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에서 발견한 전도, 교회, 가정 등 13가지 사역 소개
하나님 나라는 현재성과 미래성 두가지 관점으로 봐야
“개인 구원과 동시에 사역을 통해 이 세상을 변화시켜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길”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의 저자 이동원 원로목사(지구촌교회)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의 저자 이동원 원로목사(지구촌교회)

기독교 고전 ‘천로역정’을 통해 한국교회의 상황을 진단하고 사역과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안내서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의 저자 이동원 원로목사(지구촌교회)를 만났다.

Q.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책을 쓰게 된 계기는?

천로역정은 기독교 최고의 고전이다. 어느 지역에 복음이 들어가면 성경이 번역되고 거의 동시에 천로역정이 번역되는 책이다. 그런데 천로역정에 대한 유일한 비판이 있다. 천로역정 1권만 보면 그런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주인공 크리스천이 아내와 아이들을 다 버리고 혼자 천국으로 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대한 도피주의적인 인생관, 개인주의적 구원만 강조하는 책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비판은 정당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천로역정에 제 2권이 있다. 2권에서는 크리스천의 아내 크리스티아나와 네 아들이 나오는데 크리스천의 아내가 네 아들을 데리고 남편이 걸어 갔던 순례길을 가게 된다. 아버지가 먼저 결정을 했기 때문에 결국은 가족들이 하나님 나라로 향하는 순례길을 걸어가게 되고 동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라는 개념을 말할 때 항상 두가지 시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이곳에 하나님의 통치와 다스림이 있고 우리가 경험하는 하나님 나라와 이 땅에서 순례길을 마쳤을 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가 그것이다. 현재와 미래적인 하나님 나라를 공평하게 강조하고 있는 책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설명하고 싶었다.

Q.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이 무엇인가?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이 병자를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하였다”라는 말씀을 하신다. 한편, 신학자 오스카 쿨만이라는 사람이 하나님 나라를 신학적으로 정리할 때 벌써 여기 와있는 나라와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나라(already, but not yet)를 말한다. 하나님 나라는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를 통해 일하시고 그분이 우리를 다스리고 있다는 면에서 이 땅에서 경험하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불완전하다. 하나님 나라를 완벽하게 경험하지 못한다. 예수님 다시 오시는 날 미래에 완성하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할 필요가 있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미래성이다. 하나님 나라는 현재와 미래 두가지로 항상 보아야 한다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Q. 천로역정을 교회와 신앙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주인공 크리스천이 허영의 도시라는 곳을 지나간다. “세상적인 것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세상을 사랑해서는 안 된다”라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에 보면 “너희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라”는 말씀이 있다. 허영의 도시에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이 계속 복음을 전했기 때문에 2권에 보면 허영의 도시가 변해있다. 그 도시가 아름다운 곳이 되었고 아이들을 괴롭히던 괴물을 퇴치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2권에서 볼 수 있다. 천로역정을 읽으며 천국을 소망하는 마음도 있어야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에 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Q. 책 내용을 보면 천로역정에서 발견한 사역을 13가지로 소개했다.

천로역정엔 교회를 의미하는 장소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아름다운 집, 기쁨의 산, 쁄라의 땅이 있는데 이것은 교회 사역으로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2권에 구체적으로 주인공과 네 명의 자녀가 교리문답을 하면서 자녀교육을 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또 순례자를 위협하는 영적 존재의 공격과 영적 전쟁의 사역도 나온다. 한편, 아름다운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 하는 손대접 사역도 나온다. 초대교회 당시엔 지나가는 손님을 잘 모시는 것도 중요한 사역이었다. 허영의 도시가 변한 것처럼 사회를 어떻게 섬기며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사회 섬김 사역. 또 한 노인이 마지막 죽음의 강을 건너가는 모습에서 노인 사역에 대한 명제도 보여주고 있다.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장애인도 등장하는데 어떻게 그들과 보조를 맞추며 인생의 길을 걸어갈 것인가. 확고부동이라는 이름으로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중보기도자도 등장한다. 또 성경을 해석해서 가르칠 가르치는 해석자의 집이 등장하여 말씀과 비유를 해석하는 모습들. 마지막으로 죽음을 앞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는 사역을 요즘 우리는 호스피스 사역이라고 부른다. 뜻밖에 그 옛날 기록된 천로역정에 호스피스 사역의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하나님 나라의 다양한 사역을 펼쳐준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Q. 책 표지 디자인은 어떤 그림인가?

작품 이름이 귀향이다. 책 표지의 디자인은 화가인 내 아내가 했다. 그림에 점이 많은데 한 점 한 점이 다 순례자이고 그들이 문과 길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께서 돌아오고 있는 순례자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점이 하나님의 품에 안겨있는 순례자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결국 하나님의 나라로 다 돌아간다는 표현이다.

Q. 천로역정을 처음 접하는 독자가 읽기엔 어떤가?

책이 또 한권 있다. ‘이동원 목사와 함께 걷는 천로역정’이라는 책이 있다. 천로역정 전반에 관한 스토리 형태의 설명인데 그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한가지 팁을 드린다면 고전이기 때문에 조금 어렵게 느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천로역정 만화가 많이 나와 있다.(웃음) 만화를 읽고 다시 천로역정을 읽으면 좋겠다. 반드시 1권 2권 두 권 다 읽을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이가 많으신 성도나 목회자는 천로역정 하면 천국 가는 미래적인 하나님 나라의 소망만 강조했다. 이분들은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다시 배울 필요가 있다. 젊은 그리스도인 가운데는 이곳에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그런 분들은 반대로 천국의 소망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소망을 바라보며 지금 여기서 할 일은 무엇인가를 동시에 물어야 한다. 천로역정은 1600년대의 고전이다. 옛날 책이라고 외면하면 안 된다. 고전은 옛것이지만 지금도 새롭고 아직도 우리를 교훈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지혜를 얻고 오늘을 사는 특별히 코로나 시대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용기와 소망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지구촌교회를 창립한 이동원 목사는 현재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지구촌 목회리더십센터 대표 등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복음 사역의 섬김이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선교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자랑스런 동문상’(Alumni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다. 2019년 스펄전 도서관을 소유한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에서 세계적인 복음주의 강해설교가들에게 수여하는 ‘스펄전 동역상’(Spurgeon Fellow)을 세계에서 일곱 번째(동양인 최초)로 수여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복음으로 세상을 변혁한 열두 사도 이야기], [요한의 복음 이야기1, 2], [이동원 목사와 함께 걷는 천로역정], [내 영혼의 거룩한 선택], [묵상의 샘], [너희는 기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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