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마태복음 7:13~14)

우리가 사는 인생을 비유하는 여러 가지 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길’이라는 말입니다. 꽤 오래전에 한 언론인의 평전을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는 사람들이 걸어가는 인생의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하는데 ‘현실의 길’과 ‘역사의 길’이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일제 강점기를 예로 들면서 역사의 길을 걸어간 사람이 있고, 현실의 길을 걸어간 사람이 있다고 말합니다. 역사의 길을 걸어 간 사람은 일제 강점기 동안에 많은 고난과 유혹을 당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민족과 나라를 배반하지 않고 지조를 지키면서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반면에 현실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은 일제의 지배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타협을 하거나 때로는 그들에게 협조하면서 편안하게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역사의 길과 현실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좁은 길’과 ‘넓은 길’, 즉 ‘신앙의 길’과 ‘세상의 길’이 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아무런 고민 없이 넓고 편한 길인 세상의 길을 걸어갑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힘들고 불편해도 그리고 좀 어렵고 손해를 보더라도 좁은 길은 믿음의 길을 걸어갑니다.
좁은 길인 믿음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도 많이 있고 힘들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좁은 길을 걸어가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좁은 길을 걷다가 그 길을 포기하고 넓고 편한 세상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데마라고 하는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데마는 바울의 제자로서 바울의 선교 사역에 동행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골로새서 4장을 보면 그 이름이 누가와 나란히 언급될 정도로 바울이 신뢰했던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디모데후서 4:10절을 보면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다”고 바울이 안타까워 하면서 말합니다. 데마가 바울을 버리고 갔던 그 시기가 언제냐 하면 바로 바울이 복음을 전하다가 두 번째 감옥에 갇혔을 때였습니다. 이런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자 데마는 믿음의 길을 버리고 현실의 길, 세상의 넓은 길로 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끝까지 믿음의 길을 잘 걸었던 사람도 있습니다. 구약성경 다니엘을 보면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서 망했을 때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다니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니엘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해서든지 좁은 길인 믿음의 길을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하게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아무에게도 기도하지 말라는 임금이 내린 지엄한 명령을 어기는 것까지 믿음의 길을 걸어가지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합니다.
현실은 끊임없이 다니엘에게 세상의 길을 갈 것을 강요했지만 그는 한 번도 한 눈을 팔지 않고 좁은 길, 즉 믿음의 길을 걷습니다.
오늘 날 하나님을 믿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비웃음 거리가 되거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우리의 걷는 길이 믿음의 길이 아니라 세상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세상사람들처럼 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한번 돌이켜 봤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걷고 있는 길을 현실의 길입니까? 아니면 역사의 길입니까? 넓고 편안한 세상의 길입니까? 아니면 좁고 험하지만 주님께서 따라 걸으라고 하신 십자가의 길입니까?
현실의 길을 걸어간 것이 아니라 힘들고 어렵더라도 역사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이 나라를 지키고 세웠듯이, 하나님께서는 넓고 편한 세상의 길이 아니라 좁고 불편하더라고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고,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일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믿음으로 예수님이 걸어가신 그 길을 온전히 따라 걸을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글 ㅣ 박병권 목사(성남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