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가 자녀교육의 1주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그 의미는 무엇일까? 부모가 자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일까? 부모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일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자녀양육의 책임과 권리가 부모에게 있다고 정의할 수 있다. 성경에서 말한대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녀양육에 대해서는 철저히 부모가 중심이다.
한국 사회는 위탁교육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공부는 학교와 학원에 맡긴다. 그리고 부모는 성적만 확인한다. 더 위험한 것은 배우는 내용을 살피지 않는다. 아이들의 가치관과 내면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가에는 관심이 없다. 또 신앙은 교회에 맡긴다. 교회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치는가를 알려하지 않는다. 그보다 아이들이 교회에서 배운 것으로 신앙교육이 충분한지 내적 대화를 하지 않는다. 부모가 하는 역할은 보내는 뒷바라지에 열심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멈춘다.
네덜란드 개혁주의 부모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그들은 유아세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유아세례는 언약자손인 자녀를 언약백성 되도록 기르겠다는 부모의 약속으로 이해한다. 하나님과 공동체, 그리고 자녀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먼저 가정에서 신앙을 교육한다. 교회 공동체에서의 신앙교육도 중요하게 여기고, 기독교자유(대안)학교에 입학시켜 성경적 가치관이 형성되도록 돕는다. 이 모든 것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부모가 한다. 부모가 혼자 할 수 없는 영역은 교회, 학교와 협력한다는 생각이다.
이야기학교를 하면서 많은 부모를 상담했다. 부모 중에 학교 설명을 듣고 난 후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학교 교육은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아이 선택에 따라야 할 것 같아요.” 부모는 자기 결정을 아이에게 넘기면서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부모가 기독교교육을 하고자 하고, ‘그 학교’의 교육철학이 부모의 철학과 비슷하다면 부모가 결정해야 한다. 물론 아이의 의견을 수렴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부모의 이런 입장을 달리 생각해 보자.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공립학교를 보내지 않을 것인가?”,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부모가 학원을 선택해서 보내지 않을 것인가?” 더 심한 경우 대학 전공도 부모가 결정하지 않는가? 부모는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자녀양육에 관한 하나님의 명령에 정직하게 반응해야 한다.
자녀교육의 주체로 잘 서 있는 부모의 특성이 있다. 첫째, 아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둘째, 학교에서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셋째, 학교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학교 방침에 따르되 부족한 부분을 부모가 보완하려 한다. 넷째, 아이의 모습에 대해 학교의 협력을 구하되 부모가 책임지려는 태도가 있다.
요즘에는 부모의 동의 없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 때문에 부모가 원하지 않으면 교사도 내버려 둔다. 이웃도 그냥 지나친다. 내 아이가 아니기에, 내가 간섭하다 어려운 일을 당할 수 있기에 그렇다. 이런 환경에서 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성경은 명확히 말한다. 부모의 자녀교육에 있어서 1차적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말이다. 부모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녀로 길러야 한다. 조부모가 책임지지 않는다. 이웃이 책임지지 않는다. 교사가 책임지지 않는다. 부모가 하나님 앞에서 답해야 한다.
장한섭 교장(이야기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