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 모두를 주님께로 인도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과 한국성결교회연합회 대표회장직을 충실히 감당하며 “좋은 목사가 되기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들었다.”라고 고백하는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담임목사를 만나본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가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가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삶의 시선

의대 대신 신학교를 선택해
부모님께 실망을 드렸지만
가족 모두가 예수님을 믿게 된 ’은혜의 삶’

Q. 신앙인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과정

나는 전라북도 진안에서 태어났다. 우리 일가친척 중에 아무도 예수님을 믿거나 교회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교육열이 높으셨던 부모님 덕에 전주로 전학 한 것이 중학교 2학년 때였는데 그때 배정된 학교가 신흥중학교라고 미션 스쿨이었다. 부모님은 열심히 공부하는 걸 기대했겠지만 열심히 공부도 하면서 친구 따라서 중 학교 3학년부터 교회를 다니게 되어 열심히 신앙생활 하다가 고등학교 때 소명을 받았다. 부모님은 의과대학에 가기를 원하셨는데 내가 신학대학을 가게 되니까 굉장히 실망하셔서 집에서 나가라고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서울신학대학교에 장학금 받고 다닐 수 있었고 그 사이에 부모님을 비롯해서 모든 가족들이 다 예수님을 믿게 됐다. 그래서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다 구원하는 그런 귀한 역사를 이루셨고 우리 삼 형제가 다 목사님이 됐다. 그리고 우리 누나, 여동생도 권사님이고 그들 남편도 장로님이다. 아버지께서도 잘 믿다가 하늘나라 가셨고 어머니는 권사님으로 믿음 생활을 잘 이어가고 계신다.

Q. 예수님이 개입하셨던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모든 게 다 은혜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은혜의 손길이 늘 함께해 왔다. 특별히 변화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특별하게 사람들을 통해서 도와주시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 신학교도 다닐 수 없는 형편에서 그 당시에 전주성교회 이대준 목사님이 용돈을 보내주셨고 학비는 장학금을 받아서 해결되어 공부 할 수 있었다. 또 전방에서 군목 생활 할 때도 이상수 전도사님이라는 분이 동두천에서 전방까지 와서 같이 동행해 주면서 사역을 잘 감당할 수가 있었다. 미국에 가서 유학을 할 때도 미국교회가 내가 사역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후에 네쉬빌 있는 갈보리교회를 개척하기도 했다. 공부하면서 목회까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런 일들이 삶의 고비 고비마다 너무 많이 있었다. 그래서 한두 가지 말할 수가 없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한국에 와서 교수 생활을 할 때도 중앙교회 담임목사 올 생각도 못 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에 부르셨다. 나는 이제까지 어디에 이력서를 낸 적이 없고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유학시절 섬겼던 미국교회는 나사렛교회인데 성도가 2천 명쯤 되고 주로 백인들이 모이는 교회였다. 그 교회 목사님 설교가 은혜스럽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교회에 두어 번 갔는데 너무 은혜를 많이 받았다. 발코니에서 울고 가고 울고 가고 그러니까 담임 목사님이 안내위원을 통해서 내 전화번호 받아두라고 하셔서 나한테 전화하셨다. 밀라드 리드라는 목사님인데. 그래서 그분 전화를 받고 만나러 갔는데 나를 소개하라고 해서 한국에서 유학 온 밴더빌트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 목사인데 교회 예배가 참 은혜스러워서 교인으로 다니려고 생각하고 왔다고 그랬더니 “우리 교회에서 외국인 국제사역과 기도 사역하는 담당 목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그 교회 스텝이 되서 3년 정도 지나니 한국인 성도들도 모이게 됐고 100여 명 정도의 성도들이 기초가 돼서 미국 교회를 구입해 갈보리교회를 개척하게 됐다.

서울기독청년연합회 홀리위크 미니스트리가 주관한 집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한기채 목사(2019년)
서울기독청년연합회 홀리위크 미니스트리가 주관한 집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한기채 목사(2019년)

Q. 목사님의 가정을 소개한다면?

나는 비교적 일찍 결혼했다. 그래서 군목 생활할 때 전방에서 두 아이를 낳았다. 아들, 딸이 2살, 4살 때 미국 유학을 갔다. 그때 정말 가진 것도 없이 이민 가방 9개를 가지고 미국 네쉬빌공항에 떨어져서 “정말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하나님이 인도해 주세요”라고 무릎 꿇고 기도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하나님이 도와주셔서 귀한 분들을 만났고 공부만 하는 게 아니고 목회까지 하게 된 거였다. 아이들이 그 곳에서 5학년, 4학년이 됐을 때 서울신학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왔는데 금방 교수가 되진 않았다. 그래서 한 2년 동안 아이들이 생활하기도 어려웠고 한국 적응에도 굉장한 어려움이 있었다. 미국에서 6, 7년 지내서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다시 가서 우리 큰아이는 코넬 대학을 마치고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근무하다가 트위터에서 일을 하면서 콜롬비아 대학에서 MBA를 했고 작년에 ‘버저’라는 기업을 창업을 했다. ‘버저’는 모든 스포츠를 그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2021년에 세계의 혁신적인 기업 50위 안에 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월스트리트 저널에도 단독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우리 딸은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결혼해서 아들 하나와 딸 하나가 있다. 하나님이 축복을 많이 해주셨다.

ㅣ사역의 시선

안전한 예배 환경 만들기 매뉴얼 제작
CTS와 순교지 별 영상 제작 중
“나의 사역은 너무 익사이팅하다”

Q. 총회장으로서의 1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이전에는 총회장 되면 많은 행사 때문에 굉장히 바빴을 텐데 나는 바쁘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보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때문에 바쁘지 않고 그래서 꼭 필요한 일, 해야 하는 일, 그동안 계획한 것을 차분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우선 코로나19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안전한 예배 환경 만들기 매뉴얼’을 만들었다. 50쪽 정도 되는 매뉴얼을 청와대 국무총리님에게 전달하면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예배하면서 방역할 수 있도록 맡겨 달라.”, “우리는 이걸 가지고 메뉴얼로 또 인증제를 실시하면서 스스로 하겠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그게 기초가 돼서 정부와 한교총이 협의할 때 사용한 자료가 됐다. 또 무엇보다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100일 정오 기도를 했다. 그렇게 하면서도 우리 교단에 필요한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를 만들어서 거의 완성 단계에 왔다. 또 내가 한국성결교회연합회 대표회장인데 ‘목회 윤리 규정’을 만들고 있다. ‘목회자들은 이렇게 이렇게 살면서 이런 사역을 이렇게 하겠습니다.’하는 선언적인 이야기가 거기 들어있다. 또 교회 재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회 개척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교회 가운데 가능성 있는 교회를 집중적으로 도와서 재활성화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회를 이전 해주기도 하고 리모델링을 해주기도 하고 구입해주기도 하는 식으로 총회장 중점 사업비 전액을 이 사업을 위해 들였다. 우리 교단 국내 선교위원회에서 매칭을 해서 11개 교회를 그렇게 세우는 일을 했다. 
도시와 농촌교회가 서로 자매결연을 맺어서 도농 상생 목회를 시도하고 있다. 농촌교회도 도시교회에 해줄 수 있는 게 있고, 도시교회도 농촌교회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리고 사실 농촌교회가 도시교회의 모판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도 전라북도 진안군에 있는 옥토교회하고 같이 자매결연을 맺어서 그 마을에 필요한 트랙터도 사드렸고 그곳에서 많이 생산하는 고추장을 사다가 먹기도 했다. 나중에 옥토교회 아이들에게 서울 구경도 시켜줄 예정이고 우리교회 청년들이 진안에 가서 농촌 봉사활동도 할 계획이다.

한국교회총연합 주최 3.1운동 102주년 기념예배에 참여한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
한국교회총연합 주최 3.1운동 102주년 기념예배에 참여한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

내가 총회장에 선출됐을 때에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에서 헌신예배를 드렸다. 헌신하면서 총회장 임기를 시작하자는 각오로 총회설립 114주년에 맞춰 농촌에서 근속하신 분들 114분을 초대 했다. 그분들게 양복을 한 번씩 다 선물 해드렸고 그때 발견한 사실은 아무리 농어촌이라도 20년 이상 근속을 하면 교회도 자립하고 또 그 마을에서 목사님과 그 교회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회로 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지 농어촌교회 목회자들도 오랜 시간 동안 사역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6.25 때 우리 교단의 순교자가 제일 많았다. 특히 집단 순교지가 많다. 그래서 그걸 지금 CTS기독교TV에 의뢰해서 순교지 별 영상을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고 그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교단에서 100주년 이상 된 교회들의 동판을 만들어서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우리 교단에서 100년 이상 된 교회는 36개다. 그 교회들은 한국 교회적으로도 많은 기여를 했다. 특별히 역사박물관을 서울신학대학에 만들어서 그동안의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고 전시하고 또 연구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Q. 중앙성결교회에서의 지난 17년

원래 나는 신학교에서 후진들을 양성하는 사역에 평생을 바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중앙교회가 좀 어려움이 있어 담임목회자를 거의 1년 동안 모시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나도 우리 교단의 모교회인 중앙교회를 위해 많이 기도했는데 생각지 않게 이 교회에서 나를 만장일치로 청빙했다. 3개월 동안 사양을 했는데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기도한 후 인도하심이 있어서 이곳에 오게 됐다. 처음에는 교회의 어려움을 수습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교회가 서로 화합하게 되어 이제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 참 모범적인 교회가 됐다. 사실 총회장으로 섬기게 된 것도 교단 모교회의 역할을 해야 했기에 좀 걸맞지 않은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성도들과 함께 김장 나눔에 참여한 한기채 목사(코로나 이전)
성도들과 함께 김장 나눔에 참여한 한기채 목사(코로나 이전)

Q. 많은 사역에 지칠 때 어떤 마음으로 영적, 육체적 피로를 회복하는지?

솔직히 지치고 힘들 때가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냥 힘 나오는 대로 일하기 때문이다. 내가 규칙적으로 하는 건 걷는 거다. 걷는 운동 좀 많이 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한다. 편안하게 사역을 하려고 하고 힘들게 하는 건 없다. 감당할 수 있는 정도만 한다. 그리고 필요하면 조금 휴식을 갖는데 가능하면 여행을 한다. 앉아서 책도 좀 읽고 바쁘게 다니지 않는다.

예배에서 세례를 베푸는 한기채 목사(코로나 이전)
예배에서 세례를 베푸는 한기채 목사(코로나 이전)

Q. 기억에 남는 사역 이야기

우리 교회는 역사만큼이나 굉장히 귀한 분들이 많다. 성도들의 성경일독을 위해 교회 설립 110주년 기념 성경을 만들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교회에 오시지 못하다가 오래간만에 교회에 오신 성도님 한 분이 집에서 매일 성경 한 장씩 읽으면서 성경책 페이지 마다 만 원씩을 넣어서 “목사님, 어디 좋은데 쓰시라”라고 가지고 오셨다. 하지만 차마 쓸 수가 없어서 그냥 보관해 뒀다. 또 이름을 밝히기 원하지 않는 어떤 분은 1억씩 세 번 헌금을 가져온 분도 계시는데 그 돈으로 선교사님의 딸들에게 장학금을 지금해달라고 하셨다. 또 어떤 분은 예수 믿고부터 지금까지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으시면서 새벽기도 때마다 매일 3만 원씩 헌금하신다. 그분의 부인께서 소천하셨을 때 보험금이 나왔는데 내가 진행하던 CTS 7000 미라클에 출연하셔서 나한테 5천만 원을 주시며 “목사님, 진행하다가 어려운 사람들 많이 볼 거 아닙니까?. 그때 그냥 원하는 대로 주세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이번에 교회에서 미얀마에 1,600만 원의 헌금을 보냈는데 그중에 1천만 원을 헌금하시면서 “난민들에게 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던 분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이야기가 너무 많다. 그래서 내가 사역을 하면서 힘드는 걸 못 느끼는 거다. 왜냐하면 너무 익사이팅하기 때문이다.

CTS기독교TV에 나온 한기채 목사의 설교를 통해 회심하게 된 이정훈 교수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CTS기독교TV에 나온 한기채 목사의 설교를 통해 회심하게 된 이정훈 교수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ㅣ생각의 시선

좋은 목사가 되기 위해 시작한
좋은 습관 만들기 훈련
“습관이 바뀌어야 삶이 달라진다”

Q. ‘나에게 이런 게 더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나는 부족한 게 너무 많다. 그렇지만 내 스스로 항상 자족하는 사람이다. 내 슬로건이 ‘있다고 교만하지 않고, 없다고 비굴하지 않고’이다.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다 주셨다. 필요한 것들은 동역자들을 통해서 채움 받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일을 하면서 균형을 맞추기도 하고 또 다른 분에게 위임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뭘 더 갖고 싶은 건 하나도 없다. 지금 있는 것 그 자체를 가지고 섬기면서 서로 조화롭게 하려고 한다. 우리 교회 목회도 팀 목회 형태다. 다른 목사님들은 정말 찬양을 잘한다. 그러니까 나는 잘 못해도 같이 다 어울려서 하기 때문에 “나도 찬양 잘하고 싶다.”라는 그런 마음이 없다. 

Q. 의사 결정이나 삶에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있다면?

성도들 통해서 많이 배운다. 또 실수하시는 분들을 통해서는 나를 많이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런 잘못 안 하나?”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데 특히 성경의 가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궁극적인 가치는 ‘그의 나라와 그 일을 구하는 그 일’이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이 모든 것들은 그것을 위해서 쓰이고 나누고 또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한다. 나는 기독교 윤리학을 전공했는데 그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좋은 습관을 드리려고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훈련 했다. 그리고 좋은 성품,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나 관계를 잘 가져가는 측면에서 너무 무리하지 않게 일들을 진행해 나가려고 노력한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역 자체가 행복하고 잘 진행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신학교에 입학 해보니 정말 전국적으로 존경할 만한 친구들이 다 왔더라. 나만 제일 부족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저는 의대 가게 놔두고 이 친구들 쓰시지 왜 저까지 이렇게 부르셨어요? 집에서 쫓겨나가지고 제가 공부를 다 마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라고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나한테 신학교 1학년 때 말씀하신 게 “좋은 목사 되려면 좋은 습관 가져야 한다.”였다. 그래서 그때 10가지 습관을 계획했다. 그 내요은 ‘하루에 1시간 이상 기도하기’, ‘하루에 성경 10장 이상 읽기’, ‘하루에 책 100페이지 이상 독서하기’, ‘영어 단어 10개 이상 외우기’, ‘영어 성경구절 한 구절 이상 외우기’ 등이었다. 이 10가지를 매일 체크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긍정적으로 말하는 습관 들이기’ 등의 또 다른 습관을 집어넣었다. 그러면서 이전에 좋지 않은 것들을 몰아내고 좋은 습관을 몸에 배이게 했다.
책도 많이 읽었다. 책 읽기 습관은 일찍 들여서 책을 많이 읽다 보니까 지금 내가 총회장 하면서도 올해 책 네 권을 썼다. 영어공부도 습관을 들여 영어사전을 다 외워버렸더니 미국 선생님 수업이 다 들렸다. 그래서 나는 습관이 참 무섭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순간적으로 회심도 하고 주님을 믿기도 하지만 결국 습관이 바뀌어야 삶이 달라진다.

CTS 투데이N 피플 인터뷰 중인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CTS 투데이N 피플 인터뷰 중인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Q. 인생을 되돌아보는 책을 쓴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은가?

내가 지금까지 35권정도 책을 썼는데 마지막에 써야 되는 것은 회개하는 책이라고 본다. 내가 뭔가 부족했던 거, 잘못했던 거, 실수했던 거, 또 남한테 상처줬던 거, 하나님 앞에 해결해야 될 것을 앞서가신 분들 고백록처럼 참회록 쓰듯이 그렇게 써야하지 않겠나. 그런데 그 모든 게 은혜 기록일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하시고, 또 다시 기회 주시고, 또 채워서 쓰시는 거. 책으로 못쓰더라도 마지막에는 그런 고백을 하게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ㅣ세상의 시선

코로나19로 인해 손해난 것만큼
배우고 변화하는 기회 되야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회복될 것"

Q. 인공지능과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대. 앞으로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뭐 사람 살아가는 건 똑같다. 그런데 다만 코로나19를 그냥 보내서는 안 되고 손해 난 것만큼 많은 걸 배우는 기회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19는 앞으로 올 10년의 변화를 짧은 격변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게 했다. 그래서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고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고 또 코로나 이후를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는 왜 생겼나? 인간의 탐욕이 낳은 거다. 탐욕을 타고 다니고. 그 인간을 숙주로 해서 돌아다니는 건데. 우리가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노력을 해야 될 거다. 그래서 적게 소비하고도 행복할 수 있는 단순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훈련을 해야 될 거고 자연과 생태계,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목회도, 또 우리의 삶도 좀 바뀌어야 코로나19에 우리가 손해만 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다.

CTS 투데이N 피플 인터뷰 중인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CTS 투데이N 피플 인터뷰 중인 기성 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Q. 작년 이맘때 매체를 통해 ‘한국교회가 회개해야 할 7가지 죄악’에 대해 말한 바가 있다. 그 내용과 앞으로의 실천과제가 있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회개하는 거다. 스스로 돌이키면서 잘못 살아왔던 것들을 회개해야 되는데 나는 우리 한국 교회가 다시금 새로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7가지를 회개해야 된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과거 영성 신학자들이나 고전에 이야기 하는 것들이 있지만 나는 현대적으로 우리 한국교회를 봤을 때 우선 ‘영적 남용’이 심각하다. 사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단적인 성향이 있는 교회들이 확산되는 경향이 있었다. 영적으로 영력도 힘인데 교인들에게 남용하는 거다. 또 ‘공적인 것의 사유화’가 있다. 하나님 교회의 공적인 것을 사유화해서 개인이 이익을 취하는 경향들이 있었다. 또 ‘친목 과다 신드롬’이 있다. 너무 행사가 많았다. 믿는 사람들끼리 그냥 우리끼리 모인다. 전도하는 모임이 아니다. 코로나19로 교단 행사들을 못 하게 되니까 예산도 절약되고 꼭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송사 신드롬’도 회개해야한다. 교회 안에 너무 소송이 많다. 부끄러울 정도다. 그리고 ‘무례한 기독교’임을 회개해야한다. 우리 한국 교회에 독단적인 우월의식을 갖고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그런 것들을 철저하게 회개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2021년 4월 8일 거행된 제114년차 성결인대회 및 목사안수식에서 신임목사들에게 첫 축도를 받고있는 한기채 목사
2021년 4월 8일 거행된 제114년차 성결인대회 및 목사안수식에서 신임목사들에게 첫 축도를 받고있는 한기채 목사

Q. 코로나19 속 한국교회 성도들과 한국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우리가 교회에 모이고. 또 서로 사귐도 가지고 그래야 좋겠는데, 방역도 해야 하기 때문에 모이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어디서든지 믿음 생활을 할 수 있다. 교회에 모이지 못할 때는 있는 자리에서 내가 교회가 돼야 한다. 사실은 내가 교회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그래서 원래 교회는 가정교회다. 그래서 오히려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이런 기회에 좀 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하는 영성이 있는가 하면 홀로 있음의 영성이 있다. 지금이 혼자 하나님 앞에 스스로 말씀도 읽고 기도하고 하면서 개인적인 관계를 하나님과 더 깊이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훈련을 쌓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사실 한국 교인들을 위해서 기도하면 이런 음성이 계속 들린다.

“믿는 자를 보겠느냐? 너희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내가 기도한다.”

예수님의 마음이 그런 마음이다. 지금까지 믿음 생활을 했지 않나? 그러니 한 번 그 믿음을 실제적으로 이번 기회에 적용해서 발휘해 봤으면 한다. 나도 위해서 계속 기도한다. 그래서 이 기간에 그 믿음이 역사하는 걸 좀 보여 주고 또 삶에서 그렇게 살아내면서 오히려 지금까지 받은 은혜를 통해서 승리하는 좋은 소식들을 생활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바람이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성도들의 여러 가지 환경은 안 좋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말씀 읽고 또 생활 속에서,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삼는다면 우리 한국교회가 더 질적으로 단단해지고 더 바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본다. 그래서 절대로 이번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말고 우리 가정이, 또 내 믿음 생활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면 다른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회복되리라 나는 이렇게 믿는다.
한국기독교가 사람들에게 좀 신뢰를 잃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소금 역할을 하고, 빛 역할을 해야 되는데 원래 복음이 우리에게 가르쳐준바 대로 우리가 살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신앙인들도 같은 인간으로서 부정(不正)하기 때문에 그런 면들이 있다. 그러나 크리스천들은 회개하고 또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도 얻기 때문에 우리 모습만 보고 실망하지 말고 또 우리도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한국 교회가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한국 사회나 또 어려운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우리 교단의 헌혈 운동처럼 사회봉사나 돕는 운동도 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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