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 말씀 · 나눔의 균형 잡힌 생활로 ‘신약교회’ 회복을 목표로 하는 ‘가정교회’
평신도 지도자 통한 ‘영혼구원’, ‘제자육성’ 등 교회 본질 회복 이뤄가
‘가정교회’ 활성화 통한 평신도의 제자화, 코로나 시대 대안 될

코로나19로 교회 사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예배당 좌석이 10~20%가 열렸지만 온전히 주일예배가 복원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역동적인 복음공동체의 모습이 사라져버리자, 전통적인 목회와 평신도 신앙생활의 부족했던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되며, 이후의 삶과 생활방식이 어떻게 바뀔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예배당 중심의 교회는 세상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비대면 시대를 맞게 된 한국교회가 공동체성을 위협받고 있는 이때, 교회의 본질과 생활신앙으로 복음의 확산을 이끌었던 ‘신약교회’로 회복되길 소망하는 공동체가 있다. 바로 평신도 지도자가 목회자와 함께 목양을 이뤄가는 ‘가정교회’ 교회들이다. ‘가정교회’는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도 훈련된 평신도 사역자들이 평일 ‘목장모임(소그룹 공동체 모임)’을 통해 신앙생활을 유지해 왔다. 끈끈한 네트워크로 공동체성을 높이는 사역을 해왔던 ‘가정교회’ 사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안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비대면 문화 속에서도 공동체성을 높이고 평신도들의 제자화를 이뤄가고 있는 ‘가정교회’ 사역이 궁금해졌다. ‘제주등대지역’ 목자로 가정교회 사역을 하고 있는 등대교회 임병연 목사를 만나봤다.

'가정교회' 사역은 주중에 온세대가 함께 모여 '목장모임'을 통해 교제와 예배를 나눈다. '가정교회'는 평신도 사역자가 목회자와 함께 동역하며 교회를 세워가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가정교회' 사역은 주중에 온세대가 함께 모여 '목장모임'을 통해 교제와 예배를 나눈다. '가정교회'는 평신도 사역자가 목회자와 함께 동역하며 교회를 세워가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가정교회에서는 평신도 사역자가 목회자와 함께 동역하며 교회를 세워간다

Q. ‘가정교회’ 사역이란 무엇인가?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주님의 제자 삼는 사역(마 28:19-20)’이다. 이것은 주님이 공생애 동안 힘을 다해 하신 사역이며, 하늘로 올라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남기신 유언과도 같은 말씀이다. 제자들은 이 사역을 위해 예루살렘에 모여 기도할 때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게 되었고, 성령 강림 후 세워진 것이 ‘교회’다. 그러므로 교회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이루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가정교회'는 이러한 ‘신약교회’ 모습을 회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사역하는 교회를 말한다. 제자 삼는 사역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교회 모델이 신약교회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교회는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해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초대교회 모습에서 많이 변질 되었다. 그래서 초대교회와 같이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순전한 마음으로 교제했던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를 재현해 내는 것이 가정교회의 목표다. 그래서 가정교회는 '성전에서 모였던 주일예배'와 가정(집)에서 모였던 신약교회와 같이 예배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모이는 모임을 '목장모임'이라고 하는데 주일예배와 동일한 예배로 중요시 여긴다. 가정교회에서는 평신도 지도자들을 세워 이들(목자, 목녀)을 통해 성도를 돌아보는 사역(목양)을 하게 한다. 일반적인 교회들이 목회자 중심, 사역자 중심으로 사역을 하지만 가정교회에서는 평신도 사역자가 목회자와 함께 동역하며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 특징이다.

가정교회 사역원은 매년 가정교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제주에서 열린 '제85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현장
가정교회 사역원은 매년 가정교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제주에서 열린 '제85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현장

“영성 · 신앙 강화 통해 실제적인 평신도의 제자화 이뤄”

주일에는 각 목장의 모든 성도들이 교회에 모여 ‘주일 목장연합 예배’로 드리고, 주중에는 각 목장의 가정에서 모여 떡을 떼며 교제하고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 가정교회는 남녀 구분 없이 자녀들과 함께 포함한 가족이 모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신앙이 자녀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저는 일반교회에서 담임목회를 8년쯤 하다 2014년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때 충격을 받았는데 세미나를 주최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의 헌신과 섬김이 일반교회 사역자들보다 훨씬 성숙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당시 사임을 앞두고 진로를 놓고 기도하던 중이었는데, 가정교회를 경험하고 “이런 교회라면 개척해야겠구나.” 하는 감동을 받고 2015년 개척을 시작했다.

가정교회 사역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병연 목사
가정교회 사역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병연 목사

어떤 분들은 “평신도 사역자들이 힘들지 않겠냐?”고 의문을 가질 텐데, 내가 만난 목자들은 한결같이 “평생 섬기고 싶다.”고 말한다. 이유는 본인들이 목양을 하면서 기쁨과 은혜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 영혼을 섬기고 돌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영혼의 믿음이 자라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또 섬기지만 자신이 받은 은혜와 엄청난 축복 때문에 가정교회 사역에 힘을 내고 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주지역 '가정교회' 사역이 시작되었고, 현재 10개 교회가 함께 사역중이다”

제주에는 현재 10개 교회가 제주등대지역과 제주사랑지역으로 나누어 모임을 하고 있다. 제주사랑지역 목회자 목장 지역모임.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사진 오른쪽으로부터 연동서부교회 김노영 사모 · 이상성 목사, 이도주님의교회 이인성 목사, 등대교회 임병연 목사, 푸른열매교회 이선미 사모 · 김천일 목사, 사랑의교회 권아영 사모 · 강태근 목사, 제주꿈꾸는교회 이윤정 목사, 서귀포열방제자교회 박재우 목사)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제주에는 현재 10개 교회가 제주등대지역과 제주사랑지역으로 나누어 모임을 하고 있다. 제주사랑지역 목회자 목장 지역모임.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사진 오른쪽으로부터 연동서부교회 김노영 사모 · 이상성 목사, 이도주님의교회 이인성 목사, 등대교회 임병연 목사, 푸른열매교회 이선미 사모 · 김천일 목사, 사랑의교회 권아영 사모 · 강태근 목사, 제주꿈꾸는교회 이윤정 목사, 서귀포열방제자교회 박재우 목사)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Q. 제주에서 ‘가정교회’ 사역 현황은 어떠한가?

2013년부터 두 교회 목회자들이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고, 2014년도에는 추가로 몇 교회가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2015년부터 가정교회를 시작했다. 그간 일일 세미나와 특강을 통해 제주지역에 가정교회를 알렸고, 특별히 박창환 목사(판교 꿈꾸는 교회)께서 매달 모임에 오셔서 제주지역 가정교회들을 섬겨주었다.

지금은 제주에서 10개 교회가 가정교회를 하고 있으며, 두 지역(제주등대지역, 제주사랑지역)으로 나누어서 모임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변 몇몇 목사님들이 가정교회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 모임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지역 모임은 목회자들의 목장 모임으로 교단을 초월하여 목회자 부부가 모여 목회와 삶을 나누는 깊이 있는 모임이 되고 있다. 이제 가정교회 모임이 6년 정도 되다 보니 목회자들은 서로 가족이 되어 관계를 맺고 교제하고 있다.

제주사랑지역 지역모임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
제주사랑지역 지역모임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

가정교회 사역을 위해서는 담임목회자가 신약교회와 같은 교회를 세우겠다는 열정이 필요하다.”

Q. 교회가 ‘가정교회’ 사역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담임 목회자가 신약교회와 같은 교회를 세워보고 싶다는 열정이 필요하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이 가정교회로 전환하는 데 있어 성급하면 안 된다. 기존 교회 성도들은 교회의 섬김을 받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 평신도 지도자로 목양을 하는 것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목회자는 성경을 통해 신약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가르쳐야 한다.

제주지역 목회자 목장모임에서 교제와 단합의 시간을 갖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제주지역 목회자 목장모임에서 교제와 단합의 시간을 갖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또한, 기존 구역예배나 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별해서 가르쳐야 한다. 이런 기반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정교회로 전환하게 되면 자칫 교회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담임 목회자는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먼저 참석하여, 가정교회에 대해 충분하게 이해하고 배우며, 기회가 닿는 대로 교회 중직자들도 평신도 세미나에 참석하도록 권면해야 한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가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교회의 그림을 성도들과 함께 그려 가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세미나에 대한 정보는 가정교회 사역원 홈페이지(www.housechurchministries.org)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교회, 일상 속 가정에서의 예배와 신앙 더욱 중요.가정교회’ 코로나 시대 대안 될 것”

가정교회는 목장모임 전에 식사의 시간을 반드시 갖는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가정교회는 목장모임 전에 식사의 시간을 반드시 갖는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Q.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일상에서 신앙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해졌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가정교회의 역할과 지향점에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 교회들마다 ‘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주일예배 중심에 익숙한 대면예배로 모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도 있다.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성도들의 믿음도 식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정교회는 평신도 사역자를 통해 목양을 하기 때문에, 주중에 목장 모임(온라인으로도)을 통해 성도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는 5명 이상 집합 금지인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있음)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목장 모임을 통해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고 교제하기 때문에 신앙이 침체되지 않는다. 요즘은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사역을 지금도 계속하고 계시다’고 믿는다. 이런 사역과 목양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가정교회가 ‘평신도 사역자 중심의 목장모임’과 ‘제자 삼는 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부모와 함께하는 신앙훈련 통해 굳건한 신앙 계승 기대”

가정교회에서는 아이들끼리도 목장모임을 갖는다. 어린이 목장모임에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가정교회에서는 아이들끼리도 목장모임을 갖는다. 어린이 목장모임에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Q. 특별히 ‘다음 세대 신앙교육’ 활성화를 위한 가정교회 전략과 적용점이 있다면?

가정교회에서는 다음 세대 신앙교육을 매우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신앙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 목장 모임은 가족 모두 참석하는데 모임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먼저 축복해 주는 시간(이것을 올리브 블레싱이라 부른다)을 갖는다. 그 이후에 부모 모임을 갖는데, 이런 모습을 본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아이들끼리 목장 모임을 갖게 된다. 이런 훈련을 통해 아이들 역시 어린이 목자와 목녀가 되어 목장 모임을 이끄는 영적 지도자가 된다. 실제로 가정교회들 가운데 어린이 목장 모임을 통해 자녀들 성경 공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간증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가정교회 청년목장 청년들이 모임을 하고 있다.(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가정교회 청년목장 청년들이 모임을 하고 있다.(코로나 확산 이전 모임 모습)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Q. 제주지역 가정교회 사역의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이 궁금하다.

가정교회는 교회를 수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하나의 목회 프로그램이 아니다. 신약교회를 회복하고자 하는 목회적 열망으로부터 시작된 교회이다. 저의 작은 소망은 우리 교회부터 가정교회를 잘 세워가고 싶다.

무엇보다 앞으로 제주지역에 신약교회 회복을 위해 힘쓰는 목회자들이 있다면 함께 교제하며,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사역을 함께 감당하고 싶다. 제주지역 가정교회들이 모여 기도하는 것은 앞으로 제주지역에서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와 평신도 세미나가 열리길 기도하고 있다. 열심히 사역하다보면 전국 방방곡곡에 제주에도 가정교회가 잘 되고 있다는 소문이 날 것을 기대한다.

또 저부터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해 힘쓰고, 우리 성도들도 저를 본받아 제자의 삶을 살도록 섬김으로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겨자씨가 자라 새가 깃들이는 나무가 되듯이 신약교회의 회복을 위한 가정교회가 우리 교회를 통해 제주지역에 아름답게 영향력을 흘려보내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회가 세워지길 소망하고 기도한다.

지난 2019년 제주에서 열린 '제85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현장. 제주지역 가정교회 사역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지난 2019년 제주에서 열린 '제85차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컨퍼런스' 현장. 제주지역 가정교회 사역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출처=제주지역 가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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