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lee-sangsung@hanmail.net)의 작품
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lee-sangsung@hanmail.net)의 작품

며칠 전 조카가 기독교 SNS 회사에 입사하였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만든 첫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원 소울 스튜디오’(one soul studio)라는 이름답게 첫 프로젝트를 한 영혼을 향한 콘텐츠를 개발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봤는데, 영상을 마칠 때쯤에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려 있었다.

10분 정도의 영상의 구성은 사역을 시작한 지 10년 된 아들 전도사가 목회 25년 차의 베테랑인 아버지에게 하는 설교였다. 설교라면 설교자 한 명이 다수의 사람에게 하는 개념이 강한데, 단 한 사람, 그것도 아들이 아버지만을 위해 설교한다는 개념이 참 이색적이었다.

설교의 본문은 사무엘하 15장이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고, 이에 도망치는 다윗을 기록하고 있는 본문이었다. 인간적으로만 보면 참으로 비극적인 장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압살롬을 따랐고 다윗에게는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이런 다윗에게도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다윗을 따르는 제사장 사독과 아비아달이 레위인들을 동원하여 하나님의 언약궤를 그에게 가져온 것이다. 왕권의 정통성이 압살롬이 아닌 다윗에게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그림이었다. 그런데, 다윗은 그들이 가져온 언약궤를 거부하고 돌려보내며 말한다.

“왕이 사독에게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궤를 성읍으로 도로 메어 가라 만일 내가 여호와 앞에서 은혜를 입으면 도로 나를 인도하사 내게 그 궤와 그 계신 데를 보이시리라” (삼하 15:25)

다윗의 이 말은 인간적으로만 보면 참 어리석다. 절망적인 상황을 완전 역전시킬 수 있는데 그것을 거부하였으니 말이다. 바로 이 장면을 아들 전도사가 아버지 다윗이 아들 솔로몬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아들, 진짜 하나님의 사람은 절대 하나님을 이용하지 않아. 내가 망가질지언정, 내가 포기할지언정, 우리 주님의 이름 만큼은 안 돼. 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이 그런 거니까. 내가 사랑하는 분의 이름이 다치지 않기를 원하니까. 그게 사랑이니까.”

바로 이것이 하나님의 사람인 우리가 지켜야 할 ‘영적 자존심’이 아닐까? 우리는 이 땅에서 이해되지 않는 일을 만나도, 사람들의 비난을 들어도, 때로는 망가지더라도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될 수만 있다면 괜찮다고 말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세례 요한이 말한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라는 의미가 아닐까?

요즘 언론에 비친 한 장면을 보며 참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한 일탈된 선교단체의 잘못으로 어떤 사람이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글이 쓰인 건물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장면 때문이다. 혹시 한국 땅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는 ‘이가봇의 시대’(삼상 4:21)가 도래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이 안타까운 장면을 보시는 우리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소금이 짠맛을 내지 못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짓밟힐 뿐이다(마 5:13). 우리의 잘못된 믿음 때문에 영광스러운 주님의 이름이 조롱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우리 주님께 너무 부끄럽고 죄송할 뿐이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이런 다짐을 다시 해야 되지 않을까? “주님, 우리가 피해를 보고, 때로는 욕을 먹더라도 우리 주님을 이용하지 않고, 우리 주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우리 주님처럼 더욱 낮아지고 섬기겠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복음이 이 땅 가운데서 아름답게 회복되기를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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