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신으로 설립한 대구의 문성병원에는 신분을 숨긴 신천지 교인이 직원으로 있었다. 그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 되면서 이후 병원은 코호트 격리를 당해야만 했다.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신천지에 속한 병원이라는 오해까지 사게 됐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성병원의 새로운 회복과 도약을 위해 고군분투중인 서기란 이사장을 만나봤다.

“저는 대구에 있는 의료법인 문성의료재단 문성병원의 이사장인 서기란이라고 합니다.”

문성병원의 이사장 서기란  목사가 인터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문성병원의 이사장 서기란 목사가 인터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ㅣ삶의 시선

우여곡절이 많았던 추리 모험 소설같은 인생
그의 관심은 언제나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이다
원초적으로 아픈 우리는 영혼과 육이 끊임없이 치료돼야 한다

Q. 이사장님의 삶을 책으로 비유한다면?

추리 모험 소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내 인생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만들어오신 여러가지 일들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모험을 하는 여정이었다. 또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내가 하나님의 섭리나 계획하심에 대해서 계속 질문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추리소설 같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관심사는?

나의 평소 생각이나 삶의 기반이 신앙적인 것이기 때문에 늘 관심사는 '하나님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나님이 뭘 원하실까?' 하는 방향의 생각들이다.

Q. 병원이 정말 많은 시대, 개인적인 소명의식이나 사명감은?

병원의 본질인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기본적인 사명이 되겠고 또 예수님의 사역도 치유 사역과 위로와 회복을 주시는 사역들이 항상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본질적인 사명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Q. 의료 치료와 예수님의 사역과 어떠한 연관관계가 있을까?

인간은 원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원초적으로 우리는 아픈 사람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인간은 영혼과 육이 끊임없이 치료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박수진 실장, 서기란 이사장, 김종철 병원장
왼쪽부터 박수진 실장, 서기란 이사장, 김종철 병원장

ㅣ사역의 시선

선친 (故)서문교 장로가 시작한 의료사업 주님 오실 때까지 전달되길
코로나19로 어려운 병원 운영에도 크고 작은 도움에 눈물 흘려
선친의 뜻 이어받아 새로운 의료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아갈 것

Q. 병원 사역을 시작한 계기는?

나의 선친인 (故)서문교 원장(장로)은 70여 년 전에 한의사로서 의료사업을 시작했다. 하나님께 받은 소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 병원이 대를 이어 내려왔다. 주님이 오실 때까지 이 일들이 그대로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Q. 코로나19로 어떤 어려운 일이 있었나?

작년에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신천지 교인이었던 직원 한 사람으로 인해서 정말 힘든 과정을 겪었다. 그 직원이 문성병원 11층 예배를 참석함으로써 병원 내 환자들과 직원들, 간병하시는 분들이 감염됐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많은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그 중에 오보도 있었다. 그 일로 지금도 문성병원이 신천지에 속한 병원이 아닌가 하는 오해들을 많이 하고 있다. 문성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에 속한 건강한 교회다. 지금 교회는 외부로 나갔고 남은 공간은 원목 사역, 기도 처소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Q. 어려운 가운데도 다양한 후원을 펼쳐온 이유는?

어려움을 당하는 것은 또 어려움을 당하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을 때가 없다. 도움이 절실한 분들에 대해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게 우리 입장이다. 그래서 최소한 우리가 ‘해야 되겠다’하는 부분들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밀알복지재단, 유엔난민기구, 유니세프, 노인장기요양협회, 기아대책, 월드비전,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후원하고 있고, 탈북민 지원사업을 비롯한 주변의 이웃을 돕는 역할들을 하고 있다.

성당시장 상인회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문성병원에 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보냈다.
성당시장 상인회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문성병원에 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보냈다.

Q. 문성병원이 어려울 때,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나?

우리가 굉장히 어려움 겪었을 때 병원 주위에서 대단한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가운데서도 마음으로 위로해 주시고 또 작은 것이지만 격려와 응원을 보낸 분들이 많았다. 전국 각지에서 마스크, 손소독제, 위생장갑, 방호복, 생필품 등의 지원 물품 및 응원 간식과 특별기부금을 보내주셨다. 특별히 병원 인근에 있는 성당 시장 상인회가 코로나19로 받은 지원을 문성병원에 되돌려 준 일이 있다.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에 눈물이 나고 감사했다. 평소 문성병원도 성당시장과 도움을 주고받았던 협력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 문성병원은 건강검진센터와 내과 진료를 재개하고 병원을 새롭게 꾸몄다.
지난 3월 문성병원은 건강검진센터와 내과 진료를 재개하고 병원을 새롭게 꾸몄다.

Q. 앞으로 방향과 계획은?

나는 의료인으로서 늘 새로운 것들을 개척하는 사명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생각한다. 나의 선친인 (故)서문교 원장(장로)도 한의사였지만 한방과 양방을 함께 치료하는 ‘협진’의 개척자였다. 젊은 시절부터 40여 년 동안 보건복지부와 연계해 여러 가지 연구와 사업을 진행했었고 지금은 노인 질환 등을 다루는 병원에서는 대부분 협진을 하고 있다. 또 신경계(뇌신경) 질환과 재활의학과를 함께 운영하는 부분도 문성병원이 처음 시작했다. 지금은 완전히 보편화 된 의료체계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전혀 새로운 의료 상황에 놓인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지혜나 통찰이 있으면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문성병원 설립자인 (故)서문교 원장이 쓴 성경구절 앞에서 서기란 이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문성병원 설립자인 (故)서문교 원장이 쓴 성경구절 앞에서 서기란 이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ㅣ생각의 시선

나의 가치관과 세계관 중심에 있는 '성경'
우리의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를 이루고 연결하는 것이 중요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하신 일들을 나누고 싶다"

Q. 요즘 매일 어떤 생각을 하나?

실제로 내 삶은 단순화되어 있다. 그래서 매일 '오늘 내가 하나님 앞에 내 마음을 털어내고 잠들어야 할 건 뭐가 있을까?’를 생각하고 평소 화났던 부분, 또 마음이 불편함이 있었던 부분들을 되도록이면 그날 밤에 다 털어내고 잠들려고 한다.

Q. 추천할 만한 책은?

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가장 귀한 책은 성경책이다. 왜냐하면 사춘기를 지나면서 가장 중요했던 세계관, 가치관 정립을 성경책으로부터 기인했기 때문이다. 성경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내 삶의 전반적인 가치관에 틀이 갖추어졌다.

서기란 이사장이 최근 읽고 있는 책[바벨론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소개하고 있다.
서기란 이사장이 최근 읽고 있는 책[바벨론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소개하고 있다.

또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이 ‘바벨론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이다. 이 책에는 “어둠이 깊을수록 우리의 작은 빛은 더욱 밝게 빛난다.”라는 내용이 있다. 또 “계속 이 시대를 탓하기만 할 것인가, 가짜 믿음으로는 끝까지 못 버틴다.”라는 내용도 있다. 우리의 발은 땅에 딛고 살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면서 살아야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연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 어두운 시기에 우리가 하나님의 정예병으로 설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되는 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어떠한 일을 결정하거나 선택할 때 가장 기준으로 삼는 것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가 나의 기준이다.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갈등과 고민이 없을 수 없지만 그럴 때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본다. 그리고 성경에서 예수님이 베풀었던 사랑과 은혜, 포용, 그것과 더불어서 예수님이 결코 놓치지 않으셨던 가치를 생각하며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만약 책을 쓴다면 어떤 주제로 쓸건가?

아직은 책을 쓴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다. 만약 책을 쓴다면 결국은 '내 삶에서 하나님이 하신 일들' 같은 것들에 대해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서기란 이사장이 병원 업무를 보고 있다.
서기란 이사장이 병원 업무를 보고 있다.

ㅣ세상의 시선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직, 정직, 정직! 정직한 세상으로 바뀌어지길!
코로나19 시대,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Q. 이사장님의 눈에 비친 세상 사람들의 모습은?

솔직히 말하면은 안타까운 마음들이 많다. 왜냐하면 아직 예수님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도 어렵고 힘든 일들 속에 점점 매몰되가는 분들이 보여서 그게 안타깝다. 그 분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전하고 싶다.

Q. 주변 이웃들은 이사장님을 어떻게 볼까?

‘예수 믿는 사람이다.’ 적어도 이건 알 것 같다. 최근 기독교인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 것도 사실인데 저는 예수 믿는 것을 의식적으로 감추지 않고 주변에 예수님 이야기를 전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래야지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에 듣든지 안 듣든지 예수님를 말하고 다닌다.

Q. 세상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과 이유가 있다면?

첫 번째는 정직이다. 정직하지 않음으로 너무나 문제들이 생긴다. 분열과 부패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출발점이 된다. 지금같은 세상에서는 허공에 대고 외치는 무의미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만 정직하자. 문성병원 첫 입사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되뇌는 말이다. “나도 정직하고 당신도 정직하고, 우리 모두 정직하자 ” 그래서  정말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정직해지는 거다. 

서기란 이사장이 직원에게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서기란 이사장이 직원에게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Q. 코로나19 혼란에 빠진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나?

이것도 하나님 손 안에 있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우리의 모든 열정이나 관심이 밖으로 뿜어져 나가기 보다는 각자 내면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19도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 거라는 생각을 한다.

Q. 끝으로 투데이N 독자에게 도전의 한마디는?

로마서 11장 36절에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라는 구절이 있다. 모든 것이 주님께로부터 시작됐고 또 우리가 그 분 손에 의해서 이 땅의 호흡을 하고 살다가 다시 우리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이를 기억하고  호흡이 있을 동안에, 숨 쉬는 순간마다 맡겨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는 여러분과 내가 되면 좋겠다. 

서기란 이사장이 확장과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꾸민 문성병원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서기란 이사장이 확장과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꾸민 문성병원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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