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가족 구성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2020년 10월에 발표된 ‘코로나 전후 가족 시간 비교’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일주일 평균 7.76시간이었다. 혼자 살고 있는 남녀는 주 4.49시간, 가족과 동거를 하고 있는 경우는 주 9.68시간을 가족과 보냈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남녀는 코로나19 이후 가족과의 시간에 대해 '늘었다'는 56.9%, '줄었다'는 2.9%로 응답했다. 반대로 혼자 사는 사람은 가족과의 시간에 대해 '줄었다(49.5%)', '늘었다(15.4%)'로 답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가족과 동거하는 경우에는 가족과의 시간이 4.49시간 증가했고, 혼자 살고 있을 때는 3.27시간 감소한 셈이다. 

가족과의 시간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사람 중 59.4%는 '가족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부정적이란 응답은 9.8%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우울, 불안, 외로움 등으로 정신건강을 위협받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은 수입 감소와 해고 등 경제적 문제와 맞물리면서 가정불화나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 확대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혼이 증가했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실제로 미국·영국 등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혼율이 늘면서 코로나19(Covid19)와 이혼(Divorce)을 합친 ‘코비 디보스(Covidivorce)’라는 신조어가 쓰이고 있을 정도다.

특히 코로나19는 가정주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가정주부의 경우 남편과 자녀들이 출근이나 등교를 한 후 나름의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 후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주부의 가사 일은 계속 연장이 되고 있으며, 맞벌이 부부의 경우도 누군가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합의되어진 집안일의 균형이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자녀는 중요한 시험이나 개학이 미루어지면서 성적과 진로에 대한 불안 등으로 인해 예민해지면서 생각하지도 못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제한된 환경은 가족들 사이에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어 이전보다 갈등의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안의 하나로 교회는 그동안 잊고 있던 가정예배의 의미를 재조명하며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온라인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는 안동교회 성도 가족
온라인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는 안동교회 성도 가족

지금은 80을 넘긴 부모세대는 가정예배를 중요시 하였다. 필자의 부모도 가정예배를 고집했다. 특히 가정예배 시 할머니의 긴 기도는 자녀들이 가정예배를 싫어하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 세대에게 가정예배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 매일 혹은 한 주일에 한번 가정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는 부모와 학생인 자녀들이 매일 가정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특히 자녀들이 학교를 졸업 한 이후에는 집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정예배는 거의 잊혀진 지난 세대의 유산에 불과했다.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풍조가 만연되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모임을 가질 기회가 감소되고 있는 현실은 교회로 하여금 침체에 빠진 영성훈련을 위한 대안으로 그동안 잊혀진 가정예배를 주목하게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부모의 신앙을 더 강화시키고 부모와 자녀 간의 신앙계승에 그동안 손 놓고 있던 것들을 고민하게 한 결과 가정예배를 실행에 옮기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교회의 여러 사역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 잊고 있던 사역을 발굴하여 상황에 맞게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유익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는 부모와 자녀들에게 가정에서의 예배를 통해 자녀의 신앙을 점검하고, 부모의 신앙을 전승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배 시간과 모임을 통해 받은 은혜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감소되고 있는 지금, 가정예배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은혜를 간증함으로써 부모와 자녀 사이의 믿음이 성장하고 서로의 신앙적 유대를 견고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정기적으로 드리는 가정예배는 그동안 외면했던 가정의 여러 문제와 가족 구성원의 고민들을 알게 하며, 가정이 겪고 있는 어려운 문제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함으로써 가족들이 사랑과 말씀으로 하나될 수 있는 기회가 되게 한다. 더욱이 가정예배는 자녀의 신앙교육에 매우 유용하며, 부모는 자녀들을 축복하고 격려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매주 성도 가정에 공급할 가정예배 컨텐츠를 촬영하고 있는 필자(김승학 목사)
매주 성도 가정에 공급할 가정예배 컨텐츠를 촬영하고 있는 필자(김승학 목사)

그동안 전혀 가정예배를 드리지 않다가 처음으로 예배를 시작하는 가정은 쑥스럽고 어색할 도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극복하고 나면 이전에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은혜와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가정예배를 시작할 때 반드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모여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모두 함께 모이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다보면 가정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날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고, 결국 가정예배를 포기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가족 구성원들도 가정예배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예배시간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정예배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가족이 순번을 정해 인도자, 기도자, 성경봉독자, 특송자를 정하고, 가족 중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정예배 시간은 각 가정에 맞게 정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에 쫓기듯 서둘러 마침으로써 가정예배가 형식에 치우치는 인상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안동교회는 2020년 7월부터 가정예배를 포함한 매일묵상일기쓰기를 통해 온 가족이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일 한 페이지 분량의 묵상원고와 영상을 교회 홈페이지에 올려 읽고 참여하면서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묵상일기를 써 교회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하였다. 매일묵상일기쓰기에 참여한 성도들은 자신의 묵상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함께 은혜를 나누는 일에 동참했다. 교회는 매일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있도록 예배 순서지를 만들어 새벽기도회 시간에 홈페이지에 탑재함으로써 온 가족이 순서지를 사용하여 가정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 30분 분량의 가정예배는 찬송, 본문, 주제성구, 설교내용, 본문 질문, 기도, 본문 해설, 주기도문의 순서로 진행된다. 또한 나눔을 위한 질문과 기도문까지 자녀들을 포함하고 있어 온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구성됐다. 교회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잃어버린 가정예배를 회복해야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과감한 시도를 감행했던 것이다. 안동교회는 코로나19 이후 예배당에 나오지 못하는 교인들의 신앙을 독려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로 가정예배를 강조한 것이다. 

매주 가정예배 영상을 제공하면서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매주 가정예배 영상을 제공하면서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더욱이 안동교회는 2021년에 접어들면서 매주 목요일마다 개선(upgrade)된 온라인 가정예배를 추진하였다. 예배를 위해 정해진 시간과 형식을 지켜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시작하여 30분 동안 온라인으로 온 가족이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다. 준비과정으로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를 목적으로 목요가정예배의 이름(Title)과 가정예배 사행시를 공모하였는데, 많은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관심의 정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우선 목요가정예배의 공식 이름 공모에는 19명이 총 34개 이름이 출품되었는데, 최종 목요 홈드림 가정예배로 확정되었다. 홈드림 가정예배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대신 가정(홈, Home)에서 온 가족이 진심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이며, 2) 우리 가정(홈, Home)을 통째로 하나님께 드리는(드림) 예배이며, 3) 우리 가정(홈, Home)이 갖고 있는 꿈(드림, Dream)을 하나님께 바치는 예배라는 의미다. 또한 가정예배의 의미를 담은 사행시를 58명이 68개 작품에 공모한 결과 순위가 결정되었다. 공동 1위는 3명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 가정예배 드릴 시간이에요!
정: 정말 다 모였나요? 
예: 예수님을 만날 시간이에요! 
배: 배에 힘을 주고 찬송가를 높이 불러요! 

가: 가가호호
정: 정성모아 
예: 예수님만 
배: 배우자 

가: 가정예배 시간은
정: 정말 행복한 시간 
예: 예수님을 만나서 
배: 배부른 시간 

많은 가정의 관심과 기도로 시작한 온라인 목요 홈드림 가정예배는 삶의 근간이 되는 가정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가운데 상처 입은 가정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꿈꾸고 있다. 예배순서로는 우선 그날 설교 주제와 관계가 있는 찬송가나 CCM으로 찬송하고, 가정에서 부모가 대표로 기도하며, 자녀들이 그날 본문을 읽고 난 후에 가족창을 부른다. 가족창은 몇 주 전부터 신청을 받아 준비하게 하고, 가정에서 녹화한 가족창을 교회에 전달하여 목요 홈드림 가정예배 편집할 때 사용하였다. 가족창이 끝난 후 8분 내외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주제는 삶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하되,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설교를 마친 후 2가지 기도제목으로 합심기도를 하는데, 첫째 합심기도는 설교 내용을 생각하며 기도제목을 찾아 기도하고, 둘째는 가정의 기도제목을 갖고 합심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 후 부모가 자녀들의 머리에 손을 얻고 축복기도를 하는 순서가 있는데, 교회에서 준비한 축복기도문을 부모들이 사용할 수도 있고, 부모들이 소원하는 제목으로 축복기도를 할 수 있다. 이후 다시 찬양하고 주의 기도를 예배를 마친다. 그리고 공모하여 당선된 사행시를 매주 다르게 예배에 참여한 온 가정이 함께 읽음으로써 가정예배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 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포응하면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축복합니다’라고 말하며 모든 순서를 마친다. 온라인 목요 홈드림 가정예배는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가족 구성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예배, 기도,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를 나누고 용서, 격려와 칭찬을 통해 서로가 하나 되는 귀한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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