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장교회와 포항의료나눔봉사단의 기도와 헌신으로
경북 포항시 죽장면 무의촌에 설립된 '죽장한의원'
"영혼 구원을 이뤄내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은 인구 2천여 명의 작은 마을이다. 시골마을의 특성상 고령화율이 높고 가사리, 감곡리 등 23개의 리가 뿔뿔이 흩어져 있어 의료 혜택을 제공받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지역 상황을 놓고 늘 기도하며 고민하던 죽장교회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 시골교회로서는 큰 금액인 1억 원을 지역 섬김을 위해 내놓으며 교회 설립 100주년 기념 한의원 설립에 힘을 기울였고 마침내 지난 3월, 지역주민들의 꿈이었던 의료기관 유치를 위한 선교의료센터가 교회앞 주차창 부지에 건립하게 되었고 고령화로 인한 만성 환자들이 주로 찾으시는 '한의원'을 유치하게 되었다. 이후 죽장교회가 2억 5천만 원, 포항의료나눔봉사단을 통해 5천여만 원, 대략 3억 원에 가까운 설립 기금이 충당됐고 이제는 더 효과적인 마을 의료 사역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죽장한의원 유치의 주역들을 만나봤다.

[인터뷰1. 죽장교회 박태호 담임목사]

죽장교회 박태호 담임목사
죽장교회 박태호 담임목사

Q. 죽장교회 소개

죽장교회는 사도행전 9장 31절 말씀을 토대로 건전하고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이며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 교회 표어를 감사와 감사 나눔의 해로 정했고 마태복음 10장 8절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라는 말씀을 실천하고자 한다.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 위치한 죽장교회와 죽장한의원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 위치한 죽장교회와 죽장한의원

Q. '죽장한의원'을 유치하게 된 계기

몇 년 전부터 교회에서는 100주년에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하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로는 아프리카 지역에 우물을 파주는 것 혹은 학교를 세워주는 것 등을 막연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떤 사업을 하는 것이 좋을까 계속 고민하던 중 몸도 불편한 어르신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서 꼬박 하루를 써서 병원에 다녀오시는 상황을 바라보게 됐다. 이후 무의촌 지역인 이 죽장면에 병원이 하나 건립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교의료센터를 건축하고 한의원을 유치하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Q. 한의원 개원으로 인해 달라진 것과 주민들의 반응

죽장이라는 지역의 인구는 3,000명이 안되지만 23개 리로 구성돼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 소재지까지 나오기 위해서도 차를 타야 하고, 포항 시내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차를 타야 한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분들의 시간과 체력 소모가 너무 심했었다. 하지만 죽장한의원이 생김으로 인해서 멀리까지 차를 타고 나가서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에 대해서 너무 기뻐하고 감사해하신다.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새마을로3599번길 3-11에 위치한 죽장한의원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새마을로3599번길 3-11에 위치한 죽장한의원

Q. '죽장한의원'을 통해 바라는 것

하나님께서 세우신 선교의료센터 내 '죽장한의원'이 지역민들과 잘 어우러져서, 우리에게 병원이 필요할 때는 병원에서 우리를 도와주고 병원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우리가 다시 병원에 도움을 주며 서로 상생해 나갈 수 있는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병원이 되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교회에서도 병원과 이웃을 열심히 섬기며 주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인터뷰2. 포항의료나눔봉사단 안상구 단장]

포항의료나눔봉사단 안상구 단장
포항의료나눔봉사단 안상구 단장

Q. 의료 선교 사업의 비전과 생각

선린병원에서 근무하던 중에 경북 의료 선교 훈련원 과정을 거치고 경영에 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의료 선교에 뜻을 품게 되었다. 선린병원에서 여러 가지 굴곡이 있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병원을 나오게 되었고, '앞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의료선교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하며 고민을 하며 2013년에 의료선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지역 사회에 보건소는 있지만 보건소만으로는 완벽하게 의료를 충당할 수 없다. 그래서 각 지역 사회의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해나가는 것을 목표로 의료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탈북민들과 장애인, 노숙인, 미혼모,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소년소녀 가장 등을 대상으로 진료를 해오고 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 진료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의료 구급 키트를 만들어 보급해 주고, 소수의 인원이 직접 왕진을 가서 진료를 해주는 방식으로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역들을 하는 가운데 인적인 부분은 우리 봉사단 단원들의 귀한 재능 기부로 잘 충족이 되고 있지만 물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런 재정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싹삼 붕어빵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붕어빵 사역은 의료 나눔 봉사단 자금 마련뿐만 아니라 탈북민과 이주노동자, 학교 밖 청소년들, 미혼모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그들을 세상과 연결해 준다는 의미에서 '더브릿지 플러스'라는 사회적 자활기업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

선한이웃 '죽장교회, 죽장한의원'
선한이웃 '죽장교회, 죽장한의원'

Q. 죽장한의원의 사회환원 시스템

한의원을 세우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장한의원이 병원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의원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비용 외에는 온전히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된다. 그런 방식을 통해 죽장한의원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주인 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발생한 초과수익을 통해 어떻게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구상한 아이디어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응급 구조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골든타임 케이스'라는 것을 만들어서 어르신들이 응급 상황에 처했을 때 '골든타임 케이스'를 확인하여 어르신께 맞는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건강강좌를 계획하고 있다.
복지관 같은 곳에 정기적으로 건강강좌를 열여 어르신들이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려드리는 것이다.

세번째는 왕진 시스템이다.
죽장한의원이 생겨서 지역주민들에게 진료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를 받으러 한의원까지 나오시기 어려운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우신 분들을 위한 의료비용 지원이다.
경우에 따라서 한방 진료가 아닌 양방 진료를 받으셔야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비용적인 부분에서 감당하기 힘드신 분들을 위해서 지원을 하는 것 등을 구상하고 있다.

죽장교회 바로 앞에 위치한 죽장한의원
죽장교회 바로 앞에 위치한 죽장한의원

[인터뷰3. 죽장한의원 류광일 원장]

죽장한의원 류광일 원장
죽장한의원 류광일 원장

Q. 죽장한의원을 섬기게 된 계기

울릉도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가게 되어 울릉 선린한의원을 섬겼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스스로가 훈련되고 연단 받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가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지만 울릉도 주민들을 섬길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13년간 사역을 하던 중에 갑자기 교회에서 한의원 공간을 비워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한참을 고민하던 중에 마침 죽장면에 죽장교회가 선교의료센터를 건립해 그곳에 한의원을 유치코자 한다는 소식을 포항의료나눔봉사단 안상구 단장님으로 부터 연락을 받았었기에 기도 끝에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어 죽장한의원을 개원하게 됐다.

Q. 죽장면의 특성을 고려한 죽장한의원의 사역 계획

죽장면은 인구의 대부분이 75세 이상의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어르신들께서는 죽장한의원이 생긴 것만 해도 많이 기뻐하시는 부분이지만, 교통이 불편한 골짜기에서 여기까지 오시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또한 버스도 타고 오지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못하신 분들, 자주 진료를 받고 싶은데 사정상 자주 못 오시는 분들 또한 계시는데 그런 분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그분들을 찾아가 왕진을 한다던가, 매주 토요일에 교회 차량으로 그분들을 직접 모시고 온다던가 하는 것들을 현재 구상 중이다.(이 방식에 대한 법적 검토는 마친 상황이다.)

환자를 진료하는 죽장한의원 류광일 원장
환자를 진료하는 죽장한의원 류광일 원장

Q. 죽장한의원이 존재하는 의미

우선 양방과 한방이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죽장에 계시는 어르신들께서 한방에 더 큰 만족을 느끼신다고 생각한다. 이곳 어르신들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농사를 해오셨고, 연세가 많으시기 때문에 만성퇴행성 질환을 겪고 계신다. 그런 분들에게는 양방 치료보다는 한방 치료가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기록을 살피는 류광일 원장
환자의 기록을 살피는 류광일 원장

Q. 죽장한의원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

어르신들은 몸이 아프신 것도 힘들지만 그것 못지않게 힘들어하시는 부분이 '외로움'이다. 그래서 병원에 방문하시는 어르신들이 이야기를 참 많이 하신다. 이분들의 몸을 치료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로움을 달래드리는 것 또한 정말로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상당수의 어르신들이 복음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 여생이 길지 않으신 어르신분들께 복음을 전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죽장한의원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 교회와의 협력을 통해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죽장한의원이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몸과 마음을 치유해드리고, 최종적으로는 영혼 구원을 이뤄낼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나님은 고치시고 우리는 봉사한다'
'하나님은 고치시고 우리는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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