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S뉴스 김영환 기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맞이한 두 번째 부활절.

지난해, 독일 종교개혁의 성지, 비텐베르크의 쓸쓸했던 모습만큼이나 올해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부활절 아침도 쓸쓸해 보였다.

독일 개신교회 최대 규모인 베를리너 돔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베를린의 인기 관광 명소이기도 한 교회 앞 광장엔 산책 나온 주민들의 모습만 간간이 보일 뿐이다.

이날, 부활절 현장 예배는 진행되지 않았다.

베를린 시내 중심에 위치한 또 다른 교회.

교회 정문에 붙은 안내문을 확인하기 위해 오가는 사람들뿐, 이곳 역시 고요하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의 동상만이 우두커니 서서 교회를 지키고 있다.

독일 정부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맞이한 부활절 풍경은 이처럼 참담하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 독일 연방 대통령

인내와 이성과 규율에 대한 모든 호소는 혹독한 시간 앞에 무뎌졌습니다 무력감과 좌절감이 퍼지고 건강 학교 직장 경제에 대한 걱정이 추가되었습니다 우리의 신뢰가 위기를 맞았습니다

부활절을 앞두고 영국발 변이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번 부활절은 최악의 시간이 되었다.

독일 각 지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초강력 비상조치를 발동했다. 부활절 연휴가 끝난 지난 6일부터는 저녁 9시 이후 외출이 제한되었고, 친척이나 지인의 가정 방문도 금지됐다.

부활절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시민들의 표정에서 허탈함이 묻어난다.

기디오 만조 / 베를린 시민

보시는 것처럼 햇빛은 환하게 빛나고 날씨는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곳이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부활절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보낸 독일.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독일 사회의 걱정은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