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소모임 금지 등 정부의 제재로 인해 교회 사역과 전도 활동이 극도로 위축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대구만민교회는 17년 동안 한결같이 무료 급식을 이어오고 있다. 한끼 식사를 해결하고자 교회를 찾는 이웃들을 위해서 무료 급식에서 도시락 나눔으로 방법을 바꿔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대구만민교회 김종대 목사를 만났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 김종대 목사가 교회 로비에서 인사하고 있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 김종대 목사가 교회 로비에서 인사하고 있다.

Q. 대구만민교회 무료급식이 시작된 계기는?

대구만민교회는 지난 2005년 5월에 로뎀무료급식을 시작했다. 교회 전도대인 화요 전도대원들이 지역 사회에 나아가 복음을 전하면서 교회 주변에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구만민교회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복음과 함께 필요한 것들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곧 교회는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국수를 삶아 나누기 시작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 봉사자가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 봉사자가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Q. 로뎀무료급식의 ‘로뎀’의 의미는?

열왕기상 18~19장에 엘리야가 에세벨의 유혹과 박해로 로뎀 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간구했던 내용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천사가 엘리야에게 힘과 격려를 해줬다. 또 빵 한덩어리와 물 한 병을 건네주었다. 이에 엘리아가 엄청난 힘을 얻게 되고 격려와 힐링을 얻고 새로운 사역들을 힘차게 감당했다. 이러한 내용을 본받아 로뎀무료급식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우리가 섬기는 식사대접을 통해 이 지역 어려운 분들이 교회에 오셔서 참 조그마한 것이지만 힘을 얻고 또 격려가 되고 또 새로운 어떤 용기를 얻게 된다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무료 급식을 시작하였고 이름도 로뎀이라 붙였다. 지역 사회에 어려운 분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가 교회 앞 주차장에서 사랑의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가 교회 앞 주차장에서 사랑의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Q. 로뎀무료급식에서 ‘사랑의 도시락’으로 섬김 방법을 바꾼 이유는?

대구만민교회는 지금까지 17여 년 동안 로뎀무료급식 사역을 해오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특히 작년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정부의 제재로 무료 급식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시대가 어려울 때에 어려운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힘들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게 됐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교회 안에서는 식사를 못하지만 작은 사랑의 도시락이라도 만들어서 이웃 주민들을 계속 섬기자’하는 그런 자세로 도시락을  나누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다.

대구만민교회 내부를 방역하고 있다. @출처=대구만민교회 홈페이지
대구만민교회 내부를 방역하고 있다. @출처=대구만민교회 홈페이지

Q. ‘사랑의 도시락’ 사역에 대한 지자체의 걱정이나 우려가 있었나?

달서구와 대구시 관계자들은 “참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지자체가 해야 될 일들을 교회가 감당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걱정보다는 오히려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앞서 코로나19 가 갑자기 확산됐을 때 대구만민교회는 선제적으로 방역 활동을 펼쳤다. 결국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교회 식당 운영은 어렵게 됐다. 교회 식당에서 운영하던 로뎀무료급식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 사역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사랑의 도시락’이라는 지혜를 발휘했다. 기존처럼 대구만민교회 봉사자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정성껏 도시락을 준비하고 교회 식당이 아닌 각자의 집에 가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면서도 이 사역을 계속해 나갈 수 있었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가 교회 앞 주차장에서 사랑의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4월 20일 대구만민교회가 교회 앞 주차장에서 사랑의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Q. ‘사랑의 도시락’을 받는 분들의 반응은?

‘집에서 먹는 밥보다 더 정말 맛있다.’라고 자주 얘기해 주신다. 로뎀무료급식은 집에서 먹던 집밥식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있고 봉사자들은 이 도시락이 자신의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식자재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면서 도시락을 만들어가고 있다. 거기다가 예수님의 사랑이 함께 들어가 있으니 이웃들의 반응들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서 사랑의 도시락을 찾는 이웃들이 점점 늘고 있다.

Q. 무료 급식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무료 급식을 진행하면서 참 많은 어려움들이 순간순간 있었지만 그럼도 불구하고 힘을 얻을 수 있던 아주 중요한 계기 가운데 한 가지가 있다. 식사 때마다 자가용을 타고 깨끗한 수트를 입고 찾아오는 노신사가 전해준 말 때문이다.

“혼자 밥을 먹는 것이 너무 힘들었는데 교회에서 이렇게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 여기서 함께 식사하는 것 자체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이러한 말을 통해 물질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적 상황 가운데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여기에 오시는 분들도 계시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로뎀무료급식 사역을 하면서 이웃들의 감사 인사로 봉사자들도 큰 격려가 되었고 또 계속적으로 새로운 힘을 얻고 이를 통해 사역을 전개하고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주변에서 이 사역을 돕기 위한 따뜻한 손길도 있었다. 어떤 날은 한 정육점에서 쇠고기를 몇 근을 갖다 주기도 하고 쌀을 주거나 남 모르게 기부하신 분도 있다. 또 교회 주변 병원에서도 한달에 한번씩 도시락 나눔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만민교회의 전도용 물티슈
대구만민교회의 전도용 물티슈

Q. 지역에서 대구만민교회의 역할과 앞으로 계획은?

지금은 코로나로 운영이 어렵지만 대구만민교회 나브리 카페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금은 지역 사회와 대구만민교회의 다음 세대들 위하여 장학금으로 전액을 사용하고 있다. 또 각 전도회에서는 화요일과 주일에 지역사회에 나가서 길거리 청소를 펼치며 이 지역을 거룩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기도도 드리고 있다. 어쨌든 이 지역 사회를 거룩한 하나님의 도성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대구만민교회는 주님이 오시는 그날까지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든 사역들을 계속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 온 성도들이 로뎀무료급식 사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아울러 지역을 섬기는 다양한 사역들을 감당해 나갈 것이다.

Q. 코로나19로 지친 성도들에게 위로의 한마디는?

“코로나19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 성도 여러분 수고가 많습니다. 어떻게든 힘내시고 주눅들지 마시고 이 지역 사회를 주도해 나가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힘내십시오! 감사합니다.”

CT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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