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houette of man running on beach during sunset
@출처=Unsplash

오래 전에 한 여자 분이 등록을 했습니다. 몸은 야위었고,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병색이 완연했습니다. 새가족 면담 시간에, 본인은 다른 교회 집사로 있다가 우리 교회로 옮겨 왔다고 했습니다.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는데 목소리에 힘이 없었습니다. 면담을 마치고 나가는 걸음걸이도 힘들어 보였습니다. 몇일이 지나서 가정에 심방을 갔습니다. 지나온 시간의 파란만장한 삶을 말로서 쏟아 내는데 듣고 있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전라도 신부가 경상도 신랑을 만나서 결혼을 했습니다. 드센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모진 시집살이를 견뎌내는 동안 몸과 마음이 다 상했습니다. 결국은 암이라는 병을 얻었습니다. 수술을 했고, 이어서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했는데 몇 년 뒤에 다시 재발을 했습니다.

처음에 암으로 투병할 때 교회를 찾았습니다. 병도 낫고 싶었고, 위로도 받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나갔던 교회는 작은 개쳑교회였습니다. 몇 년 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목회자가 하는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교인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목회자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견디다 못해 교회를 옮기기로 작정했습니다. 목사님에게 떠나겠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집사님이 우리 교회를 떠나면 죽는다”고 하더랍니다. 평소에 “목사는 축복권과 저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목사가 저주하는 말을 듣고 불안했습니다.

차라리 죽더라도 교회를 옮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 교회를 떠나 우리 교회에 등록을 했습니다. 제가 그 집사님에게 “목사가 저주를 했다고 해서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집사님을 저주하지 않습니다. 저주하는 말에 마음 쓰지 말고 행복하게 신앙생활하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오늘날도 “목사는 축복권과 저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교인들을 협박하는 목회자가 있습니다. 목사에게는 축복권과 저주권이 없습니다. 복과 저주는 목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결정하는 것인데, 어떻게 목사에게 축복권과 저주권이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목사들이 있습니다. 목사의 말이 하나님이 말씀이 아님에도 절대 복종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씀을 왜곡하여 협박합니다. 이런 목사들 때문에 교인들의 마음이 멍들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교인을 사랑하신다면, 목사도 교인을 사랑해야 하고, 하나님께서 교인을 용서한다면 목사도 교인을 용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목사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씀을 이용해서 교인을 협박한다면 그 교인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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