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설 명절을 맞는 미혼모 가정의 현실
미혼모도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다

‘코로나19 시대 설 명절, 미혼모 가정의 상황’을 주제로 미혼모 미혼부 가정 사역을 하고 있는 '러브더월드' 박대원 목사에게 물었다.

Q. 사역하고 계신 ‘러브 더 월드’ 소개와 미혼모 사역의 계기는?

‘러브더월드’는 미혼모, 미혼부와 아이들, 소외된 이웃을 돕고, 사랑하고, 함께하는 삶을 통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세상의 선한 변화를 가져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작은 비영리 단체이다. 

‘러브더월드’ 이름은 요한복음 3장 16절을 근거하여 지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으로 세상을 살리고 변화시키기 위해 ‘러브더월드’란 이름을 지었다. 러브더월드는 미혼모나 미혼부 가정을 국가 및 기업의 지원 없이 순수 민간인의 자발적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쉼터는 운영을 못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혼모들에게 무료 숙식 제공하고 산전, 산후, 분만, 의료지원, 양육, 자립 준비 등을 돕고 있는 단체이다

러브더월드 동역자들이 미혼모 가정에 나눌 생활 필수품을 옮기고 있다
러브더월드 동역자들이 미혼모 가정에 나눌 생활 필수품을 옮기고 있다

미혼모 사역은 자녀를 입양하는 과정이 계기가 되어서 시작하게 됐다. 저와 아내가 결혼 후 11년 동안 아이가 없어서 입양 상담을 갔었는데 상담하는 중에 복도에서 왔다 갔다 하는 미혼모들을 보게 되었고(지금은 입양기관에서 미혼모 기본형 생활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 그때 아내(서지형 사모)가 미혼모들을 마음에 담았다.

많은 소외 계층이 있지만, 미혼모에 대한 것을 전혀 몰랐다. 자녀 입양을 계기로 미혼모의 생활을 알게 되면서 먼저 아내와 둘이서 개인적으로 미혼모들을 돕게 되었다. 시설 같은 곳에 물품을 기부하기도 하고 방세가 밀려있거나 생필품이 모자라는 미혼모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2014년도 하반기에 많은 미혼모가 도움을 요청해왔고 2015년도 1월에 ‘러브 더 월드’라는 단체를 설립해서 본격적으로 미혼모와 아이들을 돕게 되었다. 

코로나19 이전 직접 미혼모 가정을 방문해 도움을 주고 있는 박대원 목사
코로나19 이전 직접 미혼모 가정을 방문해 도움을 주고 있는 박대원 목사

Q. 수 많은 미혼모 가정의 어려움 중 하나는 명절의 외로움일 것이다. 2021년 설 명절은 코로나 19로 대면을 못해 그 외로움이 더 커질 것 같다. 코로나19 설 명절, 미혼모 가정의 상황은 어떠한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온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미혼모 가정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먼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었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히 생겼다. 보육을 같이해주던 교회와 복지단체에서 거리 두기로 인해 보육이 힘들어졌다. 보육을 도와주던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아이를 양육하느라 직업을 그만두게 되고 생필품, 식료품이 모자라고 생계가 어려워졌다. 코로나19가 오랜 시간 지속되며 미혼모들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친 상황이 됐다. 

그리고 명절은 특히 힘든 시기 중 하나다. 명절이 되면 가족들이 와서 시끌벅적하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지만 미혼모 가정은 외롭다. 어느 한 미혼모 가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명절에 아이가 창문을 열고 엄마에게 “엄마 우리는 어디에 안 가요?”, “엄마 우리는 맛있는 음식 안 먹어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오롯이 그 시간을 혼자 아이와 버텨내야 했고 텔레비전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텔레비전을 보면 명절 가족 이야기, 음식 이야기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명절에 미혼모가 갖는 고립감은 너무 크다. 아무도 가족으로 함께해주는 사람이 없는 상황 속에서 미혼모, 미혼부 가정의 명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과 안타까움이 있다. 

'러브 더 월드'는 명절 뿐만 아니라 언제나 미혼모 가정을 돕기위해 생활 필수품과 양육, 자립준비를 위한 도움 및 지원을 하고 있다.
'러브 더 월드'는 명절 뿐만 아니라 언제나 미혼모 가정을 돕기위해 생활 필수품과 양육, 자립준비를 위한 도움 및 지원을 하고 있다.

Q. 미혼모 사역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절 에피소드는?

올해, 미혼모 100가정에 설 선물 20만 원(생활비)을 지원하고 지역에 살고 있는 미혼모 30가정에 아이들 한복, 식료품, 음식 등 ‘소당 꾸러미’(소중한 당신을 위한 꾸러미)를 나누어 준다. 그리고 센터를 방문을 할 수 없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있는 가정에는 직접 방문해서 선물을 준다. 

이렇게 도움을 주면 손편지를 써오는 엄마들이 있다. 기억에 남는 편지는 ‘필요했던 생필품들을 보면서 왜 이렇게 울컥한 마음이 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지... 그런데 나도 이제 의지할 곳이 있구나.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도 되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와 우리 아이들도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써 주셨다. 나도 울컥 눈물이 쏟아졌고 ‘아...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지도 못했구나, 늘 혼자 있다고 생각했었구나’고 느끼하면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매년 명절 나와 아내는 부모님께 내려가지 않는다. 미혼모 가정과 함께 모여서 전도 굽고, 윷놀이도 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럴 때마다 함께한 미혼모들은 울다 웃다 하며 명절을 지낸다. 그리고 가족이 생겼다고 내 친정엄마가 여기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런 것들이 늘 감사하며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데 올해 설 명절은 코로나 19로 인해  함께하지 못하고 선물만 배송하게 돼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다. 

미혼모는 낙태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고 지켜낸 엄마이다.
미혼모는 낙태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고 지켜낸 엄마이다.

Q.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그리스도인들은 미혼모를 어떻게 바라봐야하고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성경은 신명기 16:11 ~ 12 말씀에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있는 레위인과 및 너희 중에 있는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할지니라.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 규례를 지켜 행할지니라” 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에서 말하는 그 시대에 객과 고아와 과부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성경은 함께 예배하고 즐거워하라고 말씀하신다.

실질적으로 예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고 살리면 된다. 내 삶을 나누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질을 나누고 삶의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내가 먹는 밥 한 공기에서 한 숟가락만 나누면 된다. 한 숟가락 열 개가 모이면 한 공기가 된다. 그러면 한 사람이 한 공기를 먹을 수 있다. 내가 예수님의 사랑이 필요한 것처럼 미혼모도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다.

성도들에게 ‘미혼모’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었다. ‘소외되고 불쌍한 사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답변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미혼모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교회 청년일 수도 있다.

미혼모는 사전적 의미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여성을 가르킨다. 사실 많은 사람이 미혼모가 되지 않기 위해 낙태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낙태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고 지켜낸 엄마가 미혼모이다. 미혼모는 아이를 지키지 않으면 불릴 수 없는 이름이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도 죄인이었지만, 예수님의 사랑으로 생명을 얻었다. 미혼모도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박대원 목사는 서지형 사모와 함께 '러브더월드' 라는 단체를 통해 미혼모, 미혼부 가정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박대원 목사는 서지형 사모와 함께 '러브더월드' 라는 단체를 통해 미혼모, 미혼부 가정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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