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나님의 왕국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메시지의 초점은 ‘하나님 나라’였다. 예수께서 귀신들을 쫓아내고서도 오히려 바알세불의 이름을 힘입어 그 일을 행했다고 비난받은 적이 있었다(마12:22-28). 예수께서는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마 12:28)고 대답하셨다. 귀신의 통치권이 종결되고 대신 하나님의 통치가 그들에게 실재(reality)가 되어서 나타났다는 뜻이다. 
예수님의 다른 치유사역 역시 메시야의 구원이 임하는 증거가 된다(마 11:45). 이 하나님의 왕국은 이미(already)와 아직(not yet)의 긴장과 조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의 구원과 치유와 축복을 통하여 ‘하나님의 왕국’은 이미 실재화 되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완성과 심판을 향하여 전진해 나아가고 있는 미래적인 면이 있다. 이와 같은 천국의 이중성이 하나님 나라의 특징이다. 

4. 예수님의 사역과 오순절 

예수님의 설교는 단순하였다.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 1:14-15)는 것이었다. 예수께서 요구하신 회개는 방향전환을 의미한다. 사탄과 죄의 통치아래 있던 백성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백성들이 되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될 때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다스림을 뜻한다. 그 하나님의 통치는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마음 속에 이루어질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희생적 제물로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서 하나님 나라의 왕이 되셨다. 하나님의 나라의 왕이 되신 그리스도를 믿는 백성들은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된다(요 3:16, 11:25-26). 사도 바울이 전한 복음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었다(고전 2:2, 행 17:8). 
기독교회의 탄생은 그리스도의 구속 성취를 목격한 사도들에 의하여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전도명령은 부활 후에 이루어졌다(마 28:18- 20). 복음전파의 결정적 계기는 오순절 성령강림이었다. 사도들에게는 증인으로서의 힘과 신념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님으로 교회에 돌아오셔서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건설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주셨다(행 1:6-8). 
오순절의 성령강림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구속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1) 신약의 교회는 성전과 회당에서 모였던 이스라엘 회중 중심의 색체를 탈피하였다. (2) 구약의 성전중심의 제사가 신약교회의 말씀중심의 예배로 대치되었다. (3) 하나님의 백성은 유대적 국수주의를 버리고 국제적이고 우주적이 되었다. (4) 안식일과 주일을 각각 예배드리는 날로 지키다가 서서히 예배의 날이 주일로 옮겨갔다. 
안식일이 주일로 바꾸어 지키게 된 데에는 분명한 신학적인 원리와 배경이 있다. 원래 안식일의 의미는 하나님의 완전한 창조를 기념함에 있었다(창 2:3).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타락은 그 아름다운 하나님의 피조세계를 저주받게 하였다.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게 되었고 아담은 땀을 흘리고 일을 해야만 살게 되었다(창 3:17-18). 아담과 하와만 더 이상 안식을 못하고 할 일이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도 일이 생기셨다. 타락한 세상을 간섭하셔서 창조를 보존하시고 죄를 제거시키는 일이 생기셨다. 원래 의미에 있어서 안식일은 없어지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께서 안식일 날 병을 고친다고 시비하는 유대신학자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 5:17)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의 구속 성취는 새 창조를 의미하므로 안식일이 주일날로 옮기어 지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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