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한국교회에서도 장애인들을 섬기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보여왔지만, 장애인을 위한 교회학교 부서가 세워진 교회는 약 1%가 채 되지 않는다. 교회 안에서 장애인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까?
약 10년 전부터 순천북부교회는 발달장애인 교회학교 부서인 '소망부'를 개설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10년간 소망부 부장으로 섬겨온 김명순 권사를 만나보았다.

투데이N과 인터뷰 중인 김명순 권사
투데이N과 인터뷰 중인 김명순 권사

Q. 순천북부교회 소망부 소개

2011년 12월쯤 당시 담임목사님께서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으로 ‘소망부’(발달장애인 교회학교 부서)를 개설하고자 하셨다. 그래서 담당 교역자를 세우는 등 준비를 하게 됐다. 
2012년 3개월 동안 ‘한국장애인사역연구소’에서 주최하는 ‘장애인선교지도자세미나’ 참석과 전주안디옥교회 사례 탐방, 교사와 학생 모집 등을 거쳐 3월 첫 주에 교역자 외 교사 11명, 학생 4명이 함께 개설 예배를 드렸다. 그렇게 시작된 소망부는 올해 10년이 됐다. 교사와 학생 숫자는 매년 변동이 많지만 현재 교사 14명, 학생 18명이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Q. 소망부(발달장애인 교회학교 부서)를 개설하게 된 목적

자폐성 장애 등 발달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는 마음 놓고 예배를 드릴 수 없다. 비장애인과 함께 예배드리려고 하면 장애의 특성이 나타날 때가 있다. 그러다 보니 소위 ‘문제행동’으로 예배에 방해가 된다는 피해의식 속에서 부모도 자녀도 예배자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와 자녀 각자 예배에 집중하므로 ‘예배가 예배되게’하는 것을 돕기 위해 부서를 개설하게 됐다.

소망부 예배 시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찬양과 율동으로 시작한다. 특별한 게 있다면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축복해 주는 시간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소망부 예배 시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찬양과 율동으로 시작한다. 특별한 게 있다면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축복해 주는 시간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Q. 소망부 예배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예전에 들었던 김해용 목사님의 세미나에서 “소유하고 있지 아니하면 나누어 줄 수 없다”라는 말씀을 들었다. 내 안에 예수 생명 없이 교사의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디아코니아)을 바탕으로 경험과 지식을 더하고 기도해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잘 참아주고 견디며 함께 드리는 예배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이 하나 되어 함께 찬양과 율동으로 시작하고, 마음을 열기 위해 말씀을 애니메이션으로 보고 듣는다. 그리고 주제 말씀을 읽고 말씀 선포가 시작된다. 
특별한 게 있다면, 축복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함께 축복해 준다. “하나님의 사람 ~(이름), I Love You! God Bless You!”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도 다양하다. 교역자와 함께 교사 모두는 주제 말씀을 함께 읽고 묵상한다. 한 달에 한 주제를 반복해 듣고 묵상하며 마지막 주에는 함께 읽고 쓰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공과는 드라마 공과, 퍼즐 공과(공과 내용에 따라 직접 제작), 산책, 만화 공과 등 1:1 개인별 특성에 맞게 준비한다. 
또, ‘연결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연결학습은 생소할 수도 있는데 미술, 음악(악기 활용), 체조,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고 유능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이다.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인기가 많은 것은 ‘체험학습’이다. 자연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보고 느끼고 누려보는 시간이다. 그동안 월 1회 진행해왔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제험학습을 할 수 없는 게 아쉽다. 
지금은 유튜브와 줌을 통해 비대면으로 예배드리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가 "가정에서 자녀가 예배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몹시 안타까운 실정이다.

딸기 밭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소망부 학생들과 교사. 현재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딸기 밭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소망부 학생들과 교사. 현재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순천북부교회 소망부는 코로나19 이전에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했었다.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순천북부교회 소망부는 코로나19 이전에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했었다.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Q. 1년에 한 번 세미나 교육이 있다고 하던데?

매년 1월 발달장애인 선교 지도자 세미나가 한국장애인사역연구소와 전국장애인교회학교협의회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장애인 교회학교 목회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그 핵심은 장애인 교회학교 교사가 본받아야 할 멘토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발달장애로 지적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어떻게 예배를 드려야 하며 어떤 활동을 해야 공감대를 갖고 예배에 임할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음악, 미술, 체조, 복지 등 장애인 특성에 맞는 다양한 예배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 또 아이의 문제행동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교수와 현직 종사자. 사역자 등 전문가들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폐 학생과 잘~지내기’의 저자인 밀알학교 김형준 교사의 강의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문제행동을 함께 고민하며 공유하는 시간들은 발달장애인을 섬기는 교회학교 교사에게 정말 유익했다.
전체 세미나를 총괄하는 분은 한국장애인사역연구소 김해용 목사님이시다. 장애자녀를 둔 아빠로서 장애인의 삶 전반에 동행하는 체험을 통해 나누어주시는 실제적인 말씀 선포와 강의는 듣는 이들의 눈시울이 늘 뜨거워지게 한다. 연구진과 함께 직접 공과를 제작하고, 많은 저서로 장애인 교회학교 지도자와 목회자를 양성하며 미국, 호주 등 해외까지 진출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계신다.

발달장애인 선교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한 소망부 교사들 (코로나19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발달장애인 선교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한 소망부 교사들 (코로나19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Q. 그러면 장애인은 누가만드셨을까?

하나님은 장애인을 직접 만드셨다고 하셨다. 출애굽기 4장 11절을 보면,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누가 사람의 입을지었느냐 누가 말 못 하는 자나 못 듣는 자나 맹인이 되게 하였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장애인을 만드셨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요한복음 9장 1~3절을 보면, ‘예수께서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신지라 제자들이 물어 가로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까 자기이니이까 부모이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라고 말씀하셨다.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해 주고 있다. “장애인은 하나님이 직접 만드셨다”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만드셨다”라고 하셨다.
그럼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장애인은 고물일까? 보물일까?’ 고물과 보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차이점은 ‘효용’ 가치에 있다. 세상에 눈으로 보면 효용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천하 보다 귀한 한 생명을 이 땅에 보내실 때는 분명 예비하시고 계획하시고 태어나게 하심을 말씀해 주신 것처럼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1:27~29)”라는 말씀처럼 아무 육체로 자랑하지 못하게 하신다고 하셨다.
'장애인 선교 세미나' 중에서 장애인을 통하여 얻는 유익은 ‘연약함의 신비’라고 했다. 장애는 ‘특성’이며 ‘신비’이다. 신비는 ‘깨닫는 것’이다. 성경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속성을 깨닫는 것이다.
성경 속의 대명사가 ‘장애인’입니다. 세상에 보이는 것이 장애인의 모습이다.
나는 소망부 사역을 하면서 어느 순간 장애인의 특성을 보게 됐다. 그것이 나의 영적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영적인 무지함으로 한없이 회개 기도를 했다. 장애인 행동 하나하나가 나의 영적 모습임을 보는 순간이었다.

Q.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볼 때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3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장애는 ‘특성(Character)’이다. 하나님은 모두 다르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애는 ‘신비(Mystery)’이다. 신비는 깨닫는 것이다. 세 번째, 장애(障碍)는 ‘오래 사랑하는 것(長愛, Eternal love)’이다.

Q. 소망부 사역을 하면서 보람이 있다면?

변화되어 가는 학생의 모습 보면서 사람의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희생적인 사랑에 기초한 ‘섬김과 돌봄’(디아코니아)의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소망부 사역은 ‘관계 회복’이다. 하나님과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 학생과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 속에 서로 신뢰하며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소망부 사역은 ‘소통’이다. 발달장애는 소통이 어렵다. 관계 형성이 무척이나 어렵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을 위해서 끊임없이, 지속적인 인내와 사랑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장애는 느림이고, 오래 사랑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이다. 이렇게 소망부 사역은 하나님의 형상인 식구들을 보며 나의 영적 무지를 깨닫게 하는 하나님 나라 모형이고 은혜가 넘치는 영적인 힐링센터이기도 하다. 10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학생이 교사를, 부모가 교사를 점점 더 신뢰하며 믿고 따라주는 모습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많이 든다.

순천북부교회 소망부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함께 만든 사랑의 콘서트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순천북부교회 소망부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함께 만든 사랑의 콘서트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이전 사진) @출처=순천북부교회 소망부

Q. 교회 안에 소망부 사역(발달장애인)이 왜 중요한가?

예수님은 공생애 3년 반 동안 많은 장애인을 만났다. 말씀으로 ‘귀신 들린 자’에게서 귀신을 쫓아내고, 병든 자를 고쳐주고 복음을 전파하고 제자들을 교육하는 일을 하셨다.
누가복음 7장 22절을 보면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알리되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먹은 사람이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 나라를 미리 보여주신 것이다. 하나님 나라에 가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변형된다는 것을 예수님의 사역을 통해 실상으로 나타내 보여 주신 것이다.
교회는 무엇인가?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부분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이 세상에 있는 하나님 나라의 상징이다. 하나님 나라를 말하고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는 것이다.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되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정말 하나님 나라의 상징으로 역할을 다하려면 교회 중심부에 장애인의 역할과 사역이 분명히 나타나야 한다. 장애인이 장애를 더 이상 힘들고 죄 된 것으로 느끼지 않는 자유와 해방, 구원을 실제적으로 경험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교회는 어떤 연약한 사람도 품어주고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세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조역을 맡은 이들이 발달장애인과 동행하는 교사들이다. 장애인이 주역이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장애인들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도록 사용하신다. 장애인을 ‘섬기고 돌보는’ 교사들부터 장애인들을 통해 깨어지고 변화되기 때문이다.

Q.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발달장애인은 장애인이기 전에 우리와 함께 교회를 다니는 성도이고 친구이며 동역자이다. 모든 교인이 발달장애를 이해하고 장애에 대한 올바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예배와 부서 활동의 사회를 보시는 분과 설교를 하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용어는 모든 성도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장애우’가 아니라 ‘장애인’, ‘장애인’에 대응하는 표현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으로 교정해야 한다. 오래된 성경의 번역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장애인을 낮추고 얕잡아 부르는 비속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소경’이나 ‘맹인’은 ‘시각장애인’으로, ‘귀머거리’는 ‘청각장애인’으로, ‘벙어리’는 ‘언어장애’로, ‘불구’나 ‘앉은뱅이’는 ‘지체장애’로 고쳐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발달장애인과 인사를 나누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존재를 인식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보면 반갑게 웃으며 맞이하듯이, 발달장애 학생 각자의 특성에 맞게 친절하고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길 바란다. 이런 작은 마음이 교회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 학생들과 가족의 지지자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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