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지, 빛이 없는 곳에 빛을 비추는 사역
태양광 장비로 교회를 밝히고 십자가를 밝히는
찬양사역자에서 빛을 비추는 선교사가 된 정경섭 선교사

CTS와 인터뷰 하고 있는 나눔선교회 정경섭 선교사
CTS와 인터뷰 하고 있는 나눔선교회 정경섭 선교사

ㅣ삶의 시선

Q. 당신의 삶을 어떤 드라마 장르인가요?

내 삶에는 모든 장르가 다 있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판타지'다. 사역자로 산다는 것은 항상 '판타지' 같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진다. ‘사람이 계획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이루신다’는 말씀처럼 정말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인도하심을 경험한다. 판타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Q. 삶의 굴곡 중에 가장 행복했을 때와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어떤 순간이었는가?

영혼 구원을 했을 때 가장 행복했고, 영혼들을 향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지만 받아드리지 않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전도와 선교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 생명이 주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하지만 영혼이 돌아오지 않을 때는 너무 힘들다. 계속 그 영혼이 생각난다. 

Q. 하나님의 첫사랑을 경험한 순간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나는 모태신앙이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 영도중앙교회 출석할 때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기도하는데 그때 하나님께서 인격적으로 찾아오셨다. 새벽까지 회개의 기도를 했다. 눈물이 범벅이 돼서 그 짜릿한 경험을 잊을 수 없다. 새벽기도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내 몸이 너무 가볍고 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 진짜 하나님의 첫사랑을 경험했다.

Q.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과 후의 모습의 변화는?

주님을 만난 이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나는 항상 1대 1로 하나님 앞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속일 수 있어도 하나님은 속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변했다. 주님을 만난 이후로 변함없이 하나님 앞에 서 있으려고 노력한다.

나눔선교회 정경섭 선교사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 태양광으로 빛을 밝히는 사역을 하고 있다.
나눔선교회 정경섭 선교사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 태양광으로 빛을 밝히는 사역을 하고 있다.

Q. 가정에서 나의 모습은?

나는 가장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있다면 아내다. 사실 코로나 전까지 두 달에 세 번은 선교지에 나가야 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아내에게 가장 고맙다. 그런데도 아내는 불평 없이 기도로 사역을 도와주었다. 아내를 잘 살피지 못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1년 정도 집에 있다 보니 알게 된 것은 아내가 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지를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아내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돕고 있다. 내가 이렇게 깨닫기 전에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으로서 평균점수 이상은 된다고 생각했었다. 깨닫고 나니 한없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다.

Q. 최근 삶에 변화를 이끄는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을 볼 때마다 주신 가장 큰 은혜는 '복음전파'였다. 찬양 사역할 때도 그랬다. 시간만 나면 길거리에서 찬양했다. 그래서 코로나 19 이후 복음전파를 해야 할 선교지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복음전파와 선교를 가장 좋아하시는데 왜 길을 막으시는지를 기도하면서 고민했다. 그런데 선교를 가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주셨다. 선교지를 나가지 않고도 태양광 사역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했다. 작년 겨울부터 선교사님들에게 비대면을 통해 태양광 설치를 교육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태양광 설치를 컨트롤하고 가르쳐주게 됐다.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더 사역지에 다가갈 수 있는가 연구를 하게 되었다.

ㅣ사역의 시선

Q. 지금 맡고있는 일/사역을 소개한다면?

나눔선교회는 전 세계 오지에 태양광을 통해 교회 불을 밝히고 십자가를 세워주고 있다. 태양광 사역은 복음을 전하는 너무 좋은 도구다. 나는 처음에 찬양 사역을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로 2007년부터 혼자서 선교사역을 했다. 전기, 전자를 전공한 기술로 혼자 태양광 사역을 하는 중에 2011년에 태양광 사역을 함께 다녀온 목사님들이 은혜를 받았다. 태양광 전구로 밤에도 빛이 생겨 현지인들이 모일 수 있게 되고 교회가 마을의 중심이 되는 귀한 현장을 보고 온 목사님들의 도움으로 나눔선교회가 시작됐다.

태양광 사역을 한 지 15년인데 3년 전 부터 방향성을 주셨다. 태양광으로 사람들이 교회에 모이게 할 수 있지만, 현지인들을 말씀으로 세울 수는 없다. 현지 목사님이 현지인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오지에는 제대로 신학을 한 목사님이 없다. 생각나는 대로 설교하고 교회에 오지 않으면 저주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낮에 설교하고 밤에는 자녀가 아프면 주술사한테 가기도 한다. 현지 목사들님을 제대로 가르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그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통역을 세, 네번 거쳐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알리고자 하는 영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영어를 완벽하게 하면서 영성이 탁월한 사람을 강사로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셨다. 나눔선교회가 그런 분들을 모시고 현지 목사님들을 대상으로 1년에 몇 차례라도 말씀으로 성령으로 거듭나게 만들어주는 것이 큰 방향이다.

교회에 태양광 전구가 설치되자 기뻐하며 교회로 몰려드는 원주민들
교회에 태양광 전구가 설치되자 기뻐하며 교회로 몰려드는 원주민들

Q. 일/사역 가운데 감동,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감동은 너무 많지만, 특히 오지로 갈수록 태양광 사역은 더 감동적이다. 그들은 전기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원시 부족 그대로 사는 곳들도 많다. 처음 우리나라에 전기가 들어왔을 때도 흐린 백열등이 하나에 엄청난 감동이 있었다. 근데 우리가 해주는 것은 LED 전구다. 한국처럼 환하게 교회를 밝혀준다. 또 오지의 경우 전기가 있든 없든 십자가에 불을 켜지 않는다. 전기세와 설치비용이 감당이 안 돼서이다.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는 십자가를 설치하고 십자가에 불이 켜졌을 때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밤에 빛나고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행복해하는 것을 볼 때의 감동! 그 행복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사람들은 불이 켜진 날 새벽까지 춤추면서 기뻐한다. 제발 좀 집에 가라고 해도 빛이 있어 신기하니 안 갈려고 한다.

십자가에 불이 켜지고 전기가 들어오자 마을의 중심이 된 교회
십자가에 불이 켜지고 전기가 들어오자 마을의 중심이 된 교회

사역에서 기쁨만 아니라 어려움도 많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아프리카나 오지 쪽을 가면 시스템이 좋지 않아서 짐을 잃어버릴 것 같지만, 아니다. 미국에서 제일 짐을 많이 잃어버린다. 남미 정글이나 인디언 마을에 태양광을 설치하러 가기 위해서는 미국을 경유해서 가야 한다. 그런데 늘 미국에서 짐을 잃어버린다. 아이티 사역을 처음 갈 때 였다. 짐이 미국에서 안 온 것이다. 아이티의 더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일 년 내내 여름이고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서 온도를 재면 50도까지 올라가는 곳이다. 그런데 옷이 들어 있는 가방이 오지 않았다. 다행히 공구는 와서 사역을 할 수 있었지만, 사역 다음 날부터 몸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자기 몸에서는 냄새는 많이 나도 잘 맡지 못한다. 그런데 내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옷을 못 갈아입는데 지붕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태양광을 설치하다 보니 많은 땀이 흘렀다 말랐다 하며 썩은 냄새가 더욱 진동했다. 너무 힘들었다. 또 오지에 가면 음식과 위생이 힘들게 한다. 더러운 물과 씻지 않은, 흙 묻은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해서 삶아서 주는데 안 먹을 수 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선교지에 가서는 땀이 너무 많이 흘러서 지칠 대로 지치고 알지 못하는 이상한 음식을 먹어도 몸살 나지 않고 감기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찬물만 먹어도 배탈이 난다. 선교를 하나님께서 굉장히 기뻐하시는 것을 늘 느끼고 있다.    

태양광 설비를 직접 설치하는 정경섭 선교사
태양광 설비를 직접 설치하는 정경섭 선교사

Q. 일에서 지쳤을 때 에너지 충전요법은?

오지를 다니며 직접 태양광을 설치하다 보니 육신이 너무나 지치고 힘들다. 하지만 불이 켜졌을 때 현지인들의 감동과 기쁨을 볼 때, 감격의 예배 가운데 있을 때 완벽한 회복을 하게 된다. 독수리 날개 치는 새 힘을 얻게 된다.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돌아오면 아내와 자녀, 손주들이 있다. 충전할 필요가 없다

Q. 당신의 달란트를 소개한다면?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붙여주셨다. 지금 가지 것은 없어도 무슨 사역을 하려고 하고 추진하면 그 주위에 사람들이 다 있다. 그게 내 달란트다. 사람 좋아하는 것.

ㅣ생각의 시선

Q. 잠들기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랑으로 다가갈까. 어떤 도구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까. 한 영혼이라도 더 살리고 하나님 만나러 가고 싶다. 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Q,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책, 사람 등등)

고등학교 2학년,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났을 때 우리를 가르치셨던 이경석 집사님이다.  지금은 영도중앙교회 장로님이시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를 정말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았다.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것이 그분의 영향이다. 이경석 집사님 때문에 교회학교 선생님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초등학교 3학년 때 윤광년 선생님이 있다. 20대 중반 여자 선생님이셨다. 초등학교 3학년,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선생님이 나에게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하셨다. 아직도 잊지 못한다.

정경섭 선교사의 사역현장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아이들
정경섭 선교사의 사역현장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아이들

Q. 나에 대해 책을 쓴다면 머릿말에 남길말은?

'하나님의 사랑의 모양대로 나도 사람을 사랑하고 살았다' 그렇게 고백하고 싶다. 고린도전서 13장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다는 결론이듯 나도 그렇게 쓰고 싶다.

Q. 독자에게 권면과 도전의 한마디?

나는 복음전파에 대한 은혜를 일찍 주셔서 그렇게 산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50세까지는 그렇게 살지 못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상관없다. 영혼 구원, 복음전파를 1순위로 잡으면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하신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면 모든 것을 더 하신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능력을 주시고 나가서 전하라고 하셨다. 우리는 너무 교회 안에만 머물러있다. 세상으로 나가서 자신의 자리에서 삶으로 복음을 전하길 바란다. 본질은 영혼 구원이다. 

ㅣ세상의 시선

Q. 당신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은?

나는 지금이나 주님이 계신 2천 년 전 세상이나 동일하다고 본다. 소돔과 고모라 같다. 이런 세상을 무엇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그대로 두라고 하신다. 가리지를 뽑으려다가 알곡을 뽑게 된다. 내가 하나님과 1대1로 서게 되면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코람데오(하나님 앞에서) 된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땅에서 천국을 맛봐야 한다. 먼저는 가족들에게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교회 안에서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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