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에 끼니를 위해 찾은 교회에서 신앙인으로 거듭났고
이제는 사회적 현안에 기독교인으로서의 적극적인 의견을 전하고 있는
대구·경북CE협의회 신임 회장 전상욱 집사의 삶 이야기

혈혈단신 서른 살의 나이에 사업을 펼쳤지만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전상욱 집사. 끼니를 때우기 위해 대구동부교회에 방문한 것을 계기로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 믿음의 가정을 이루고 신앙생활을 해오던 그는 한 집사의 권유로 CE활동에 동참하게 됐고 이를 시작으로 지역 동성로 퀴어축제 반대 등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대구·경북CE협의회 33회기 회장의 사명을 감당하게 된 전상욱 집사를 만나봤다.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2층에서 인터뷰하는 전상욱 집사(대구·경북CE협의회 신임 회장)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2층에서 인터뷰하는 전상욱 집사(대구·경북CE협의회 신임 회장)

ㅣ삶의 시선

서른 살, 국수 먹고 시간 떼우러 교회 나와
신앙 가진 후에는 가장 중요한 삶의 기준이 '예배'
교회 안에서 신앙공동체 세워

Q. 집사님의 인생을 소설이나 어떤 장르에 비유한다면?

매일매일 바뀌는 삶이라 일일 아침 드라마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침마다 보고 내일 또 보고 싶다. 또 아침 드라마의 장점이 며칠 지나가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 안 난다는 점에서 아침 드라마에 내 삶을 비유할 수 있다.

Q. 인생에서 가장 좋았을 때와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

17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그 이후 집을 나와 강원도에서 서울로 상경을 했다.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그때가 힘들었을 거라고 주변에서 많이들 얘기하는데 솔직히 나는 그때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 나름대로 변화된 삶에 재미도 있었다. 남들은 안타깝게 봤을 것이다. 그런 나 자신을 돌아볼 때 힘든 것보다는 그 변화와 순간들이 다 좋았던 것 같다.

보람된 일은 서른 살에 교회를 간 일이다. 신앙을 가진 것이 내가 선택한 건 아닌거 같다. 사실은 하나님께서 선택해주신 것이다. 그 분이 인도하신 길을 잘 따라갔던 것 같다. 고집 부리지 않고 새로운 삶에 대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거부하지 아니하고 잘 따라간 것 같다. 돌이켜보니 감사하다. 또 나의 인생을 하나님께서 나의 성향이 맞도록 인도해주신 것 같다.

Q. 처음 교회를 다닌 이유는?

서른 살 때 하던 사업이 망했다. 그때 어떤 분이 나에게 교회를 소개했다. 교회에서 국수를 먹으면서 ‘난 아직 젊으니까 이런 설교를 들어볼 만하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하나님의 설계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처음에는 사실 시간 때우기 위해 교회에 갔다. 아침에 교회 가서 점심에 주는 국수 먹고, 믿음은 없었지만 목사님이 좋은 말씀 많이 하지 않나? 그래서 자리에 앉아서 설교 말씀 실컷 듣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시간을 교회에서 보낸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다행이다. 그렇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Q. 신앙이 성장한 계기가 있다면?

예배에 빠지지 않고 쭉 참여하고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예배가 내 모든 삶의 목적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모든 것들이 예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예배의 자리에 참여하고자 하는 자세가 나를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전상욱 둘째 딸이 서문시장 매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전상욱 둘째 딸이 서문시장 매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Q. 가정에서의 모습은 어떠한가?

교회를 처음 다녔을 때 30살 총각이었다. 예배를 드리면서 ‘내가 정말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결혼하면 같이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그리고 자녀가 생기면 같이 예배드릴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 들을 다 이루었다. 결혼을 하고 자녀도 아들 하나, 딸 둘이 있다.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예배를 드리는 가정을 이루었다. 상상했던 것들은 다 이루어진 것 같다. 물론 가족들과 서로 싸우기도 한다. 아침마다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 하나님의 안에서 한 가정을 이루어야 되니까 서로 양보하려고 애쓴다.

Q. 신앙을 가지기 전후의 삶은 어떻게 다른가?

믿기 전 친구들은 지금 안 만난다. 만날 수도 없고 만나지 않아도 좋다. 내가 나 자신을 볼 때 하나님을 믿기 전에 내 말투와 모습과 생각들이 바뀌었다. 내가 하나님을 믿고 20년을 살았다는 게 감사하다. 신앙이 없었다면 내 주변의 믿지 않는 친구들처럼 살았을 것 같다. 나를 스스로 합리화하고 내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는 그런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하나님을 믿고 있어서 다행이다.

대구 칠곡중앙교회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전상욱 회장이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 칠곡중앙교회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전상욱 회장이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역의 시선

대구·경북CE협의회 33회기 회장 맡아
사회에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목소리 낼 것
베이커리, 침구류 사업체 운영하는 소상공인

Q. 내가 가야할 방향이나 바라는 점은?

대구·경북CE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예배에서는 배우지 못했고, 듣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님께서 CE를 통해서 알려주셨다. 지금 CE에서는 '그리스도 그 교회를 위해서!'라는 목적을 나한테 주었다. 우리에게 있는 사명은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라도 들려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Q. 대경 CE회장 맡게 됐는데 소감은?

1921년부터 CE가 한국에서 인정을 받았다. 안동교회 시작되어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단체이다. 청,장년 활동에서는 공식적으로 CE가 인정받고 있다. 예장 합동 총회에서도 이제 한 기관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출석하는 교회에서 CE활동에 대해 권유하셔서 CE활동을 하게 됐고 그 전까지는 내가 다니는 교회만 내 교회라고 생각했었다. CE에 들어와 활동하면서 다른 교회들도 내가 몸담은 교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교회가 한 곳의 장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교회들이 내 교회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현재는 대구·경북CE협의회 회장을 맡아서 대구경북 지역을 돌아보게 됐고 또 전국CE의 일도 같이 하고 있어서 하나님 일을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

한국CE창립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전상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CE창립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전상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Q.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CE는 한국 교회 역사와 함께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주로 하다가 10년 전부터 사회적인 문제와 부딪히는 위치에 설 수밖에 없게 됐다. 동성애나 차별금지법, 또 최근에 대구의 이슬람 사원 모임 활동 등 실제로 우리와 부딪힐 수밖에 없는 일들이 대구에서 생기고 있다. 대구·경북CE협의회에서 관여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들은 교회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관심 가져야 하는 일들이다. 먼저 관심을 가졌던 CE 선배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길을 모색하며 어떻게 참여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과 싸우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지 와 그러한 마음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여러 가지 방향을 찾고 있다. 시행착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잘 진행하고 싶은 마음가짐이 있다.

Q. 쉽지 않은 현안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이유는?

당연히 쉽지 않다. 다른 교회나 성도들에게 도움만 요청하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상황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께서 움직여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동성애 반대 활동에서도 CE는 다른 단체와 차별을 두고 있다. ‘동성애는 죄’라는 구호다. 다른 시민단체에서는 에이즈, 세금 문제, 치료 비용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동성애는 죄라고 말하는 게 맞는다고 보고 이것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시각이 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확신하고 있다.

한국CE창립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전상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CE창립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대구경북CE협의회 전상욱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Q. 이러한 사역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여러 교회의 청년들을 어떻게 하면 CE 사역에 더 참여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방법을 놓고 기도하고 있고 이번 CE하기대회도 청년들이 관심 가질 만한 강사들이 섭외돼 있고 청년들이 교회 안에만 머물지 말고 세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먹고사는 일 바쁘다는 건 알지만 하나님께 더 맡기고 CE 사역에 참여하는 것이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이라고 분명하게 전해주고 싶다.

Q. 하는 일에 대한 소개?

평범한 자영업자다. 베이커리 업체와 대구서문시장 내 침구류 업체, 이 두 가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빵 가게인 라팡은 처음부터 선교 사업을 목적으로 창업됐다. 초기에 나는 사실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빵으로 선교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체가 나에게로 넘어오게 됐고 이 사업을 단순하게 돈을 버는 사업이 되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선교 후원에 흘려보내는 게 맞는다고 봤다.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CE후원 등 선교에 흘러가면 되고, 행사할 때 보탬이 되고 직원 월급 줄 수 있으면 만족한다. 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대구경북 CE의 규모나 행사도 커졌다. 오로지 사업 목적으로 했다면 피곤하고 힘들었을 텐데 선교에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잘 해보고 싶다.

전상욱 집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가게에서 활짝 웃고 있다.
전상욱 집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가게에서 활짝 웃고 있다.

Q.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은?

빵은 나눠주기가 쉽다는 것이다.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제작한 이불은 누구에게 필요한지를 알기 힘들어서 나눠주기가 어렵다. 반대로 빵은 필요한 이들이 많이 있다. 또 쌀빵이어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준다.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여기 빵을 많이 찾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내가 다양한 사업체를 쉽게 운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영업은 너무 힘들다. 직원과 손님 등 사람 관계도 힘들고 장사하는 것도 힘들고 모두 힘들다. 내 능력으로는 어떻게 안되겠더라. 분명히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셔야 한다. 길을 열어주셔야 하고 그래서 내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 사업체가 망해도 감사히 받아들일 각오가 있다. 그렇지만 직원들이 있다 보니까 최대한 그분들한테 임금은 줄 수 있는 사업체로 잘 이끌어 나가려고 한다. 사실 빚이 늘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걱정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든 잘 유지되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전상욱 집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내부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전상욱 집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내부에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Q.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 사업장 상황은 어떤가?

앞으로는 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한 라디오 방송에서 네이버 쇼핑의 독점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 라디오를 들으면서 나는 오히려 한 업체만 신경 쓰면 되니까 장점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 시대지만 긍정적으로 느끼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업을 위해 추가 대출이 필요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대출도 받을 수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시대가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은 걱정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1년이 지난 지금의 시장은 더욱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소상공인들이 기대하는 미래가 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해야 한다. 대구서문시장에서 일하는 자영업자들을 보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온라인 시장이 자영업자에게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예비 기독 창업인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지금 고민해도 명확한 답이 없을 것이다. 시대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먼저 예배 잘 드리면 된다. 그리고 감사해야 한다. 나는 사업하면서 세 번 망해봤다. 그중 두 번은 교회를 다니면서 망했다. 내가 예배를 잘 드린다고 해서 내 뜻대로 되거나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더라.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두 번이나 망했는데도 감사함이 있다. 성공만 감사한 게 아니고 망해도 감사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부분이 굉장히 필요할 것 같다. 특별히 청년들에게 당부하자면 언제나 감사한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서는 교회 가장 앞자리에서 예배 잘 드리고 설교 말씀도 경청하면 분명히 달라진다. 하나님께 그 길을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배에 충실하기 바란다.

전상욱 집사와 자녀들이 대구동부교회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전상욱 집사와 자녀들이 대구동부교회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ㅣ생각의 시선

날마다 우리가족들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삶
모든 사업과 일에 앞서 예배 참석이 일순위
나에게 닥친 난관 고민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Q. 잠들기 전에 주로 생각하는 것은?

잠들기 전에 '아, 오늘도 살았구나! 우리 아이들도 살아있고 나도 살아있고 감사하다.'라고 생각한다. 애가 셋인데 내가 어떻게 항상 지키겠나? 6학년 큰 애는 매일 자전거 타고 학교에 오가는데 안전이 걱정되지만 내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저녁에 가족들이 다 모이면 ‘오늘도 돌아왔구나!’하며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잠들기 전에는 하나님께 내일을 부탁드리면서 오늘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기도한다. 

Q.만약에 책을 쓴다면 어떤 내용을 쓰겠는가?

책을 쓴다면 자영업자들에 관해 쓰고 싶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투자하고 2~3년씩은 참고 인내해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하더라. 두 달 만에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하니까. 어떤 일이든지 2년 동안 결과가 없어도 꾸준히 일을 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참아야 한다. 자꾸 뿌려나가면 성공은 아니라도 그나마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나는 사업을 결정하기 전에 기준이 있다. 예배드리는 데에 방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나는 대구동부교회 김서택 목사님을 통해서 말씀을 들었고 성경을 보게 됐다. 예배 말씀을 듣고 따르기까지 3년이 걸렸다. 설교 말씀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오해였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설교 말씀이 정말 능력 있는 말씀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돈을 많이 벌고 사업에 성공하는 그런 능력이 내 삶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말씀을 잘 묵상하고 성경에 있는 말씀이 내 삶의 우선이 되면 죽을 때가 되어도 정말 괜찮았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예배 때 들은 성경 구절 구절을 삶에 적용해보고 싶고, 글 쓸 때도 써보고 싶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도 나눌 때도 적용해보고 싶다.

'예배가 먼저다'라고 말하는 대구동부교회 전상욱 집사
'예배가 먼저다'라고 말하는 대구동부교회 전상욱 집사

Q. 몸과 마음이 지칠 때 회복하는 노하우는?

내가 직접 미싱도 하고 빵 포장도 하지만 육체적인 노동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래도 지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에 고민하고 있다. 사장으로서 일도 해야 하고 사람들 간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때는 예배에서 회복을 얻는다.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나면 다 잊어버리게 된다. 예배에서 주신 말씀들이 생각거리가 되고 묵상 거리가 된다. 예배를 드리고 나면 '오늘 그 말씀을 하셨는데 이걸 좀 묵상해봐야 되겠다.', '이걸 어떻게 적용해야 그리스도와 그 교회를 위해서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빵은 어떻게 나눌까?' 하는 고민으로 바뀌는 게 된다. 그렇다고 현실적인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든지 아니면 해결이 돼 있다든지 아니면 아예 해결 자체가 안된다든지 결론이 딱 나와버린다. 그래서 예배를 드리면 결론을 낼 수 있어서 예배드리는 데에 집중하는 편이다.

Q.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문제나 어려움이 생기면 뭐든지 빨리 잊어버리고 빨리 인정한다.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너무 대책이 없다. 무데뽀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사실 방법 없지 않나? 문제 있으도 하루 잘 자고 나면 어제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냥 오늘 주어진 일을 하면 되는 거고 문제 터지면 '터졌나? 아, 터졌구나…' 하며 어떻게 해결하지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일이 터지기 전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하나님한테 맡기고, 내일 일은 내일에 맡기는 게 나의 장점인 것 같다.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에서 열린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한 전상욱 집사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에서 열린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한 전상욱 집사

ㅣ세상의 시선

기독교적 입장과 가치, SNS로 적극 소통해
반대 입장 가진 이들과도 새로운 관계 맺어
CE하기대회 성공 위해 지원할 것

Q.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본다고 생각하나?

"왜 이렇게 나대냐, 가만히 있어도 될 텐데"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가지 말라면 안 갈 건데 상황이 그렇게 연출되더라. 거부하고 싶은데 거부가 안 될 때도 있다. 또 SNS에서 의견이 부딪혔던 학생과 청년, 관계자들이 많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모두에게 비판과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SNS를 통해 기독교적인 입장을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나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도 있다.

Q. 사회적 참여에 소극적인 기독교인에 대한 입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쟁도 피하지 않는다. 내가 쓴 글에 달린 댓글에는 새벽이라도 답변을 달아준다.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대응하려고 한다. 반대 의견을 가진 이와 새벽까지 서로 의견을 주고받다 보면 결국 사람들과의 관계가 남게 된다. 다시 볼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나를 기억하고 나도 그들을 기억한다.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사회 참여를 강요하거나 강제하고 싶지는 않다. 소극적인 기독교인들도 자기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거라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아껴두신 것이라 믿는다. 기독교인으로서 억울하고 분노한 일이 생기면 나설 것이라고 본다.

동성애 반대 시위에 참가한 전상욱 집사
동성애 반대 시위에 참가한 전상욱 집사

Q. 이 사회에서 어떠한 부분을 가장 먼저 개선하고 싶은가?

지금은 초 갈등 사회다. 청년과 장년, 여성과 남성 등이 다 쪼개진 상황이다. 내가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온라인상에 글을 써보면 효과가 분명히 있더라. 누군가는 바뀌더라. 글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을 봤다. 사업자로서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빈틈이 있으면 거기를 찾아 들어가서 움직이면 그 부분이 바뀌고 후에는 회사가 바뀌더라. 세상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사회 활동을 하면서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블로그에도 글을 올리는 일이 가벼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명이 읽더라도 굉장히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최근 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 글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경건한 두려움을 가졌으면 좋겠다.

Q.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는?

올해 대구·경북CE협의회 신임 회장을 맡았다. 전국CE에서 준비하고 있는 2021 CE하기대회를 기점으로 청년들을 좀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또 세부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30~40대가 주요 참여자들이다. 이들과 CE를 좀 더 탄탄한 조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대한민국 모든 도에 CE 조직을 구성하고 싶다. 아울러 라팡의 사업이 ‘선교’라는 거창한 의미는 두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싶고, 선교에 필요한 물질을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다면 기꺼이 쓰겠다. 서문시장 사업체가 따로 있으니까 하나님께서 이러한 부분을 나한테 맡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가게 직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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