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한 교회에서 삼 형제가 장로가 되어 화제가 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청북교회(담임목사 박재필)를 섬기는 故정복순 권사님의 육 남매 중
둘째 아들인 조병환 장로, 셋째 조병식 장로, 막내 조병창 장로이다.
삼 형제 장로의 육 남매는 카톨릭 신자인 첫째 누님을 제외하면 모두 기독교 신앙을 가진 장로와 권사들로 이뤄진 믿음의 대가족이다.
가정은 점점 작아지고 신앙은 약화되어 가는 지금 세대에 믿음의 가정을 이루어 신앙의 좋은 본(本)이 되고 있는 삼 형제 장로를 만나보았다.

청북교회의 삼 형제 시무장로(왼쪽부터 조병환, 조병식, 조병창 장로)
청북교회의 삼 형제 시무장로(왼쪽부터 조병환, 조병식, 조병창 장로)

ㅣ삶의 시선

Q.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조병환 장로 : 안녕하세요, 저는 삼 형제 장로 중 첫째이면서 故정복순 권사님의 6남매 중 둘째 아들입니다. 청북교회에서는 새가족위원회, 예배위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조병식 장로 : 청북교회에서 당회 서기와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셋째 아들 조병식 장로입니다. 현재 흥덕신협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고 운천신봉동 지역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조병창 장로 : 저는 6남매 중 막내 조병창 장로입니다. 청북교회에서 올해 임직받아 장기발전위원회와 3부 성가대를 섬기고 있습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Q. 한 교회 삼 형제 장로… 이례적이다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나?

조병환 장로 : 우리 가족이 청북교회를 출석하게 된 것은 1957년 청주로 이사 오면서부터이다. 그때 청북교회는 가정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개척교회였다.
어머니와 함께 어려서부터 청북교회를 다니며 내가 장로가 되었고 동생들도 청북교회와 함께 성장하며 장로가 되었다.

조병식 장로 : 오직 어머니의 기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선물을 주신 것 같다. 온전히 어머니와 하나님의 은혜이다.
삼 형제 모두가 봉사할 수 있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주님의 크신 영광을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조병창 장로 : 형님들도 언급하셨지만, 특별히 어머니의 기도가 절대적이었다. 그분의 신앙을 따라서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따르면서 순종하려고 했다.
또한, 형님들의 신앙을 보면서 내가 그것을 보고 배웠고 순종하면서 형님들을 따라가야겠다는 마음이 내 생활을 좌우 한 것 같다.

삼 형제 장로는 어머니의 기도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삼 형제 장로는 어머니의 기도로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Q. 하나님의 첫사랑을 경험한 순간은?

조병환 장로 : 제가 6살, 조병식 장로가 갓난아기 때 청북교회 가정예배에 처음 참석했다. 그때 이후로 청북교회를 떠난 적이 없었다. 작았던 교회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직분을 자연스레 맡게 되었고 사명이라기 보다 책임감 때문에 헌신한 것이 오히려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것 아닌가 생각했다.
결혼을 하고 87년도에 충주로 발령을 받으며 처음으로 청북교회를 잠시 떠났었다. 그때 부담감을 내려 놓으면서 진정한 신앙 생활을 경험했고 다시 돌아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조병식 장로 : 저는 어머니 무릎에 앉아 구역예배를 드렸던 것이 많이 생각난다. 우리가 어렸을 땐 심령대부흥회가 많았다. 그때마다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밤늦게까지 손뼉 치며 울며 웃으며 은혜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믿음이 성장하게 되고 교회 학생회 회장도 맡고 여러 가지 봉사도 하면서 믿음이 날마다 조금씩 성장했던 것 같다. 좋은 부모님 밑에서 신앙을 전수 받았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앞으로도 자녀들에게 대대로 아름다운 신앙을 물려줄 수 있길 소망한다.

조병창 장로 : 어머니의 신앙이 온전히 나에게 영향을 끼쳤다. 나는 막내다 보니까 형들보다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경제적인 고민없이 '세상 살만하구나' 하며 살았던 적도 있다. 그런데 IMF라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혀 넘어질 때마다 어머니의 기도가 항상 나를 일으켜 세웠고 힘든 상황이 오히려 은혜가 되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상황 속에 예수님을 바라보게 되었고 신앙이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었고 아내의 기도를 힘입어 신앙의 기준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하나님의 작은 음성에도 귀기울이며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정말 감사할 뿐이다.

2020년 10월 25일, 막내인 조병창 장로가 임직 받으며 청북교회 삼 형제 시무장로가 탄생했다.
2020년 10월 25일, 막내인 조병창 장로가 임직 받으며 청북교회 삼 형제 시무장로가 탄생했다.

ㅣ사역의 시선

Q. 교회에서는 어떤 봉사를 하고 있나?

조병환 장로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1년 다음세대 위원으로 섬기며 '뮤지컬 에스더' 공연을 했다. 개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과 힘든 과정이 있음에도 하나님의 도움으로 의미있는 행사로 잘 마칠 수 있었다. 또한, 청북교회 60주년 기념사업위원장을 맡으며 교회 새 성전을 건축하고 입당 예배 등을 총괄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느끼고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기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감사가 참 크다.

교회 김장을 돕는 조병환 장로 낮은 자리에서도 섬기는 믿음의 본을 보인다.
교회 김장을 돕는 조병환 장로 낮은 자리에서도 섬기는 믿음의 본을 보인다.

조병식 장로 : 교육부에서 오랫동안 봉사했다. 아동부 국장을 맡았고 어린이 1만 명 초청 대잔치를 계획하며 일선에서 뛰었던 것이 참 보람이었다. 지금은 재정위원장과 당회 서기를 맡고 있다. 여러 가지로 교회를 섬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특별히 이번에 막내가 임직받게 되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더욱 기도하고 말씀 중심으로 살면서 성도들로부터 존경받는 삼 형제 장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병창 장로 : 주로 찬양대에서 봉사를 하고 있고, 최근에 교회 60년사와 6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는 과정에서 교회의 방향성과 교회의 필요한 부분을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준비하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내 주변의 안 믿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복음의 통로'가 되고 싶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구원이 닿기를 바란다.

조병식 장로는 매년 초·중·고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과 어려운 지역주민을 위해 사랑의 점심나누기, 심장병어린이 돕기, 쌀·연탄·이브자리지원 등 나눔 봉사활동으로 ‘2016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병식 장로는 매년 초·중·고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과 어려운 지역주민을 위해 사랑의 점심나누기, 심장병어린이 돕기, 쌀·연탄·이브자리지원 등 나눔 봉사활동으로 ‘2016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Q. 형제 모두 장로여서 좋은 점은?

조병환 장로 : 좋은 것보다는 떨림이 있다. 2002년 임직했을 때를 기억해보면 감사보다도 ‘이 직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걱정과 떨림이 있었다. 지금은 삼 형제가 한 교회에 장로로 세움을 받아 더 큰 떨림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까봐 염려가 된다. 그래서 정말 최선을 다해 하나님 앞에 영광 돌리고 예배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북교회에서 함께 예배하며 교회를 섬겨나가는 것이 우리 삼 형제의 몫이 아닌가 한다.

조병창 장로가 청북교회 60주년사 출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병창 장로가 청북교회 60주년사 출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 장로가 되며 달리진 점은?

조병창 장로 : 단순하게 보면 장로임직 받고 나름대로 명예롭게 감당하면 될 것 같은데 장로라는 것이 그런 길이 아니다. 정말 생을 걸다시피 해야 하는 일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게다가 한 교회에서 형님 두 분이 시무장로로 섬기고 있어 잘못하면 큰일 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아직도 두려움과 설렘으로 장로직을 감당하고 있다. 이 길이 주님의 길이기에 그 값을 제대로 치러야 나도 살고 형님들도 살고 교회가 사는 것이기에 내 생각보다는 순종하며 가기로 다짐하고 임직을 받았다. 부족하지만 겸손하게 주의 음성을 들으며 잘 섬기려 한다.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필리핀 우물사업을 위해 직접 필리핀에 방문한 조병식 장로
필리핀 우물사업을 위해 직접 필리핀에 방문한 조병식 장로

ㅣ세상의 시선

Q. 교회 밖에서는 어떻게 하나님의 선한 영향을 끼치고 있나?

조병식 장로 : 올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 해 보다도 바빴던 것 같다. 어려운 이웃과  교회마다 쌀 나누기 봉사를 많이 했다. 특히, 서민 금융기관인 흥덕신협 이사장으로 있고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봉사들을 많이 해왔다.
또한, 로타리 회장을 맡고 있어 필리핀의 200가구, 1천 명 정도가 되는 마을에 물탱크를 세워 식수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필리핀의 아이들이 식수가 해결이 안돼 학교에 가지 못하고 물을 뜨러 가는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는데 그런 것이 해결 됨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6.25전쟁에 참전해 우리나라를 도왔던 에티오피아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는 6,000명의 국민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점심나누기와 학교 건축을 도왔다.
이런 작은 일들로 인해 신(新)한국인 대상도 받고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같다.
봉사를 할때마다 '봉사는 너무 값진 것이다'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아니고서는 감당할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병식 장로는 신한국인 대상을 받는 등 삶속에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품기위해 노력한다.
조병식 장로는 신한국인 대상을 받는 등 삶속에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품기위해 노력한다.

ㅣ생각의 시선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권면과 도전의 한마디?

조병환 장로 : 우리 기독교인들이 생각과 삶을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기독교가 많은 비판 속에 처해 있다.
종교인이 아닌 기독교 신앙인이 되지 않으면 우리의 복음은 사회를 위해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조병식 장로 :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위기가 기회가 된다는 것을 우리가 느끼고 체험하고 간증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어린아이부터 청소년까지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다음세대를 살리는 문제는 너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교회를 살리고 민족을 살리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늘 기도해준다면 자녀가 성장하며 그 믿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우리의 신앙을 이끌어 주신 김영태 원로목사님과 박재필 위임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성도들에게는 신앙생활에 있어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만 믿고 살아간다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조병창 장로 : 최근에 우리의 모든 상황이 참 어렵다. 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을 나름대로 좌표와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다음세대라고 늘 이야기하지만, 우리 자녀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급선무라는 생각을 한다. 교회가 어려운 이웃을 보듬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관심을 가지면 더 빛이 나고 복음의 능력이 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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