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서 한 프랜차이즈의 지사장이 되기까지
아내를 따라 출석하던 교회에서 장로가 되기까지
하나님이 이끄셨던 한 남자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아펜젤러감리교회를 섬기고 있는 정인수 장로입니다"

정인수 장로는 농협목우촌 또래오래치킨 강원충북지사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인수 장로는 농협목우촌 또래오래치킨 강원충북지사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ㅣ삶의 시선

Q. 하나님과의 첫 만남?

나는 교회란 곳을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지만 모태신앙인 아내와 결혼을 했다. 아내는 결혼 후에도 계속 신앙생활을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 원주로 이사 오게 되면서 우연히 아내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교회'란 곳을 가게 됐다. 그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1990년 1월 7일이었다. 아주 예쁘고 아담한 교회였는데 처음에는 ‘내가 교회를 다닐 수 있는 사람일까’ 줄곧 고민이 들었지만 성도님들께서 매번 나를 편안히 반겨주셨고, 현재는 돌아가신 당시 목사님의 말씀이 많이 와닿았다. 그런 교회의 모습을 통해 나도 신앙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마 그때가 하나님과의 첫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한 교회에서 31년째 즐겁게 신앙생활하고 있다.

Q. 하나님이 나를 간섭하셨을 때?

나는 원래 공무원이었다. 남들이 인정해 줄 정도로 열심히 했고 소위 잘나가는 공무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중 1994년, 공직을 떠나라는 아내의 권면을 받았다. 평소 나보다 믿음이 훨씬 좋은 아내였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웠다. 두 달 정도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리게 됐다. 마침 공무원을 하면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부분이 조금 어려워서 개인 회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때였다. 그곳에 가면 아이들 교육에 대한 걱정은 없겠다 생각하며 개인회사로 들어갔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았던 개인 회사 생활에서는 내가 공무원 출신이다 보니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그곳에서 1년 6개월 만에 나가게 되었고, 아내와 분식집을 할까 치킨집을 할까 고민하던 중 시작한 사업이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치킨집을 경영함과 동시에 프랜차이즈 회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시작했던 사업을 지금까지도 계속 경영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공직생활을 그만두게 된 것이 하나님께서 나를 간섭하셨을 때이자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느낀다.

현재 나이가 조금 있는 편인데도 회사를 경영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만약 공직생활을 계속했다면 벌써 퇴직해서 집에서 ‘방콕’ 했을 것 같다(웃음). 남들은 20년 하면 받을 수 있는 공무원 연금이 있는데, 왜 18년 만에 그만두냐고 물어본다. 그러나 나는 아쉽지 않다. 지금까지도 일하게 하시고 또 교회에서는 장로로 세우셔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역사, 부르심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무엇보다, 공직에 계속 있었다면 지금의 신앙 또한 없었을 것이다.

Q.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

하나님과의 첫 만남을 경험하고 난 뒤에, 목사님에 대한 맹종이 있었다. 순종을 넘어선 맹종이었다. 공직생활을 할 때 재직증명서나 인감 이런 것들을 교회가 요청하는 대로 들어줬던 적이 있다. 그러다 1997년 IMF가 왔고 우리 교회가 건축하는 과정에서의 부채가 드러나게 됐다. 그때 나는 교회 대출보증으로 인해 빨간 딱지(차압 딱지)도 받게 됐다. 교회의 부채 26억 정도 중 내 개인으로 선 보증이 3억 4천만 원 정도 되었던 것이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내가 가지고 있던 재산과 주택, 토지가 전부 경매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다.

다행히 그 당시에 한 권사님이 보증금 없는 월세집을 주셨다. 물론 월세가 밀려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그 후 오랜 기간 동안 힘들어하다가 여러 노력으로 2002년에 교회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조금씩 해결되어갔다. 하나님의 도우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300명 되던 교인들은 60명으로 줄어들었지만, 남아있는 나와 다른 집사님 권사님들이 끊임없는 기도로 교회를 지켜왔다. 그렇게 2002년, 교회가 다시 회복되었고 또한 그 순간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 긴 고통과 기다림 끝에 주시는 하나님의 행복이었다. 신용불량은 안 겪어본 사람이면 모른다. 회복했을 때 느꼈던 그 기쁨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아펜젤러감리교회에서 31년 동안 신앙생활 하고 있는 정인수 장로는 교회에 처음 온 날부터 지금까지 매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펜젤러감리교회에서 31년 동안 신앙생활 하고 있는 정인수 장로는 교회에 처음 온 날부터 지금까지 매주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ㅣ사역의 시선

Q. 지금은 어떤 일을 하는지?

나는 농협 목우촌에서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2004년부터 농협 목우촌의 강원도 충청북도 지사장을 맡고 있는데 현재 이 지역에 100여 개의 가맹점을 관리 운영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우리 회사는 배달 업종이라 코로나19 시대에도 큰 피해는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현재는 그저 유지되는 상태에 놓여있다. 남들은 배달 업종이라 호황을 누릴 것이라 추측하겠지만 그만큼 최근 배달 업종이 많이 늘어나기도 했고.. 줄지는 않고 유지만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 가운데 지금까지도 잘 이끌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Q. 지사장으로서 본인과 회사 자랑을 한다면?

'정직한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회사가 되자'는 것이 우리 농협 목우촌의 모토이다. 나는 가맹점을 개설하거나 이를 위하여 상담을 할 때 스스로 먼저 내가 교회의 장로임을 밝힌다.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그들에게 먼저 내가 크리스천임을 드러내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그것이 내가 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식이라 생각하며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 덕분인지 감사하게도 우리 지사는 전국에서도 상위권을 달리는 지사다.

"안녕하세요. 저는 농협목우촌 강원충북지사 지사장을 맡고 있는 정인수입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는 장로입니다."

Q. 사업을 운영하며 느낀 하나님의 역사가 있다면?

하나님의 역사가 대단하다고 느꼈던 게, 내가 부채 문제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보낸 후 2004년부터 시작한 사업에서 하나님은 놀랍도록 짧은 기간 안에 회복시켜주셨다. 3년 만에 100개의 가맹점을 개설하게 됐다. 눈코 뜰 새 없었다. 말 그대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축복을 받았다. 하나님은 우리가 받는 고통을 영원히 두지는 않으신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남들은 내게 어떻게 해서 회사를 그렇게 잘 키웠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고난 뒤에 오는 축복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이유 없는 고난을 주지는 않으시니 지금 받는 고통은 나중에 찾아올 하나님의 축복이다 생각하고 현재를 즐기자고 권면하기도 한다.

Q. 힘든 역경을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힘든 역경을 이겨내는 방법은 교회를 사랑하는 것과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기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믿는 우리들조차 역경이 왔을 때 자주 포기하곤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나도 처음에 많이 원망했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는 매일같이 원망하기도 했지만 믿음이 좋았던 아내가 나를 계속 새벽예배로 인도했고,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천번제를 드리며 교회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매일 밤마다 기도하고 교회 유아실에서 잠들고, 아침에 나와서 출근했다. 지금 보니 내가 역경을 이겨냈던 원동력이 바로 기도가 아닐까, 힘들어도 하나님과 교회를 떠나지 않는 게 역경을 이겨내는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님의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정인수 장로
하나님의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정인수 장로

ㅣ생각의 시선

Q. 선택의 순간에서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있다면?

우리 앞에는 수많은 결정과 선택의 순간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나보다 하나님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 선택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일까?’, ‘하나님이 좋아하실까?’를 고민하고 선택한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택이 될 것 같다.

나는 이번에 감리교 동부연회 남선교회 연합회장 후보로 나선 적이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상대 후보도 있었다. 그때 나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물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상대 후보와 경선을 해야 하면서까지 제가 되어야 합니까?’,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입니까?’ 많은 질문 끝에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단일화’였고, 그렇게 제안했다. 늘 추구해왔던 사랑을 생각하며 기도한 끝에 “네가 내려놓아라”라는 하나님의 응답을 선택하기로 마음먹고 과감히 양보했었다.

그때 하나님을 믿는 자는 먼저 기도해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랑과 화합을 몸소 행할 수 있던 기회였다. 내가 양보를 행함으로 우리 동부연회가 하나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지금도 후회는 없고, 앞으로도 이것이 내 모든 선택의 기준일 것이다.

Q. 예수님과 동행하며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교회의 장로로서 매일 새벽예배를 나가고 있는데, 새벽 4시 20분 즈음에 일어나면 그때부터 주님과의 동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사업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교회의 장로라고 밝힌다고 말했는데 그런 부분도 주님과의 동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내와 나는 부부 장로인데, 아내는 집에서 늘 기도와 성경 읽기를 통해 주님과 동행하고 있다. 그런 믿음 좋은 아내를 보며 도전을 받고 밖에 나가서는 나를 지키시는 하나님 한 분만 의지하고 동행하며 살아가고 있다.

Q. 믿음 좋은 인생의 동반자, 아내 자랑을 한다면?

나는 공무원만 했으면 순탄한 과정만 겪었을 것이다. 공무원을 그만두게 된 것도 아내 덕분이었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공직에 계속 있었다면 세상 사람들과 계속 어울리며 지내고 세상에서 얻고 차지하려고 애쓰면서 결국 예수 믿는 사람으로 살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의 기도가 그 이후 모든 과정 속에 늘 뒷받침 되어왔었고, 아내의 기도 덕분에 내가 장로도 됐고, 세상이 원하는 것을 끊게 됐다. 그런 과정들을 돌이켜보니 나와 37년간 함께한 인생의 동반자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정인수 장로는 교회 사역뿐 아니라 원주남지방 교회학교연합회 회장, 동부연회 교회연합회 회장, 동부연회 남선교회연합회 총무로 섬겼다.
정인수 장로는 교회 사역뿐 아니라 원주남지방 교회학교연합회 회장, 동부연회 교회연합회 회장, 동부연회 남선교회연합회 총무로 섬겼다.

ㅣ세상의 시선

Q.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

답하기 쉽지 않다(웃음). 안타까운 현실은, 어느 통계를 보니 기독교인에 대한 신뢰가 23퍼센트라고 한다. 가슴이 아팠다. 과거 내가 교회를 처음 나갔던 90년대를 생각해 보면 사회적으로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교회에 출석해 믿음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신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랑만 해도 모자란 시간인데,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모 아니면 도' 규정 지으며 서로를 배척하는 세상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한 명의 장로로서, 사랑으로 하나 되는 교회, 사랑으로 하나 되는 나라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서로 사랑하며 살면 좋지 않나. 서로 양보하고 내려놓으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세상을 늘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Q.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오직 너 하나님의 사람아 이것들을 피하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라” 디모데전서 6장 11절 말씀이다. 내가 감리교 동부연회 남선교회 연합회 총무로 섬길 때 이 말씀이 2년 동안의 주제이기도 했다. 하나님의 사람이 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인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이 말씀을 기준으로 삼고 늘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Q. 독자들에게 도전의 한마디를 전한다면?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6:33)

세상 사람 의지하지 말고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포기하지 않는 삶, 그러면서 하나님으로 채워지는 삶을 권면하고 싶다. 우리는 보통 내 것만을 위해 기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섬기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하고 그 후에 내가 바라는 것을 주님께 부탁하는 기도가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것을 요구하기보다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먼저 기도하고 살다 보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다.

정인수 장로는 오늘도 하나님의 지혜를 구한다. (원주시 아펜젤러감리교회 전경)
정인수 장로는 오늘도 하나님의 지혜를 구한다. (원주시 아펜젤러감리교회 전경)

"서로 사랑하며 살면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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