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자의 스토리 알고, 받고 싶어하는 선물 준비
미자립교회와 기초수급자 171명에게 맞춤형 성탄 선물 전달

올해는 코로나로 모든 시스템 온라인으로 진행

기저귀가 필요한 한부모 가정의 사연을 접하게 된 주아네 가정은 선물을 준비해, 주아와 엄마가 함께 직접 교회로 찾아왔다.

직접 준비한 선물을 들고 교회(로비)에 방문한 김주아 어린이와 엄마 심지예 집사
직접 준비한 선물을 들고 교회(로비)에 방문한 김주아 어린이와 엄마 심지예 집사

곧 동생을 맞이하게 되는 7살 주아는 "아기가 기저귀를 잘 썼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선물을 놓고 갔다.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 선물을 준비한 김주아 어린이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 선물을 준비한 김주아 어린이

몇 해째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사랑교회 심지예 집사는 "그냥 현물이나 헌금으로 지원을 하는 것보다 그분들의 사연을 알고 그분들에게 직접적으로 뭐가 필요한지를 정확하게 알고 도와드리는 거기 때문에 이 선물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사랑교회 심지예 집사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사랑교회 심지예 집사

서울 목동에 위치한 한사랑교회(황성수 목사)는 성탄절마다 어려운 이웃의 천사가 되어 주고 있다. 한사랑교회에서 8년째 진행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는 불특정 다수에게 정해진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성도가 수혜자의 사연과 수혜자가 원하는 선물이 적힌 카드를 뽑아, 직접 선물을 준비해 전달하는 프로젝트이다.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가 진행된 한사랑교회에 수혜자들에게 전달될 선물들이 쌓여 있다.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가 진행된 한사랑교회에 수혜자들에게 전달될 선물들이 쌓여 있다.

한사랑교회 황성수 목사는 "도움을 받는 분과 주는 분 사이에 그냥 선물만 놓여지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알고 그 사연에 대해서 응답하고 같이 기도해 주고 하는 조금 더 인격적인 관계가 도움 안에 같이 포함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라고 프로젝트의 취지를 전했다.

한사랑교회 황성수 목사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한사랑교회 황성수 목사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변경했다. 홈페이지나 핸드폰에서 보내는 사람의 정보를 입력하고 참여하기를 클릭하면, 랜덤으로 수혜자의 사연과 원하는 선물 내용을 받게 된다. 수혜자의 스토리를 확인하고 수혜자가 원하는 선물을 준비해 교회에 전달하면 성탄절 이전에 택배를 통해 각 가정에 배송된다. 수혜자의 소감이나 사진 등 피드백을 핸드폰으로 받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비대면 프로젝트의 큰 장점이다.

홈페이지와 핸드폰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
홈페이지와 핸드폰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사랑교회 김정기 목사는 "카드를 뽑아 사연을 보고 그 카드에 적힌 사연을 보면서 가족들이 함께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재미이고 핵심인데, 코로나로 카드를 뽑거나 할 수가 없게 됐다"라며, "어떻게 하면 카드를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카드를 받는 듯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비대면이지만 비대면 같지 않은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 이번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의 특징"이라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사랑교회 김정기 부목사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사랑교회 김정기 부목사

이렇게 진행된 프로젝트를 통해 미자립교회 71명과 서울시 양천구 100명의 기초수급자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 성도들의 형편을 감안해 10만원 상당이던 선물 가격을 7만원으로 조정했지만, 평소보다 참여도가 높아 오히려 더 많은 이웃에게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황 목사는 "참 감사하다. 우리 성도들이 지난 8년 동안 해마다 누군가의 스토리를 알고 그분을 위해서 정성껏 선물을 준비하고 그것을 보내면서 같이 기도하고 그런 과정이 너무 좋았다"라고 소감을 말하며 "크리스마스 때 의무를 다했다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개입할 수 있었다라는 그런 자그마한 기억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남으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프로젝트가 잘 지속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크리스마스 엔젤 프로젝트. 사랑과 정성을 쏟아 누군가의 천사가 되어줌으로 추운겨울, 더욱 따뜻하고 풍성한 성탄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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