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by Herbert Aust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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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니스트'로 참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가부간 답할 사흘동안 말미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일이 제가 해야 할 일입니까? 아니면 피해야 할 일입니까? 지혜를 주십시오. 이제 제게 남은 짧은 날들에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주변에는 존귀한 주님의 일을 하면서도 너무 재미 없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주 되새기는 말입니다. 영광스런 주님의 일을 함께 의논 하면서, 기쁨이 없이 회의(懷疑)만 생기는 회의(會議)에 그래도 ‘오래참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신기합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니라” 

그래서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민다리>라는 교지(校誌)에 <수학시간의 교실풍경>을 실린 기억이 났습니다. 이후에 대학에 가서 소속된 교회의 격월로 나오는 회지에도 자주 글들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가운데는 <5분간의 가치>라는 칼럼으로써 담임목사님의 칭찬을 들었던 소중한 추억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말 은퇴를 하기까지 목회를 하면서, 거의 매주 설교작성 외에도 칼럼을  쓰는 일은 멈추지 않았으니, 칼럼니스트로서의 일은 생소한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기쁨 기도 감사>라는 제목의 은퇴기념칼럼집도 내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내가 이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습니다. 사실 칼럼을 쓰는 일은 시간을 지켜야 하고 주제를 찾아야 하는 긴장도 따르지만, 이 오피니언 투고는 '원고의 양은 자유로우며 주 1회 또는 한 달에 2~3편 정도'라고 하니 그나마 조금 숨 쉴 만한 여유가 있어 보이고, 나름 제게는 재미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주간 168시간 가운데 적어도 2시간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의미가 있는 일인지를 잇달아 묻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오피니언 리더로서 성도들을 섬기는 일은, 이제 신앙공동체를 향한 책무이기도 하지만, 과연 의미있는 일인가 하는 의문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항상 글감을 찾는 긴장에다가, 일주일에 정규적으로 글을 쓰는 그 시간을, 차라리 내 자신이 기도하는 일에 드리는 것보다 과연 가치가 있을 것인가하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물론 칼럼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정규적으로 그 시간을 드려 기도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도 없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그 칼럼을 쓸 때, 기도하는 마음으로 쓸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간은 정규적인 기도사역이, 최소한 제게는,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영에 감동한 사람들이 제 칼럼을 읽으면서 기도에 힘을 합하는 기적(奇蹟)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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