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 (이사야 40:8)

제가 자주 경험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새로 만나는 사람이나 새신자들 앞에서 제가 휴대폰을 꺼내들었을 때의 반응들입니다. 저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소위 말하는 ‘폴더형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이걸 2G폰이라고도 말하는데요, ‘010’을 쓰지 않는 번호를 저는 지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개 이렇게 질문합니다. “010이 아닌데 전화가 가능한가요?” 그러면 제가 대답합니다. “아직도 수십만 명 사용하고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럼 두 번째 질문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럼 목사님 카톡은 어떻게 하시나요?”. “스마트폰이 없기 때문에 저는 pc 버전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반응들이 좀 갈리는데요. 제가 들어본 가장 긍정적인 답변은 이거였습니다. “목사님이야말로 진짜 영성이 있는 진짜 목사님이네요!”. 물론 휴대폰과 영성의 관계성은 제가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 어르신께서는 저를 보수의 아이콘 정도로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또 제가 만난 어떤 사장님은요, 휴대폰 번호 바꾸지 않고 25년 이상 쓰신 분은 신뢰할 만하다 하고 저를 따라 교회에 나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왜 시대를 따라가지 않느냐’, ‘왜 쓸데없이 전파를 낭비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처럼 느끼게 하느냐’ 이러면서 오히려 저를 질타하신 선배도 계십니다.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을 만나면요, 제 휴대폰을 보고 마치 원시인을 바라보듯 그러면서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저를 좋아해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거 아날로그 아니고 디지털이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제 휴대폰이 통화가 가능하다고 계속 사용하겠다 할지라도 시대가 바뀌고 기술은 변화합니다. 언젠가는 제가 쓰고 있는 휴대폰, 결국은 못 쓸 날이 올 것이라고 저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교회를 생각해 봅니다. 기술은 분명히 발전하고 변화하는데 교회에 대한 시각도 이와 비슷하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있나?’, ‘21세기에 성경을 진리라고 믿는 사람이 아직도 있나?’.
여러분, 이런 질타 가운데 우리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요. 최소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변화한다 할지라도 변하지 않는 것, 바로 하나님의 말씀 곧 진리를 따르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진리를 세상 가운데 증거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기술은 바뀔지라도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진리를 증거하고 전파하는 한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통해 이 땅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진리이신 주의 말씀 붙잡고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저는 스스로 이런 별명을 지어봤습니다. 이러한 사명 감당하는 우리에게 꼭 있어야 하는 것, 세상을 향한 투지.
저는 그런 투지(2G)의 목사가 되겠습니다.
글 ㅣ 김선일 목사(소양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