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과정 중 여덟 번의 항암주사와 암 투병을 이겨내
아이들이 많은 교회, 다음세대를 세우는 24년 된 청년교회
정직하고 진실한 목사다운 목사로 살아가길 원해

목회의 길을 걸어가던 중 암이 걸려 30cm가 넘는 복부 개복 수술과 여덟 번의 항암주사를 맞으며 투병생활을 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김주섭 목사를 지켜주셨다. 개척 당시 청년과 아이들이 주 인적 구성원이었고 그로인해 자연스럽게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세우는 일에 중점을 뒀다. 하나님께서 세밀하게 인도해주신 아산천호교회에서의 24년, 청년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김주섭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산천호교회 김주섭 목사
아산천호교회 김주섭 목사

ㅣ삶의 시선

가정, 하나님이 세우신 가장 중요한 공동체
대학교 2학년 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
암 투병에서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셔

Q. 당신의 삶을 어떤 드라마 장르인가요?

홈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가정은 하나님이 세우신 가장 중요한 공동체다. 가정이 확대되면 교회도 되고 국가도 되는 것이다. 가정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하나님의 최고의 계획이셨다. 가족 구성원 전체가 다 중요하지만 부부관계가 제일 중요하다. 아내와 남편이 행복한 부부관계가 되어야 가정 전체가 행복할 수 있다.

Q. 삶의 굴곡 중에 가장 행복했을 때와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어떤 순간이었는가?

대학 예비고사를 합격했을 때, 아내가 청혼을 받아 주었을 때, 큰 아들을 출산했을 때, 목회하면서 임직자를 세웠을 때, 청년들이 결혼하고 첫 아이 낳아서 유아세례 집례할 때가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학생 때 가난과 아버지의 투병으로 힘들었고 목회하면서는 암 투병 할 때가 힘들었다. 림프종 혈액암이라는 병에 걸리고 어머니는 담도암, 고모는 대장암, 한 달 간격으로 가족들이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Q. 힘들었던 나에게 사랑의 한 마디를 한다면?

어려운 과정 잘 견뎌냈으니 참 잘했다. 고생했다.

Q. 하나님의 첫사랑을 경험한 순간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했던 던 대학교 2학년 때, 세계복음화 대성회가 열렸던 여의도 광장 집회에서 내가 죄인임을 고백하며 통회, 자복하는 경험이 있었고 그 다음날 새벽집회에서 목발 짚고 온 아줌마가 중학생 아들과 함께 기도하다가 고침 받은 현장을 목도하고 나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Q. 당신의 삶에 개입하셨던 하나님의 일은 무엇인가?

30cm가 넘는 복부 개복 수술에 대장, 신장을 절제해내고 여덟 번의 항암주사에도 계속 자라던 암세포가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님의 기도 후 완전 사라지게 된 일인 것 같다.

ㅣ사역의 시선

개척 24년차인 청년교회 담임목사
장년보다 아이들이 많은 교회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세우는 교회

Q. 지금 맡고있는 사역과 기본 방향은 무엇인가?

1998년 6월에 개척하고 24년차를 맞는다. 가족 외에는 신자라곤 단 한명도 없는 상황에서 오늘까지 왔다.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이다. 개척과정 가운데 암 투병도 했고 힘든 건축과정으로 탈진 직전까지 갔지만 다시 일어섰고 중단하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성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역의 기본 방향과 지향 방향은 첫째는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세우는 일에 관심을 쏟는다. 우리교회는 근처 삼성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청년들과 어린이, 중고등부가 개척 초기의 중요한 인적 구성원이었다. 동네에서는 우리 교회를 '애들만 모이는 교회'라고 불렀다. 낮추어 부른 말이지만 지금은 '그 애들'이 청년은 사십대가 되었고 어린이와 중고등부는 청년들과 갓 결혼한 부부들이 되었다. 이들 중에 안수집사도 나오고 장로님도 세우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청년들과 어린이 중고등부에 집중하게 되었다. 방학이면 서울의 대학 박물관, 고궁, 남산 등으로 견학을 다녔다. 서울에 살 때보다 서울구경을 더 많이 다녔다. 다음세대를 신앙으로 세우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우리 교회에서는 여름성경학교를 작은 교회의 어린이들을 초청해서 연합으로 실시한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했지만 한 번 참여하는 교회는 매년 아이들과 교사들을 보낸다. 덕분에 신자들의 절반 정도가 어린이와 중고등부이고 청년들을 포함하면 절반이 넘는다. 장년보다 '아이들이 많은 교회'이다. 그만큼 미래가 있고 아이들 덕분에 행복한 교회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아산천호교회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아산천호교회

둘째는 개척한 다음 해부터 해마다 해외 단기선교팀을 꾸려서 보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도하라고 해도 입도 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선교지에 가서는 전도도 하고 봉사도 하고 열심히 한다. 한주간 동안 함께 먹고 자고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을 함께 극복해 가는 경험을 하면서 우리는 한 가족 우리는 한팀이라는 공동체성이 생긴다.

셋째는 말씀양육과 기도다. 탁월한 설교자는 아니라고 스스로 자평하지만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설교를 준비하고 말씀을 전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네 권의 설교집을 출판했고 올 해 두권이 더 출간된다. 새벽기도는 몸이 아파서 못나오거나 해외에 있지 않는 한 꼭 지킨다. 모든 목회자들이 다 그렇게 하는 것이라서 특별한 것도 아니지만 개척이후 지금까지 철칙으로 지켜오고 있다.

아산천호교회의 주일예배시간, 김주섭 목사
아산천호교회의 주일예배시간, 김주섭 목사

Q. 일에서 지쳤을 때 에너지 충전요법은?

잠을 충분히 잔다.

Q. 당신의 달란트를 소개한다면?

부드러운 성품 때문에 가끔 온유한 목사님이란 소리를 듣지만 실상은 성격이 급한 다혈질이다. 어려운 환경을 참아내는 인내심과 지구력은 있어 보인다.

Q. 내 모습의 어떤 것을 더 계발하고 어떤 것을 더 축소하고 싶은지? 

때로 심약한 모습이 있고 자신감이 결여되는 일이 있다.

Q. 인공지능 시대 앞으로 사역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 것 같은지?

정보능력은 확대되지만 인성이나 감성적인 부분은 오히려 부족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영상매체나 인터넷 사회관계망을 활용하는 사역으로 글로벌화 될 것 같다.

목양실에서 김주섭 목사가 말씀 준비 중에 있다.
목양실에서 김주섭 목사가 말씀 준비 중에 있다.

ㅣ생각의 시선

은퇴 후에도 뒷모습이 아름다운 목사가 되길
하나님이 선으로 여기시는 일을 선택 기준으로 삼아
모든 일에 세밀하게 인도해주신 하나님

Q. 잠들기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교회와 가족 건강과 은퇴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은퇴 정년이 7년 남았다. 요즘 잔병치례가 잦아 졌다. 통풍도 앓았고 혈당도 경계선 위에서 올랐다 내렸다 한다. 건강하게 사역을 정년까지 잘 마쳤으면 한다. 교회가 좀 더 덩치도 커지고 건강한 교회로 든든히 세워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후임 목사에게 맘껏 목회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교회를 물려주고 싶다.

은퇴 과정이 아름답질 못해 추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목회자들을 더러 보게 된다. 은퇴 이후에 뒷모습이 아름다운 목사가 되길 기도한다. 칭찬과 존경은 어렵더라도 욕먹는 목사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Q,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오래전에 읽은 책중에서 촬스 M 쉘돈의 '예수라면 어떻게 할것인가?'가 내게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존 비비어의 구원, 순종, 존중, 열정이란 책이 좋았다. 믿음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대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책이었다. 어렵지 않고 두껍지도 않아 평신도들에게도 적극 권장하는 책이다.

Q. 어떠한 일을 결정하거나 선택할 때 가장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하나님이 선으로 여기실까? 먼저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덕을 세우는 일인가? 생각한다. 내가 직접 해야할 일인가, 다른 사람들이 하도록 해야할 일인가, 함께 해야할 일인가를 생각하고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인가, 천천히 상황을 봐가며 조절해서 해야할 일인가를 늘 생각한다.

예배당에서 홀로 기도하고 있는 김주섭 목사
예배당에서 홀로 기도하고 있는 김주섭 목사

Q. 나에 대해 책을 쓴다면 머릿말에 남길말은?

매사 모든 일에 하나님이 세밀하게 인도하시고 도우셨다. 여기까지 인도하셨다.

ㅣ세상의 시선

존중, 배려, 사랑, 양보하는 세상이 되길
정직하고 진실한 진짜 목사로 보여지길 소망해

Q. 당신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은?

온갖 갈등과 분열, 부조리, 내로남불, 자기이해관계만 집중하는 것 같다. 인간의 죄성 때문이고 세상 종말의 악화 현상이다. 죄악이 관영한 노아시대와 방불하다.

Q. 변화했으면 하는 세상의 방향은?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양보하는, 가정 같고 천국 같은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그렇게 세상이 변화했으면 좋겠다.

Q. 세상의 눈으로 보았을 때 나의 모습은?

무명한 시골 목사 중의 한 사람이라고 보여지는 것 같다. 그리고 정직하고 진실한 진짜 목사다운 목사로 보여졌으면 좋겠다.

예배당 강단에서의 김주섭 목사
예배당 강단에서의 김주섭 목사

Q. 한가지 원하는 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 성경말씀을 정규과목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나라,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서로 머리 맞대고 좋은 나라 세우기 위해 화합하고 협력하는 나라, 대통령과 위정자들이 더 이상 국민들을 분열시키거나 힘들게 하지 않는 나라로 바꾸고 싶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