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순례자’ 단장 이동석 집사
우리는 주의 움직이는 교회
사역을 이어나가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길을 내미는 것이 목표

찬양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팀이 있다.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다니는 ‘노래하는 순례자’이다. 이 팀은 직장인과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제 내가 살아도’라는 찬양을 작사, 작곡한 팀이다. 각 교회는 물론 군부대, 병원, 복지시설, 개척교회 등 다양한 곳을 다니며 40년동안 총 3,140여회의 찬양집회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찬양 순서를 짜기 어려워하는 교회들을 위해 홈페이지에 콘티를 올려주는 사역을 하기도 한다.

‘노래하는 순례자’는 1981년도, 두 교회 청년들이 '연합 공연'을 위해 만든 단발성 청년 중창팀으로 시작했지만, 연습을 하다 보니 '음악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감이 생겨 음악팀으로 발전했고, 지금은 전국을 다니며 찬양집회를 여는 '선교팀'이 되었다고 한다. 팀원으로 합류해 30살에 단장이 되어, 현재까지 이 팀을 이끌어나가는 이동석 집사를 만나보았다.

노래하는 순례자 단장 이동석 집사
노래하는 순례자 단장 이동석 집사

Q. 단장님은 어떻게 노래하는 순례자팀에 합류하게 되었나?

나는 창립 초창기 멤버가 아니었다. 창립되고 한 4년 후에 합류하게 되었다. 내가 들어갈 때부터 지금까지, 이곳은 대학생들 위주로 꾸려져 있었고, ‘기수’라는 게 있었다. 한 멤버가 빠지면 새로 보충하곤 했는데, 한 친구가 군대를 가게 되어 내가 대신 들어가게 되었다. 친구의 생일선물을 사기 위해 부산 남포동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그 동창이 내게, "내가 ‘노래하는 순례자’라는 팀의 단원으로 들어가 있는데, 네 주변에 노래 잘 하는 친구를 소개해달라."고 말했고, 성악을 전공했던 나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 동창도 내가 성악 전공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닌 다른 친구를 찾는 게 기분이 나빠서, “내가 그 팀에 들어가면 안 되겠니?”라고 말했고, 이곳의 멤버로 들어온 지 벌써 35년이 되었다. 처음엔 홧김에 들어갔지만, 이곳에서 사역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법은 참 다양한 것 같다.

Q.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잘 되는 것 같다. 대학생 친구들은 이 팀에 대해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가?

나도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해 항상 신기하게 생각한다. 누군가 이 팀을 나가게 되면, 지인의 추천으로 다른 사람이 합류되며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어왔던 것 같다. 내가 지금 50대 중반이지만 함께 하는 친구들은 20대인 덕분에, 나도 20대처럼 살아가고 있다. 단원들이 '군 입대'같은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이 팀을 그만두게 될 때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 그들이 맛을 들여 수습단원처럼 들락날락거리면서 자유롭게 활동하기도 한다. 내가 30살에 이 팀의 단장이 됐는데, ‘내가 50대쯤 되었을 때, 나는 이 팀에 없거나, 팀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계속 집회 요청이 들어오고, 같이 집회를 인도할 사람이 생긴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 팀을 필요로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노래하는 순례자 팀이 찬양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제공 : 노래하는 순례자 이동석 집사)
노래하는 순례자 팀이 찬양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제공 : 노래하는 순례자 이동석 집사)

Q. 어떤 곳 위주로 찬양사역을 하는가?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구성되어있는 우리 팀은 일반적으로, 오후예배 때 많이 초청을 받는다. 과거에는 중형교회에서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찬양팀이 없는 작은 교회, 즉 ‘미자립교회’에서 우릴 많이 찾는다. 예전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1년에 약 70~100회 정도 찬양집회를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약 50회정도 찬양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다니는 곳의 7-80%가 교회인데, 우리를 부르는 교회의 대부분이 미자립교회이다. 그 외 나머지는 군부대, 요양원, 장애인단체 등을 방문해 찬양인도를 한다. 특히 ‘부산 밀알선교단체’라는 장애인선교단체에서 찬양인도 사역을 20년째 하다보니, 다른 단체에서도 우리 팀을 불러주신다. 우리 팀은 전담 목회자가 없다. 그래서 찬양으로만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중간에 짧은 간증과 멘트가 있지만 말이다.

Q. 찬양집회 외에도, 다른 방법으로 사역을 하기도 하는가?

총력전도주일에 초청을 받을 땐, 어르신분들께 “예수 믿으면 천국 갑니다.”라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인형극을 하기도 한다. 인형극을 진행하다 보니, ‘해외선교를 갈 때도 인형극으로 메시지를 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에 거주하는 필리핀 친구를 통해 따갈로그어를 더빙해 필리핀에서 공연을 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영어, 러시아어로도 더빙해서 해외 선교를 갈 때마다, 인형극 공연을 펼치며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예수를 믿지 않는 단체에 갈 때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간증과 섹소폰 연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역을 하기도 한다.

Q. 해외 단기선교로, 찬양집회를 가면 얼마나 있다 오는가?

우리 팀은 대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방학과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의 방학기간 때, 시간과 돈을 들여 11-12일 정도 해외 단기선교를 다녀온다. 예전엔 다양한 곳을 많이 다녔지만, 찬양사역으로 가장 잘 맞던 곳은 필리핀이었다. 필리핀에 ‘쓰레기마을’로 유명한 ‘톤도’라는 지역이 있다. 5-6년째 매년 단기 선교 때마다, 그 지역을 방문해 사역을 하다 보니 우리에게도 따갈로그어 찬양자료가 쌓였고, 사역지에 있는 현지인들도 우리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우리가 찬양 사역을 하는 모습을 필리핀 현지인 교인이 우연히 보게 되었고, 현지인 교회에 초청받아 그곳에서 찬양집회를 2시간 30분동안 진행했는데, 교인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때, 각 다른 선교지를 다니는 것보다, 한 곳에 계속 방문해 현지인의 마음을 여는 것이 좋겠단 판단을 내렸다. 그 이후로, ‘찬양으로 복음을 전하며, 은혜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필리핀을 방문하면 현지인 교회를 순회하듯이 다닌다.

'노래하는 순례자'팀이 찬양인도를 하고 있다.
'노래하는 순례자'팀이 찬양인도를 하고 있다.

Q. 울산지역에서도 찬양사역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울산, 부산을 포함한 경남권 지역교회에서는 거의 못했다. 경남권 지역이 가진 한계가 있는데, 교회들이 굉장히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외부 사역자’가 자신의 교회에서 문화사역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을 먼저 보이신다. 그래서 “이 교회에서 찬양집회를 한 번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요청을 했을 때, 경남권 지방 교회의 90%가 거절을 하신다. 하지만 수도권, 경기권 등은 경남권과 반대의 반응을 보이신다. 그래서 예전엔 부산에서 활동하던 문화사역 찬양팀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특유의 '폐쇄성'과 '보수적 마인드' 때문에, 그 팀들이 해체되기도 하고, 실력이 있는 사역자들이 서울로 가는 상황을 많이 보았다. 이것이 ‘지역이 가진 한계성’이라는 생각이 들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부산, 울산, 경남, 양산 등 경남권 교회들이 지방에서 사역하시는 문화사역자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

Q. ‘지역의 한계성을 극복하려면, 기독 언론사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지역의 기독 언론사가 문화와 연결을 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팀이 40년째 사역을 하고 있지만, 보편적인 일반 교회는 우리를 모른다. 예전에 지방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었고, 전국 방송 프로그램에도 한 번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전국방송이 송출된 이후에 전국에서 집회요청이 더 많이 들어왔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하면 크게 관심을 안 가질뿐더러, ‘레벨이 낮은 팀’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우리에겐 큰 숙제다. 교계의 중앙언론사는, 지방에서 사역하는 팀들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을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교계에서도 ‘어? 이런 팀이 있구나. 모셔서 한 번 집회를 열어야 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게끔 되지 않을까?

Q. 찬양집회를 인도할 때, 다양한 연령대 때문에 어려워하는 인도자들에게 팁을 알려주자면?

우리 또한 마커스, 어노인팅 등 새로운 찬양이 나오면 듣고,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한다.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었는데, 찬양콘티를 짤 때 ‘메들리’형식으로 적용을 시킨다.
메들리 순서를 짤 때는 앞에 최신곡, 뒤에 찬송가를 붙여야 한다. 단,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 어른분들께는 처음엔 무조건 읽으라고 말한다. 어른들은 잘 되지 않아도, 따라 배우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두 세 번 정도 반복하면 입에 붙고, 찬송가를 이으면 그들이 아는 곡이라 은혜롭게 찬양하신다. 그리고 우리는 찬양인도 할 때도, 일상 이야기를 하듯 말한다. 오후예배 참석자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이지만 인도자들은 2-30대들이 많다. 그래서 어른들 앞에서 재롱부리듯이 인도하니 우리를 편하게 받아들이시고, 찬양을 따라 부르셨다.

'오직 예수 뿐이네' 찬양인도 영상(영상제공 : 노래하는 순례자 단장 이동석 집사)

Q. 독자나, 성도에게 추천해주고픈 찬양이 있나?

최근에 가장 와닿는 곡이, ‘우리는 주의 움직이는 교회’이다. 곡 자체는 너무 어려운데, "우리의 손을 들어 그 보좌를 만듭니다. 하나님, 우리가 이 곳에 있습니다." 라는 가사가 참 와닿았다. 곡이 어려워서 집회 때 시도를 해보진 못했지만 교회에서 함께 배우고, 익혀서 부르면 정말 은혜로운 곡일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곡을 하나 추천하자면, ‘오직 예수뿐이네’이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가 없네.” 얼마나 와닿는 가사인가. 모든 상황은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생각이 들어, 최근에 이 찬양을 많이 부르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노래하는 순례자’의 목표가 있다면?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목표는, 나중에 내가 나이들어 사역을 못 하더라도 후배들이 이 사역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작은 교회에 가고, 어떨 때는 5명이 앉아 예배를 드리는 자리에 갈 때도 있어, ‘너무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역은 매우 귀한 사역이다. 5명이 앉아있는 교회를 갈 수 있는 팀이어야만, 나중에 50-100명이 있는 자리에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목표는, 이제 우리팀이 다른 사역팀이나, 교회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도울지 항상 고민한다. 그래서 콘티를 짜기 어려워하는 소규모 교회를 위해, 쉬운 곡 위주로 짠 콘티를 '성경과 찬송류'라는 앱에 10개월째 업로드 하고 있다. 그리고 ‘노래하는 순례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해외 선교 찬양 자료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끔 많은 자료들을 업로드 해 놓기도 했다. 이 외에도 찬양팀 후배를 훈련시키는 부분이 필요할 때나 간증이 필요할 때, 사례없이 도움을 주는 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들이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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