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시절 만난 교회 선생님 통해 예수 영접
무용 가르치던 일반 교사에서 ‘기독교대안교육’의 대모로
이름 앞에 지어주는 성품 이름.. ‘겸손한 재형이’
“성공 좇는 교육은 STOP, 예수의 본질로 돌아가야”

인기 많던 무용 교사가 기독교대안학교의 교장이 됐다. 막연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채워주고 싶어서 그랬단다. 경기도 기독교대안학교의 대모가 된 송미경 교장(새이레기독학교/경기도 양평 소재). 송교장의 인생 이야기와 제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기독교대안교육의 미래를 살포시 들여다봤다.

새이레기독학교에서 만난 송미경 교장
새이레기독학교에서 만난 송미경 교장

l 삶의시선

Q.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때는 언제인가?

어릴 때였다. 아버지가 군인이셨다. 그래서 항상, 주일 아침이면 집 앞에 큰 버스가 서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줄서서 그 버스를 타고 늘 어디론가 가곤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육군중앙교회로 가는 교회 버스였다. 나도 그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교회를 가게됐는데, 그곳에서 만난 선생님이 너무 좋았다. 늘 군인 가정의 엄격한 가풍 속에서 조용히 살았는데, 따뜻한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이 참 좋았다. 선생님께서 전해주시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됐고, 어린 나이지만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깨닫게 됐다. 마치 아빠가 들려주고, 엄마가 품어주는 이야기처럼 하나님 말씀이 내게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 때, 처음으로 하나님을 만났다.

Q. 그 때 만났던 선생님의 이름을 기억하시는지.

교계에서는 지금도 유명하신 분이다. 전 부산장신대 총장이셨던 최무열 목사님.

Q.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된다. 처음 개입하셨던 하나님의 손길은?

새이레기독학교 부지를 이전할 때. 1997년, 첫 기독학교를 송파구에서 시작했다. 막연히 “하나님의 말씀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학교를 세웠다. 서울 도심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아이들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전원학교를 세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더라.

서울 송파구에서 시작한 초창기 학교 모습 @출처=새이레기독학교
서울 송파구에서 시작한 초창기 학교 모습 @출처=새이레기독학교

Q. 현실은 어떻든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학교 부지까진 준비가 됐었다. 하지만, 건축이 진짜 막막하더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고민하며 기도하는데, 우연찮게 양평에 나와있는 건물을 보게 됐다. 청소년수련관이었는데, 주소가 ‘경기도 양평군 용천리 29-10.’ 놀라웠다. 왜냐하면, 당시 송파구에 있던 기존의 학교 주소가 29-10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흔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차를 끌고 그 곳으로 갔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Q. 어떤 일이 있었나? 

가서 보니, 글쎄  2년 전 쯤 성품 교육 강의를 하러 방문했던 곳이었다. 당시 그 마당 앞에서 하나님께 기도했었다. 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했겠나.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신 곳이 바로 여기구나 확신이 들어 고민도 없이 양평으로 이전해왔다. 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나와 함께하시고 돕고 계셨다. 서울에서 양평으로 학교를 이전했던 그 때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그런 하나님과의 추억이 있는 학교. 남다르시겠다.

그렇다. 새이레기독학교는 내 전부다. 오늘 조금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Q. 학교 이야기는 조금 후에 좀더 자세히 나눠보기로 하자. 무엇보다 송교장의 가치관에 가장 영향을 끼친 인물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음. 우리 목사님이다. 현재 내 룸메이트이시기도 하다. 늘 내 믿음을 새롭게 다짐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분이다. 감히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예수님의 인격이 무엇인지 그분의 삶을 보며 배운다. 살다보면 흔하게 야단을 치고, 혼을 내고, 화를 내야 할 상황들이 온다. 그 때, 우리 목사님을 보면 늘 예수님처럼 판단하고, 표현하고, 가르치며 아이들을 지도하신다. 나도 그렇게 살아내야겠다고 늘 다짐하게 된다. 진심으로, 내 가치관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다.

Q. 가장 행복했을 때는 언제인가?

딸이 새이레기독학교 교사가 됐을 때다. 딸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같이 하자고하면, 딸은 항상 싫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내가 항상 새이레기독학교 학생들과 함께했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딸이 갑자기 중학생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더라. 이유를 물었더니, “새이레학교 교장이 되려면 공부해야 되잖아”라고 하는게 아닌가.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딸이 이 학교의 정식 교사가 된 날, 첫 출근하던 때가 가장 행복했다. 너무 좋았다.

Q. 음. 가족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가족은 나를 인정해주는 힘이다.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서도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영적인 동지라고 표현하고 싶다.  

가족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영적인 동지이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가족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영적인 동지이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l 사역의시선

Q. 본격적으로 학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금 하는 사역을 소개한다면?

새이레기독학교의 교장으로 섬기고 있다. 우리 학교는 원안을 성취하기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의 원안은 하나님 말씀이다. 그 말씀에 근거하여 아이들의 삶을 가르치는 학교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비해 말씀에 대한 이해와 삶에 대한 적용을 더 집중해 지도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새이레기독학교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새이레기독학교

Q. 기독학교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 학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어머니 기도회로 모인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기도함으로 영적 공동체 의식을 만드는 것이 우리 학교만의 특별함이다. 교육은 학생들의 힘만으로는 온전해질 수 없다. 학부모가 같은 생각을 갖고 함께 버텨주어야한다. 함께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공동체다. 경쟁주의, 우월주의를 뒤로하고, 함께 운동하고, 밥먹고, 서로 부딛히는 공동체 속에서 각자의 꿈과 비전을 이뤄가고 있다. 학교와 가정, 그리고 교회가 함께 삼겹줄을 이루어 함께 살아내는 교육 공동체이다.

Q. 이 학교의 시작이 궁금하다.

원래는 고등학생에게 무용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늘 행복했고, 따르는 제자도들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굉장히 공허했다. 저렇게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다보면, 늘 아쉽게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어느 날, 하나님께 기도하는데, ‘교육의 첫 시작을 말씀으로’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그 후, 기도만 하면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하나님의 강하신 이끄심으로 학교를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Q. 학교의 교육 철학은 무엇인가?

새이레기독학교는 성경 중심의 교육이다. 말 뿐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삶에 말씀을 적용해보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보면, 결국은 공동체 지향, 공동체 중심이다. 하나님께서는 공동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신다.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으로의 완성, 그것에 새이레기독학교의 교육 철학이다.

새이레기독학교 학생들은 성경중심의 신앙, 성품, 인문학, 역사교육 등을 통해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워지고 있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새이레기독학교 학생들은 성경중심의 신앙, 성품, 인문학, 역사교육 등을 통해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워지고 있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Q.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성품 이름’을 지어준다. 아이들의 기질과 성품이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박재형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아! 실명을 밝혀도 되나(웃음). 그 친구는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아이라고 믿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성품 이름을 ‘겸손한 박재형’으로 지어줬다.

Q. 성품을 이름 앞에 지어준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효과가 있었나.

재형이가 새이레기독교학교에 처음 왔을 때, 그 아이는 중학생이었다. 꿈도 없고, 비전이 없어보였다.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교회에 출석하지만 자신이 왜 교회를 가야하는지, 왜 예배를 드려야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던 것. 우리 학교에 오게된 이유도, 무서운 부모님 때문이었다. 끌려서 온거였지. 그랬던 친구가 우리 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고, 잘 적응하더니 어느 날인가 놀라운 고백을 하는 게 아닌가.

Q. 어떤 고백이었나.

글쎄,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역자가 되겠다고 하더라.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예수님 앞에 겸손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곳에서 말씀을 배우고, 그 말씀대로 동료들과 선생님께 순종하고, 부모님을 섬기는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이 특별한 인생임을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 아이가 바로, 현재 새이레교회에서 전도사로 섬기고 있는 박재형 전도사다. 나에게는 너무 멋있고, 사랑하는 제자다.

교육 공동체 속에서 각자의 꿈을 품는 새이레기독학교 학생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교육 공동체 속에서 각자의 꿈을 품는 새이레기독학교 학생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Q. 올해 학교 표어는 정하셨나?

우리 학교는 권위와 규정대로 가는 학교가 아니다. 자유롭게 가는 학교다. 학교 표어도 매년 아이들이 직접 만든다. 올해 아이들이 만든 표어는 딥다운(Deep down)이다. 첫 번째 의미는, “가장 낮은 자리로 오신 예수님처럼 나 또한 가장 낮은 자리로 가자.” 두 번째 의미는, “예수님께로 더 깊이 들어가자”는 것. 올해는 이 표어대로 꼭 실천하자고 아이들과 약속했다. 

새이레기독학교는 매년 콘서트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사랑과 은혜를 나누고 있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새이레기독학교는 매년 콘서트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사랑과 은혜를 나누고 있다. @출처=새이레기독학교

l 생각의시선

Q. 일에 지쳤을 때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면?

기도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 찬양을 부른다. 찬양을 부르면 그렇게 눈물이 난다. 그냥 막연히 두 세곡 찬양을 드리고 나면 기쁨이 다시 찾아온다.

Q. 요즘 하는 생각은?

항상 학교 생각뿐이다. 언젠가 대학원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다. 그 때, 면접관이 ‘무슨 생각을 하나?’,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새이레’라고 대답했다. 생뚱맞은 답변에 면접관들이 당황했다. 그래, 내 전부는 새이레기독학교였다. 가장 많이 생각하는 사람은 역시 우리 ‘새이레 아이들.’

새이레기독학교 단체사진 @출처=새이레기독학교
새이레기독학교 단체사진 @출처=새이레기독학교

l 세상의시선

Q. 당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가?

우리는 세상의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세상을 지옥이 아닌, 누릴 수 있는 천국으로 만들어가야한다. 어렵고, 힘들고, 낙심되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세상 속에서 천국의 삶을 이뤄냄으로 빛과 소금을 보여줘야한다.

Q. 세상이 어떻게 변화됐으면 하는가?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그러나 한가지 확신하는 건, 아이들을 통해 반드시 세상은 변화될 수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너희들이 세상에 나가면, 말씀으로 사회를 혁신시키는 개혁주의자들이 돼야 한다”라고. 빛은 어두움에서 더욱 밝아지니 어두움의 현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기독교 정신이 바탕이 된 사회 운동이고, 개혁, 시민운동이다. 현재도 졸업한 아이들 주변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고백한다.

Q.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첫째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교육이다. 이것이 공동체 교육이다. 나 혼자 잘 살도록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수 없다. 둘째는, 타인과 공존을 돕는 교육이다. 셋째는,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다. 이 세 가지 목표를 통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를 키워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꿈이고, 비전이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진정한 기독교 교육을 해야한다. 성공만 좇는 교육을 찾아 헤매지 마셨으면 한다. 기독인 부모님들이 아이들보다도 먼저 말씀을 실천하는 교육을 추구하셔야한다. 수많은 기독학교가 있는데, 목적과 본질은 동일하다. 예수님의 제자를 키워내는 것이고, 믿음의 사람으로 사회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다 똑같진 않다. 하나님과 세상을 겸하여 추구하는 교육은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온전하지 않은 것이다. 진정한 기독교 교육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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