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표지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말씀의 바른 선포, 둘째, 성례의 바른 집행, 셋째, 권징의 바른 시행입니다. 오늘의 교회가 말씀의 바른 선포와 성례의 바른 집행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시행하고 있지만, 권징에 대해서는 관심도 식어졌고, 제대로 시행을 하지 않습니다. .
교회 치리는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치셨습니다. 바울도 그의 편지에서 초대교회는 치리를 실행하고 있었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베드로도 하나님께서 백성들에게 거룩하게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만일 교회가 치리를 하지 않는다면 교회의 순수성과 거룩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평택대학교 교수인 권평 박사는 “한국교회는 초기부터 엄격한 치리 전통을 고수했다. 당회의 치리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했습니다. 초기한국 교회는 치리를 통해 교회의 바탕을 다졌으며 높은 도덕적 순수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만한 도덕적 영향력을 사회에 끼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의 치리가 약해졌습니다. 교회 치리가 약해진 원인을 솔직하게 말한다면 교인 감소와 재정 손실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의 필요를 채워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없기 때문에 교회의 거룩성을 유지하게 하는 교회 치리를 포기했습니다.
교회 치리가 약해진 또 하나의 원인은 치리를 해도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치리를 받은 교인이 자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회로 옮겨버립니다. 심지어 치리를 받은 교인이 교회 법을 따르지 않고 세상 법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합니다. 교회가 그런 협박을 두려워 하기 때문에 치리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도 27년동안 목회를 하고 은퇴를 했지만, 단 한번도 치리를 해 본적이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신앙적으로나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들만 모인 교회라서 치리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목사가 교회의 순수성과 거룩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치리를 하지 못한 것입니다.
잘못을 하고도 회개하지 않는 교인을 치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목사의 알량한 비겁함 때문에 교회가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치리를 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교회의 거룩성을 지키지 못한 목사의 칙무유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가 보편화된 시대 속에서 교회 치리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치리가 있어야 성경을 따르는 참된 교회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목회자가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면 교회 치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텐데 인간적으로 목회하기 때문에 치리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교회 치리의 약화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가지고, 다시 치리를 회복한다면 교회는 거룩하게 될 것이며 지역사회에는 빛과 소금이 될 것입니다. 교인 감소와 재정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 내고 교회 치리를 회복하면 하나님께서 교회를 부흥하게 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