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포장이사, 그 놀라운 속도로 인해서 감격한지 두 주간이 지났습니다. 울산에서 전날 오후에 출발한 5톤 트럭은 뒷날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현지 고양에서는 사다리차가 조달되었고, 부엌 살림등 자잘구레한 물건들을 챙길 현지인 도우미 아주머니도 나타났습니다. 거실 큰 유리창문을 떼어놓고, 사다리차로 올라오는 짐들을 어떻게 그렇게 재빠르게 옮기는지 바라보고 감탄하며, 물건들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자리 지정해 주는 일 말고는 주인이 할 일이 없었습니다. 고민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던 물품은 침대 두개와 냉장고입니다. 더블 베드는 큰 방에, 2층 침대는 작은 방에 옮겼고, 냉장고는 부엌 한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실 큰 방으로 옮긴 침대만 해도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어디만큼 놓아야 할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창문쪽으로 머리를 두게 할 것인지 창문을 누워서도 볼 것인지, 아니면 침대 좌우의 여유도 결정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처럼 한 쪽으로 밀어붙이고 여유공간을 더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서구스타일로 침대좌우에 두 사람이 편히 오르내릴 공간을 확보할 것인지도 선택해야 합니다. 침대가 자리 잡으면 침실 스탠드를 양쪽 어디에 어떤 높이로 둘 것인지 뒤따르는 일들이 이어집니다. 그래도 이런 선택은 어렵지 않게 가장인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시작된 이삿짐 뒷정리가 족히 두 주간은 걸렸다는 사실입니다. 

이사 후 정리된 거실의 모습
이사 후 정리된 거실의 모습

이삿짐 센터분들도 크게 정리를 해서 물건을 넣고 떠난 것은 사실입니다. 두 방에 있는 붙박이 장에는 옷들을 넣었을 것이고, 부엌도구는 부엌에, 나머지 자잘구레한 분류가 애매한 것들은 부엌에 딸린 다용도실이나 바깥베란다로 내어보내고, 어떤 것은 거실에 그냥 두고 순식간에 일을 끝내고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삿짐 센터에서 대충 넣어둔 짐들을, 하나씩 확인해서 제자리를 찾아 주는 일이 본격적인 일들입니다. 물론 그 때부터 아내의 손길이 주로 필요합니다. 달라진 부엌 구조 때문에 일단 가전제품이 갈 자리가 없어서, 급히 선반이나 장을 구입해야 정리를 할 수 있기에 낯선 동네를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것은 가스오븐 연결이었습니다. 우리가 살던 시골에서는 도시가스가 아니고 LPG를 쓰다보니, 수도권 경기도 고양으로 와서는 노즐을 바꾼다고 열흘이나 걸렸습니다. 

그동안 가구뿐 아니라 소품들을 정리를 하면서, 처음에는 여기에 배치했다가 다음날은 저기로 옮기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그럭저럭 두 주간이라는 시간을 통해서, 없어서는 너무 아쉬울 것은 구입하기도 하고, 시간이 없어서 필요한 것을 아직도 구매하지 못한 것들도 있고, 구매는 했지만 배송을 기다리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다음에 새로 생기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것은 필요한 것을 제자리라고 넣어둔 물건을 바로바로 찾아내는 것입니다. 속이 더부룩해서 내가  애용하던 소화제를 찾는다든지, 식탁에서 코르크 마개로 봉해진 병을 따려고 하는데, 코르크 따개를 어디에 넣어두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든지 하는 일도 많습니다. 두 주쯤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모든 것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가구나 물건들이 자리를 잡는 것은 여기에 올라온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부수적인 것입니다. 더 중요한 일은 앞으로 4년간 더 좋은 에스라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여기에는 상식적인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능력이 필요합니다. “주께서 주의 영을 보내시면 그들이 새롭게 창조돼 지면을 새롭게 합니다.” 봄이 와서 지면이 새롭게 되듯이 주의 성령이 임하셔서 에스라 동산이 새롭게 되길 소원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는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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