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구성하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가정'이다. 가정이 올바르게 서면 학교와 교회가 변한다.
자녀를 키우면서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나는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가?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 시대에 아이들에게 '적절한 결핍'이 필요하며, 부모가 자녀를 '신뢰'할 때 그 믿음으로 삶이 변한다고 말하는 HIMS(힘스)국제학교 이미향 교장을 만나보았다.

HIMS 이미향 교장
HIMS 이미향 교장

어린아이의 기도도 들어주신 하나님
아이들의 '생명'과 '가정'이 달려있다는 거룩한 부담감
나의 '엄청난 힘의 원천'은 '가족'

ㅣ삶의 시선ㅣ

Q.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났을 때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셨다. 그때는 교회학교만 다녔는데 어린 마음에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우리 아버지를 고쳐주세요!"라고 기도했다. 당시 아버지가 어떤 중병에 걸리셨던 것은 아니었다. 감기몸살로 오랫동안 힘들어하셔서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었다. 그리고 며칠 후 아버지께서 괜찮아지셨다. 그때 '하나님은 어린아이의 기도도 들어주시는 구나.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고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Q. '교육자'라는 꿈을 갖게 된 계기

나는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꿈은 너희들이 갖고 싶은 직업이 아니다. 지금은 너희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나도 언젠가는 '소설가', '시인'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아이들과 가끔씩 나누곤 한다.
원래 어렸을 적 원래 꿈은 '잔다르크'라는 책을 읽고 '군인'이 되고 싶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가야 하는데, 그 당시 교육대학교는 인기가 없었다. 교대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 "집안 형편이 어려우니 취업을 하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취업을 하게 됐는데, 대학교 총장 비서실에 취직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대학교를 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때 마침 학교에 유아교육과가 있었다. 유아교육과를 가게 된 것은 어떤 큰 꿈이 있어서는 아니다. 어머니께서 "너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은사가 있으니 선생님이 되면 잘 할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어머니께서 하늘나라에 가셨는데, 부모님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은사들을 다 알고 계신다. 
유아교육과를 다니면서 '아, 이 일이 어마어마한 일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직업적인 교육인으로, 또 그리스도인으로 이것은 '어마어마한 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유치원에 아이들이 200명이라고 한다면 200명이라는 '생명과 가정이 나에게 달려있다'라는 '거룩한 부담감'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을 더 제대로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다.

작년 한 해는 코로나로 인해 일부 수업은 학생들과 화상수업을 진행됐으며, 부모교육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출처=HIMS
작년 한 해는 코로나로 인해 일부 수업은 학생들과 화상수업을 진행됐으며, 부모교육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출처=HIMS

Q.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직장 생활과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직장에 다니면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지금도 직장을 다니면서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의 마음이 읽어지고 충분히 그 입장이 이해가 된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 아이들은 왜 이렇게 떼를 쓸까?', '아이들이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릴까?'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이 아이들이 우리 유치원에 와서 변화되어야 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다양한 강좌가 많이 개설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직접 학교에 가서 공부해야 했다.
사실, 자녀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여성으로써 어마어마한 도전이고 또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정말 하기 어렵다. 나의 경우에는 남편이 자녀 양육을 많이 도와주었다. 그 덕분에 3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도 할 수 있었다. 만약, 전적으로 가정의 도움이 없었다면 내가 아무리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다. 광양에서 광주까지 대학원을 계속 다니면서 공부하고 논문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전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기에 내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남편은 자녀들을 씻기거나 옷을 입히는 것은 전문가이다.
때때로 자녀들을 키우면서 '시간이 없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을까?'라고 한 번 되돌아보니, 틈새 시간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런 시간에 내가 책을 읽거나 어떤 큰 공부는 아닐지라도 조금씩 쌓아두게 된다면 언젠가 나에게 자양분이 되겠지'라는 아주 소박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책을 깊이 읽게 됐고, 큰 도움이 되고 있다.

Q. 나에게 '가족'이란?

가족이란, '엄청난 힘의 원천'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도 엄청난 힘의 원천인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내가 일을 하기 위해서 아이가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남편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남편과의 신념이 다르기 때문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남편의 성장 배경과 나의 성장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양육의 태도가 다르다. 솔직히 젊을 때는 '나 혼자 키우는 게 더 잘 키울 수 있겠다'라는 지금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도 했었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가족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 하는 이 일들을 힘 있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힘의 원천은 가족이다'라고 생각한다.
또, 일을 하고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일을 떠나서 쉴 수 있는 아주 멋진 공간'이기도 하다. 나에게 그런 존재가 '가족'이다.

이미향 교장 가족 사진. 남편은 이미향 교장이 직장 생활과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미향 교장에게 있어 가족은 '엄청난 힘의 원천'이자, '일을 떠나 쉴 수 있는 아주 멋진 공간'이다. @출처=이미향 교장
이미향 교장 가족 사진. 남편은 이미향 교장이 직장 생활과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미향 교장에게 있어 가족은 '엄청난 힘의 원천'이자, '일을 떠나 쉴 수 있는 아주 멋진 공간'이다. @출처=이미향 교장

가정과 교회, 학교가 하나 된 모델
아이들의 성장과 가정의 성장 도와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경험하는 교육 추구
'내게 유익이 없더라도 옳은 것을 선택하는 힘'

ㅣ사역의 시선ㅣ

Q.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사역

Holy International Montessori School(HIMS) 유치원 원장이고, 부설로 있는 대안학교 교장을 겸임하고 있다.

HIMS국제학교 교정 앞에서. 이미향 교장은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크리스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HIMS를 설립하게 됐다. 가정과 교회, 학교가 하나 되는 모델을 꿈꾸고 있다.
HIMS국제학교 교정 앞에서. 이미향 교장은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크리스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HIMS를 설립하게 됐다. 가정과 교회, 학교가 하나 되는 모델을 꿈꾸고 있다.

Q. HIMS를 설립하게 된 계기

유치원을 운영하던 중에 우연한 기회로 자녀들과 함께 미국에 가게 됐다. 나는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1주일에 한 번씩 지역 학교 견학을 다녔다. 학부모 신분으로 "내 아이를 보낼 학교를 보고 싶다"라고 하니 학교에서도 잘 맞아주었다. 그렇게 학교들을 견학하며 답을 찾았다. '왜 미국이 세계 최고를 자청하는가?' 바로, 그 저변에는 이 작은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이 아이들과 활동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나라는 '공부 잘하는 아이'를 목표로 한다. 공부를 잘해서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기 바란다. 그렇지만 그곳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왜 중요한가?'라고 생각한다. '이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관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해서 엘리트 교육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사립학교들을 견학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어떤 것을 조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많이 보게 됐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지식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안타까웠다. 
'아, 우리가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서둘러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HIMS'를 계획하게 됐다.
기독학교로써 HIMS를 세우게 됐다. 자녀를 교회학교에 보내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4,50분 있다 돌아오는 모습을 보며, 교회학교에서는 예배를 드리는 것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가정에서 먼저 크리스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이 아이들이 속해있는 학교에서 도와준다면 참 좋은 신앙인으로 자랄 수 있겠다'라는 부모로서의 생각이 들었다. 
이 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면서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 이 학교에 오면 학교에서 크리스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자'라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채워지며, 그 아이들이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를 드리고, 그런 존재들이 다시 이곳에 모여 살면서 지식을 추구하는 그런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정과 교회, 학교가 하나 되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HIMS에서는 주기적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사회 구성의 기본이 되는 '가정'이 변화되어야 아이들도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예산의 대부분을 부모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출처=HIMS
HIMS에서는 주기적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사회 구성의 기본이 되는 '가정'이 변화되어야 아이들도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예산의 대부분을 부모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출처=HIMS

Q. HIMS만의 특별한 점

우리 학교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부모교육'이다. 부모교육을 위해 학교 예산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부모님들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도 하시지만, "우리 가정도 이렇게 성장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럴 때 자부심을 많이 느낀다.
또 우리 학교의 강점이 있다면 바로, '몬테소리'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된 것이다. 몬테소리 교육과정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상위에 있는 사립학교들에서 운영되고 있다. HIMS는 우리나라 최초의 몬테소리 초등학교이다. 일반적으로 교과서는 어른들이 "이 정도는 알아야 해"라는 기준으로 만든 교육과정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만들어져 있는 교육과정이 아닌,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끄집어 낸다. "지금 너희의 지식을 갖고, 너희의 방법대로 길을 찾아가 보아라"라고 접근한다.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존 듀이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경험하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것처럼 우리도 어렸을 때 직접 경험한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지식활동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그것을 활용해 다른 활동을 할 때도 해결하는 것을 보게 된다. 지금 교육방식과는 반대되는 교육과정이고,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 학교의 또 다른 자랑은 '교사의 깊은 관찰'이다. 교사는 아이의 학습과정을 지켜보면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습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관찰하고, 생활적인 면에서 '어떤 수위에서 분노하는지', '어떤 수위에서 포기하는지' 등을 관찰한다. 많은 어른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 '아, 이 아이가 잘 참는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참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아이 본인이 '신경을 안 쓰면 편하다'라는 생각에 '포기'가 학습된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에 보이면, 우리는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관찰'이 없으면 절대 아이들을 도울 수 없다.
마지막으로, '품성교육'이 있다.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오면 힘이 있는 아이인데 쉽게 포기하거나, 다른 면에서는 여린데 고집부릴 때는 에너지를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이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지만, 이미 학습되고 왜곡된 생활의 방식을 갖고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가기에는 제약조건이 많다. '이 아이들이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어떤 품성을 가지고 사역을 하셨는지', '어떤 품성으로 제자들을 대했는지', '우리에게 어떤 품성을 가지라고 말씀하시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계신 목사님과 품성 연구회를 만들게 됐고,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품성을 교육과정에 적용했다. 예수님의 49가지 품성을 학교에서 배우며, '정의가 무엇인지', '솔선이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나에게 어떤 유익이 오는지'를 경험하면서 아이들이 기꺼이 그 일을 하게 됐다. 하지만 49가지 품성 중에서는 나에게 유익이 되는 것도 있지만, 아닌 것도 있다. 왜냐하면 내가 양보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에게 유익이 없더라도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있다. 그런 힘들이 우리 학교 아이들을 더 빛나게 하는 것 같다.

품성교육은 아이들이 참된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예수님의 49가지 품성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품성교육은 대부분 2인 1조로 진행된다. 한 명은 노란색 판을 밟기 위해 인도해 주는 역할, 다른 한 명은 인도자의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통해 예수님 품성을 직접 경험하며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출처=HIMS
품성교육은 아이들이 참된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예수님의 49가지 품성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품성교육은 대부분 2인 1조로 진행된다. 한 명은 노란색 판을 밟기 위해 인도해 주는 역할, 다른 한 명은 인도자의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이 시간을 통해 예수님 품성을 직접 경험하며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출처=HIMS

Q. 교과서가 없는데 어떻게 수업이 진행되는지

지난 학기 '아시아'를 주제로 진행했다. 연구 주제는 교사가 정하고 아이들은 궁금한 것을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이 아시아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 있었다. '똑같은 아시아인데 왜 우리나라는 겨울이고 베트남은 따뜻할까?'라는 의문 가졌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의복에 대해 궁금해해서 찾아보다 보니 스스로 답을 얻게 됐다. 바로 '기후'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후로 인해서 의복, 주거, 식생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나라의 문화나 풍습도 기후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해 냈다. 그러면서 식물에 대해 조사하고, 그 기후대에 사는 동물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등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내면서 분포도, 지도 등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게 됐고 교사들도 놀랐다. 아이들이 그동안 경험했던 지식들이 하나로 꾀어지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찾아간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교사의 개입이 한 20% 정도 되고 나머지 80%는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2020년 2학기 교육과정의 주제는 '아시아'였다. 아이들이 스스로 아시아에는 어떤 나라가 있는지, 어떤 의복을 입는지, 어떤 생활을 하며 문화를 가지고 있는 등을 조사하며 궁금증을 해결해 나간다. @출처=HIMS
2020년 2학기 교육과정의 주제는 '아시아'였다. 아이들이 스스로 아시아에는 어떤 나라가 있는지, 어떤 의복을 입는지, 어떤 생활을 하며 문화를 가지고 있는 등을 조사하며 궁금증을 해결해 나간다. @출처=HIMS

'나는 자녀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폭력보다 언어, 방임이 더 심각한 아동학대
자녀를 '가난'하게 키워라

ㅣ생각의 시선ㅣ

Q. 요즘 이슈가 되는 '아동학대'에 대한 생각

우리는 사회에 이슈가 되고 보도되는 것만 학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실질적으로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은 정말 어린아이들이다. 때때로 아이가 주눅이 들어 있거나, 자신감이 없거나, 또는 불필요한 고집을 부린다거나 이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적인 학대를 하지 않지만, 교육적인 의미를 담아 훈육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아이들이 학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부모이다 보니까 자녀들을 양육할 때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분풀이 대상이 '자녀'가 되기 쉬웠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부터 나는 정말 조심했다. 그 사이에 아이들은 엄청난 상처를 받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본인들이 왜곡된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학대라는 것이 때려서 멍들고 폭행을 일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학대는 말로 하는 학대, 무시하거나 또는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방임하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저녁 외출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어떤 사회적 모임이나 회의가 저녁에 있으면 거절하거나 참석하지 않았다. 사회생활은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자녀가 크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시간을 놓치면 자녀의 자아는 왜곡된다. 이러한 것들을 알게 되면서 부모가 자녀에게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녀가 커가는데 공급해야 하는 것들은 부모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겉으로 봤을 때 아이가 상처 난 것이 없으면 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과연 교육인가',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고 있나', '아이들이 내 감정을 쏟아내는 존재는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요즘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

지금은 워낙 모든 것이 다 풍족한 시대이다. 물론 소외된 계층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차고 넘칠 정도로 풍성한 시대이다. 나는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면 "가난하게 키워라"라고 말하고 싶다. 꽃을 피울 때도 물을 계속 주면 꽃을 피우지 않는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약간의 결핍이 필요하다. 그런 것처럼 우리 아이들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결핍'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이것을 잘 조절해야 한다. 카네기는 아이들이 너무 풍성하고 모든 것을 손에 쥐여주면 그것은 아이들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적절한 결핍은 아이들이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부모님들의 조절 하에 좀 가난하게 아이를 키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HIMS 학생들이 서로 협동해 목공 작업을 직접 하고 있다. 아이들은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직접 도안하며 제작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출처=HIMS
HIMS 학생들이 서로 협동해 목공 작업을 직접 하고 있다. 아이들은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직접 도안하며 제작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출처=HIMS

Q. '다음 세대'에 대한 생각

창조적 능력을 발휘하는 다음 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태어난 아이가 초등학교 갈 때쯤 되면 아마 "엄마, 사람이 어떻게 운전을 직접 해요?"라고 물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운전한다는 것에 대해 놀랄 세대가 불가 10년 안에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 등등의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된 세상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유약하게 어른들이 정해준 지식을 배우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지식을 외우느라 시간을 보낸다면, 그냥 인구를 채울 수는 있지만 본인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건강한 공동체가 될 수 없다. 정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원리대로 우리 아이들이 부여받은 창조적 능력을 펼쳐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이미 받은 창조적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다음 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IMS 졸업사진. HIMS 이미향 교장은 앞으로 변화될 세상 속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창조적 능력을 펼치는 다음 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출처=HIMS
HIMS 졸업사진. HIMS 이미향 교장은 앞으로 변화될 세상 속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창조적 능력을 펼치는 다음 세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출처=HIMS

가정을 변화하면 학교와 교회가 변한다.
자녀를 '신뢰'하는 부모가 되길

ㅣ세상의 시선ㅣ

Q. 세상에서 단 한 가지 바꿀 수 있다면?

교육의 생태를 바꾸고 싶다. 공부의 목적은 대학이 아니어야 한다. 입시제도에 맞춰 교육을 하는 것은 안된다. 단순히 교육만 변화시키기 보다 가정을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가정이 변화하면 그 구성원들이 밖에 나가 새로운 공동체로 모일 것이다. 그렇게 모여서 변화된 학교가 되고, 변화된 교회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가정을 변화시키는 곳에 기여하고 싶다. 

Q.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내 자녀를 내가 믿지 않는데 누가 믿어주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자녀를 믿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만약, 우리가 쓰는 언어를 녹음해서 들어본다면 기가 막힐 것이다. "너는 이것도 못하니? 저것도 못하니?", "너는 왜 이 모양이니, 저 모양이니?" 등 대부분 부모들은 이런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를 믿어주기만 해도 우리 아이들은 제 몫을 하고 살 것이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믿어주면 그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고, 선택해서 무엇인가 하는 시간에 기다릴 수 있다. '신뢰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심히 애써서 돌아온 아이에게 격려도 할 수 있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이것이 실천되면 엄청난 결과가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을 교육하고 양육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런 방법들을 다 접고 부모들이 자녀를 믿어주고 신뢰하면, 믿어주는 사람은 기다릴 수 있고 그렇게 기다린 결과는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이미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그 능력을 잘 발휘해 낼 수 있다는 사실도 믿어야 한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오면 자신감에 차 있다. 이것은 내가 살면서 경험하고, 아이들을 만나면서 경험해왔다. 한 번 시도해보면 정말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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