고 싹도 안 나듯이,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황무지 같다고 보면 된다. 선물도 주고 함께 밥도 먹는 노력을 통해 마음이 옥토로 준비되는 시간이 있어야 씨를 뿌렸을 때 싹이 나고 꽃이 핀다. 

자연스럽게 교회로 전도하기 위해 교회에서 1년에 한 번씩 바자회를 연다. 원가보다 싸게 팔고 밑지는 장사를 한다. 전도자를 데려오면 음식도 무료로 준다. 전도를 위해 아주 저렴하게 물품을 준비했기 때문에 처음 온 주민들도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소그룹에서 야외 예배를 갖고 불신자들을 초청한다. 초청돼서 오는 사람에게는 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누고 선물도 받고 노는 시간이다. 그렇게 섬기다 보면 감동을 받고 마음이 열려 자연스럽게 교회에 나오게 된다. 전도가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 교회에는 지금도 예수님을 모르던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Q. 분립파송을 매년 한다고 들었다?

제자들교회는 1년에 한 번씩 분립개척을 하든지 목회자가 없는 교회에 부목사를 파송한다. 2억을 들여 교회를 꾸미고 12가정을 떼서 보낸다. 지금까지 5교회를 파송했는데, 제자들교회에서 했던 전도와 제자훈련을 거기서도 동일하게 진행하니 모두 성장하고 있다. 

제자들교회는 매년 수 차례 목회자들을 초청해 무료 세미나를 1박2일로 열고 있다. @출처=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는 매년 수 차례 목회자들을 초청해 무료 세미나를 1박2일로 열고 있다. @출처=제자들교회

Q. 목회자들을 섬기는 특별한 사역이 있나?

지금까지 한국 교회와 감리교회를 위해서 무료 목회자 세미나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쉬고 있지만 더 잘 진행하기 위해서 작년에 옥천에 교회 수양관을 지었다. 매년 20개 지방 목회자들을 초대해서 남은 목회 기간 동안 200개 지방의 감리교회 목회자들은 거의 다 섬길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의 부흥과 성장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면 교회가 부흥했는데 지금은 목회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희망이 없는 목회자들의 목회가 얼마나 비참한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세미나를 열어서 부흥하는 교회 목사님들을 초청해서 사례 발표를 통해 부흥되는 실제를 보여준다. 지금도 부흥하는 교회들을 보고 희망을 갖게 한다. 그리고 사명감도 다시 회복하게 하고, 목사님들을 위한 힐링의 시간도 갖게 한다. 특별히 호텔 수준의 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과 간식, 전문 바리스타의 커피 그리고 선물 등의 섬김의 손길을 통해 좋은 장소에서 새롭게 힘을 얻어서 목회지로 돌아간다. 또 간증을 나누는 시간도 갖고 목회자들이 하나님 앞에 힘든 마음을 내려놓고 위로받고 회복하는 일들도 일어난다. 

나는 젊은 목회자들을 잘 도와주고 훈련시켜주고 싶다. 내가 경험한 교회 개척과 성장, 분립개척을 통한 경험을 통해 목회자들이 목회의 방법과 사명감, 열정이 잘 준비되어서 교회가 건강하고 부흥하길 바라고 있다. 

Q. 당신의 달란트를 PR한다면?

나는 그냥 평범한 한국의 목사들 중에 중간치기 하는 평범한 목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두 가지 특별한 달란트가 있는데, 하나는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그것을 해내고야 만다. 열정을 주셔서 교회를 개척하고 거의 10년 동안, 부흥하는 교회나 좋은 교회를 미친 듯이 배우러 다녔다. 그 교회 목사님한테 과감하게 전화해서 목사님 만나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면 고맙게도 오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가서 내가 물어보고 싶은 거 몇 시간 동안 다 물어봤다. 세미나도 찾아서 다니기도 했는데 그런 열정을 하나님이 주신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목회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말할 때 설득력이 있게 말한다고들 한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리더를 하고 학교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었다. 그래서 회중이 집중하게 하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리 생각하고 경험을 체험적으로 많이 하게 됐다. 

제자들교회의 섬김의 바자회는 저렴하고 좋은 제품들로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축제이다. @출처=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의 섬김의 바자회는 저렴하고 좋은 제품들로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축제이다. @출처=제자들교회

I 생각의 시선

Q. 요즘 주로 생각하는 것?

나는 이제 목회가 9년 남았는데 은퇴를 잘 준비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목회를 어떻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은퇴하기 전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시간을 잘 쓰면서 목회자들을 잘 훈련시켜주고 섬겨주고 싶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지금까지의 삶과 목회의 여정을 통해서 돌아보면 하나님은 틀림없이 살아 계신다. 또 하나님은 구경만 하는 분이 아니라 틀림없이 간섭하시고 개입하시고 도와주시고 그런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려고 할 때는 꿈이나 환상이나 기도하는 중에 감동이나, 큐티하는 중에 말씀으로든지, 틀림없이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말씀해 주신다. 그래서 어려움을 당하는 목회자나 성도들이 ‘나는 혼자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하나님이 언제나 정말 눈동자처럼 지켜보고 계시고 지켜주시고 인도하신다고 말하고 싶다.

I 세상의 시선

Q.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나는 이기적인 생각들과 마음들이 가득 차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이기려고만 하고, 남을 눌러야만 내가 이긴다고 생각하고, 이기적인 생각과 소유를 하려고 한다. 내 입장과 내 것만 생각하니까 사회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 중에도 내 입장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목사들도 나 자신만 생각하는 모습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살맛 나는 세상은 서로 배려해 주고 나누면서 함께 살아야 되는 것이다. 
우리 교회는 1년에 한 번씩 부목사들을 보내서 분립개척을 하고 있다. 분립개척을 하면 2억으로 교회를 꾸며주고 12가정을 떼 주는데, 우리 교회의 건축 빚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빚도 갚고 부족한 주차장 문제도 해결해야 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 사람들이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게 정상이라 생각한다. 교인들도 내 교인이 아니고 재정도 내 것이 아니고,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

Q.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크게 생각할 것 없이 자기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배려해 주고 입장을 이해해 주면 된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행동하면 될 것이다. 나는 교회를 분립개척할 때 목회자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나는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고 어떠한 권한도 가지지 않을 거다. 그런데 한 가지 요청하는 것은 당신의 교회도 500명 이상 되면 분립개척을 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직장에서든 교회에서든 사회에서 이기적인 생각 덜 하고 내 몫 덜 챙기고 내가 좀 양보하고 베풀고 나누고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상생하고 세워 주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제자들교회 남자 성도들이 목장 모임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제자들교회
제자들교회 남자 성도들이 목장 모임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제자들교회

Q.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정직하고 신실한 크리스천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비롯한 중요한 정치 지도자들이 신실하고 정직한 크리스천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기도하고 있다. 신실한 크리스천들이 중요한 정치 지도자들이 될 때 우리나라가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식과 정직이 통하는 나라가 되고, 이념에 사로잡혀 한쪽 편에 있는 대통령이 아니 그것이 진보적인 보수적이든 간에 정직하고 아주 하나님 잘 믿고 섬기는 신실한 크리스천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소망은?

큰 소망이나 꿈, 목회의 계획 이런 건 없다. 단지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교회의 좋은 성도들이 정말 행복하게 신앙생활할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도록 애쓰고, 성도들이 더 은혜받고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소망이다. 그리고 자녀들이 믿음 좋고 선한 사람을 만나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 이루는 것. 나는 어떤 자리에 대해서 꿈꾸거나 내 욕심만 채우려고 꿈꾸는 그런 것은 관심이 없다. 오로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교회와 일, 목사의 사명을 잘 감당하기 바라고, 목회자를 훈련시키고 도와주는 이런 사역을 잘 감당하다가 은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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