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세대 간 단절된 교육의 모습
신앙전수는 세대통합 속에서 이뤄져

한 아이의 신앙성숙 위해 강력한 신앙 공동체 필요

혜성교회 전세대가 함께 모여 예배 드리고 있다. @출처=혜성교회
혜성교회 전세대가 함께 모여 예배 드리고 있다. @출처=혜성교회

한국교회 주일 풍경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가족이 교회에 도착하면 부모는 봉사를 위해 찬양대 혹은 교육부서로 이동한다. 첫째, 둘째, 셋째 등은 각 부서에 가거나 맡겨진다. 흩어진 아이들은 교육을 담당하는 사역자와 교사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주일마다 가족의 해체를 경험했다.

이것이 한국 교회교육의 모습이다. 곧 세대 간 단절 교육의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가족의 공통경험이 사라진다. 부모가 자녀세대에게 신앙을 이야기할 공간과 시간이 없어졌다. 아이들은 학교 교육처럼 또래 아이들끼리 모여서 교육활동을 한다. 부서별 예배, 부서별 공과, 부서별 활동을 한다. 그러면서 세대 간 이어져야 할 전통과 가치가 전달되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오랫동안 다음세대교육에 관한 주제는 교회교육의 전문성 확보였다. 사역자의 전문성, 교사의 전문성을 강조해 왔다. 공과와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했다. 교육의 문제는 곧 교회교육의 문제라고 여겼다. 

이 모습은 마치 한국 공립교육과 닮은 꼴이다. 초등-중등-고등 과정별은 물론 학년별 만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신앙전수는 세대통합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이들을 분리해서 교육하고 있는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학년별 분리교육도 따져봐야 한다. 학년 통합교육의 유익이 크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어른이 다음세대를 교육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교육부에만 그 역할을 맡긴다는 점이다. 아이에게 신앙의 문화, 가치가 전수되는 것은 공동의 신앙 경험에서다. 그렇기에 교육부서에서 아이들을 잘 양육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재정과 인적 지원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교회 전체가 다음세대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교회 전체가 공동체적으로 교육하는 것인가? 생각의 전환을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교회의 어른들은 다름 아닌 부모이다. 자녀를 교육하는 부모들이 모인 곳이 교회이다. 그 부모들이 자녀를 함께 교육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다음세대교육은 교회의 핵심적 사역이라는 것이다. 주변부가 아니다. 다음세대가 사라지면 교회 공동체도 소멸한다. 

이런 생각으로 다음세대교육을 전환하면 모든 교회의 경험이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받는 것은 교육부서의 교육활동만이 아니다. 교회의 어른들이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 교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교회 어른들이 보여주는 삶의 모습, 교회에서 어른들이 소통하고 결정하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 이것을 문화, 풍토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신앙에서 공동체 중요성을 제임스 데비이슨 헌터는 피터 버거의 말을 인용하여 설명한다. “한 사람의 신앙적 신뢰성은 이 신앙을 강화하는 특정한 사회 조건에 달려있는데, 강하고 응집력 있는 신앙을 위해서는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감싸주는 강력한 제도가 필요하다"

내가 자란 교회 문화, 풍토를 떠올려 보자. 어른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했는가? 어른들은 지역사회에 어떻게 참여했는가? 어른들은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가? 어른들은 무엇에 신앙의 우선순위를 두었는가? 어른들은 의사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가? 어른들은 교제와 나눔을 어떻게 실천했는가? 이 모든 것이 공동체 교육이라는 것이다. 만약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도인다움의 공동체를 경험했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 익숙함 속에서 신앙인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제 세대 간 단절된 교육이 아닌 세대 통합적 교육, 그리고 온 교회의 공동체적 교육으로 바꿔가야 한다. 

장한섭 교장(이야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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