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김기준 목사에게 '뚝심'을 배웠다
'교회 없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임계점을 넘어 성도들을 변화시켜 온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목사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하나가 되어 사랑 안에 세워지는 공동체 교회를 꿈꾼다. 3대째 이어져오는 목회자 가정의 기도와 순교의 피 위에 세워진 건강한 교회, 사랑으로 하나 되는 셀 교회를 이루어 나가고 있는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교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
교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

ㅣ삶의 시선

공산당에 의해 순교한 조부
어느덧 4대째로 흘러가는 목회 사명
‘목회의 전 과정에 개입하신 하나님’

Q. 목사님과 교회에 대한 소개

나는 1985년에 포항중앙침례교회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했고 1988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12년 지난 2000년에 포항중앙침례교회 두 번째 담임목사가 되어 지금까지 21년째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우리 교회는 1928년 9월 14일 만주 간도성 종성동교회에서 중국 공산당에 의해 순교하신 故 김영진 목사님의 아들인 故 김기준 목사님에 의해서 설립됐다. 교회의 처음은 포항시 호동(현 제아제강 부지)에서 기독교한국침례교회에 소속된 호동 침례교회로 시작했다. 그러던 중 호동에 철강 공단이 들어서면서 포항시 남구 해도동으로 교회를 이전하고 포항중앙침례교회라고 개명하게 됐고 2010년 6월에 현재의 포항시 북구 창포동으로 교회를 신축하면서 이전했다.

포항중앙침례교회 전경(경북 포항시 북구 북구 창흥로 117)
포항중앙침례교회 전경(경북 포항시 북구 북구 창흥로 117)

Q. 목사님의 가정 소개

어머니는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 집 아래층에 동생과 살고 계시고 아버님은 2008년에 돌아가셨다. 우리 가족은 나와 아내, 아들 둘, 딸 하나가 있다. 큰아들은 직장 생활을 하며 교회를 섬기고 있고 둘째가 딸인데 침신대를 졸업하고 우리교회 목자로 섬기고 있다. 막내아들은 직장 생활을 했었는데, 한 2년 전부터 계속 그런 마음이 있어서 우리 교회 공동체의 동의를 받은 후 2020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침신대 신학대학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어머니 장봉선 사모와 함께
어머니 장봉선 사모와 함께

Q. 조부 김영진 목사님의 순교와 아버지 김기준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

조부님은 기독교한국침례회의 전신인 동아기독교회의 펜 윅 선교사님을 통해서 예수님 믿고 그때 목사 안수를 받으셨다. 당시에는 목사님이 몇 분 안 계셨기 때문에 지금처럼 한 교회 안에 여러 명의 목사님이 계신 것이 아니라 목회자 한 명이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목회했다. 할아버지께서도 목사로서 만주 지역을 순회하면서 복음을 전하다가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정도 순회 후 집에 잠깐 오셨다가 또 가시기를 반복하셨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순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셨는데 교회에 중국 공산당이 와서 교인들 불러놓고 ‘예수님 믿으면 죽인다’라고 빨간 글씨를 써놨단다. 중국 공산당 마적단이 교인들을 죽이려고 위협하자 우리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께서 그것을 막으려고 나오셨다가 대신 매를 맞다가 순교하셨다. 그때가 1932년이다. 그때 우리 아버지 나이가 9살이었다.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께서 그렇게 돌아가신 후 아버지께서는 나이 차이가 좀 났던 큰 형님댁에 사셨다고 한다. 이후 1950년 6.25 직전에 아버님께서 공산당을 피해 개나리 봇짐에 성경책과 옷 몇 개를 집어 놓고 남한으로 오셨다고 한다. 그 직후에 6.25가 발발해서 남한군에게 포로로 잡혔는데 대통령이 반공 포로는 무조건 도망갈 수 있게 해서 그곳에서 나온 이후에 대전에 가서 신학교를 다니셨다고 한다.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가 투데이N과 인터뷰 하고 있다.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가 투데이N과 인터뷰 하고 있다.

Q. 목사님의 삶에 개입하셨던 하나님

목회를 하게 된 전 과정에 하나님의 개입이 있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신학교를 가게 된 과정도 그렇고 내가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것도 그렇고 모두 하나님께서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다. 구체적인 하나님의 개입 중에 가장 큰 것이 결혼이다. 아내를 소개로 만났는데 원래 나오기로 한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사정이 생겨서 아내가 대신 나왔었는데 그 사실을 나는 전혀 몰랐다. 처음에 만났을 때 내 생각은 한 6개월 정도 만나 보고 맞는지를 결정한 후 결혼해야겠다는 것이었고 상대방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그런데 한번 만나고 괜찮아서 상견례를 하러 가게 됐다. 그 자리에서 아버지께서 “결혼을 할지 말지 결정하라.”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난감하고 아내도 난감했다. 사람 면전에서 안 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한다고 말하기도 확신이 안 섰지만 어쨌든 그날 결혼 이야기가 오갔고 그래서 결혼을 하게 됐다. 우리교회의 셀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성인데 내가 잘못하는 관계를 우리 아내가 너무 잘하는 걸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게 하셨다.’라는 것을 지금에 와서 점점 더 느끼고 있다.

ㅣ사역의 시선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기에
목회는 당연한 나의 길!
예수님을 믿는지 묻는 것이 교회가 할 일

Q. 소명을 받고 목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

아버지께서는 뚝심이 있으셔서 진리라고 믿어지면 그냥 밀고 나가는 분인데 목회하시면서 귀신도 쫓아내고 병자도 고쳐 주시는 기적을 경험했다. 또 하나님께서 아버지께 약속한 대로 빚쟁이가 오면 빚을 갚아 주시고, 또 갚아 주시고 하는 걸 계속 보면서 “하나님이 진짜 살아 계신다.”라는 생각을 그냥 자연스럽게 했다. 그래서 내가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는 사실 별로 고민이 없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데 내가 목회를 해야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목회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전교인 수련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김중식 목사
전교인 수련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김중식 목사

Q. 셀 사역에 대한 소개

내가 부목사 때부터 했던 고민이 있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다.’라는 거였다. 그 당시에는 제자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 하지만 늘 했던 고민은, 변하기는 변하는데 어느 한계에 가면 멈추는 ‘임계점’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해도 안 넘어가서 ‘사람이 변하는 건 안 되는 건가?’ 하는 굉장한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가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이라는 교재를 우리 교단 진흥원에서 공부하게 됐고 그 수업의 강사가 미국에서 오신 목사님이었다. 그분은 강의를 하면서 본인 교회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지금 시대에는 안 될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분이 섬기는 교회에서는 진짜 그런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해서 그 교회에 가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에 95년도인가에 다녀왔다. 그때 80명 목사님이 같이 갔었는데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지금도 이런 교회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교회를 셀 교회라 했는데 그때는 ‘셀’이라고 하면 이단이 아닌가 하면서 조금 이상하게 봤다. 이후 시간이 지나니까 셀 안 하면 이상한 것이 됐다. 그렇게 하면서 교회에 대해 고민을 하며 초석을 다져 왔다. 셀 교회에 대해 처음에는 독특한 형태를 가진 또 다른 교회의 모델로 생각을 했는데 에베소서를 보면 볼수록 독특한 형태가 아니라 ‘원래 교회가 이런 거구나!’, ‘성경에서 말하는 원래 교회가 이런 거다!’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셀 교회의 핵심은 에베소서 4장에서 잘 나온다.

포항중앙침례교회 본당
포항중앙침례교회 본당

첫째,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근데 잘 한번 주변을 돌아보면 하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얼마나 독특한데, 어떻게 우리 하나가 되냐며 포기하는데 성경은 하나가 되어야 건강해진다고 이야기한다.

둘째, ‘분량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교회가 분량의 차이를 인정 안 하는 것 때문에 참 힘들다. 장로 투표에서 떨어지면 교회 옮기고 하지 않나. 근데 분명히 성경에 보면 분량이 다 다르다. 분량이 다른 걸 인정을 하고, 나도 나는 이만큼 밖에 안되는데 옆에 큰 거 가진 사람한테 나도 저렇게 되겠다고 하니까 시끄러워지는 거다. 교회가 건강해지려고 하면 분량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셋째, 교회가 사람이니까 ‘사람 세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에너지를 사람 세우는데 다 쓴다. 그리고 우리 교회는 구조가 없다. 남녀 선교회가 없고 성가대 등 다른 쪽은 하나도 없다. 목장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원래 교회가 사람이니까 사람이 안 변하면 교회는 절대로 못 세운다. 그러니까 선교는 사람 세워는 일이 되어야 한다.

넷째, ‘연결이 되어야 한다’
따로 놀면 안 된다. ‘하나님과 나는 직통한다.’ 이런 사람이 많으면 교회는 힘들다. 그러니까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해야 한다. 요즘에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때문에 옆 사람에 대한 간섭을 안 한다. 그런데 사실 '프라이버시'라는 것이 '죄'다.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성경에는 그렇게 안 되어있다. 수직적 관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수평적 관계다. 요즘에는 수직적 관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수평적 관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큐티 잘하고 성경 읽으면 되지 '교회 나가서 간섭받기 귀찮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다섯째, ‘사랑 안에서 세워져야 한다’
교회는 법칙에 의해서 세워 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때 세워진다. 셀 교회는 이렇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Q. 가정에서의 삶과 사역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있고 정서적으로 지칠 때도 있다. 교회에서 사람을 기른다는 것은 자식 키우는 것과 같다. 그 정도의 비중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는 주일 예배에 나와서 그냥 설교만 듣고 돌아가지만 셀 교회는 원래 성경이 말하는 대로 자라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식 키우는 것과 유사하다. 실제로 우리 아이보다는 교인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내어준다. 그래서 아이들이 힘들어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면 나가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어느 날 딸이 아내에게 “자기 좀 만나 달라”라고 했는데 아내가 “엄마 너무 피곤하다. 내일 하자”라고 하니 아이가 갑자기 집에서 나가버리는 일도 있었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는 피곤하다고 하고 교인이 힘들면 나가는 모습에 “엄마는 교회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다 보면 솔직히 체력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지친다.

초기에는 성경공부를 참 많이 했다. 일주일에 2시간짜리 7과목을 12주 하면 한 10주 지나면 너무 힘들어 탈진된다. 그러면 또 입원하고 하는 것이 초기에는 자주 반복됐다. 젊었을 때는 한주 입원하고 나면 괜찮아서 늘 그런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드니까 한 주 쉬어도 안 되더라. 교회를 짓고도 신경을 많이 썼더니 체력적으로 탈진돼서 한 달을 쉬었다.

사실 실제적인 사역은 아내가 나보다 더 많다. 왜냐면 교회는 남자보다 여자가 많기 때문이다. 여자분들 전체 다를 우리 아내가 돌본다. 내가 요즘 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만나다 보면 당신 언젠가는 하고 싶어도 못 한다.”라는 말이다. 목장 모임을 끝내고 새벽 2시에 들어올 때도 있다. 여자분들은 셀 모임을 조금 더 길게 한다. 어떤 때는 강제로 12시면 교회 불 끈다.(주로 교회에서 셀 모임이 이루어진다.) 목자는 하루지만 아내는 매일 목장 모임은 해야 하기 때문에 아내에게 고마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있다.

아내 김향 사모와 함께
아내 김향 사모와 함께

Q. 기억에 남는 사역 소개

아무래도 전통 교회에서 셀 교회로 전환해 가는 과정에 대한 것인데, 과거에 우리 교회는 아주 전통적인 설교 중심의 가정교회였고 지금은 관계 중심의 교회로 바꿨다. 사실은 우리 교인들이 처음에는 나를 이단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예수님 믿는 걸 다시 점검했기 때문이다. ‘저 사람 왜 신앙이 안 자라지? 왜 쉽게 안 변하지?’라고 생각하면서 살펴보면 생명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생명 없는 사람한테 자꾸 자라라고 하니 그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그런 것을 확인하고, 어떻게 예수를 믿었는지 한번 얘기 좀 해보라고 한다. 믿음에 대한 간증문도 적어보라고 하는 과정을 지나니까 점검받는다는 마음이 들어서 힘들어하는 분이 있었다. 사실 오늘날 교회의 불문율이 "예수님 믿느냐?"라고 묻는 건데 나는 거꾸로 “교회에서 안 물어 주면 세상 어디서 물어주느냐?”라고 묻고 싶다. 교회가 질문해 줘야 한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영원’의 문제를 결정하는데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교회가 안 물어주면 자신이 믿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나중에 주님 앞에 갔더니 주님이 나를 모른다고 하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나? ‘어떻게 예수님을 믿었냐?’, ‘성경에서는 이런 걸 믿는다고 한다.’, ‘당신에게는 이런 과정 있었냐?’를 묻고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거다. 우리도 사실 그런 과정들 가운데 한 10년은 굉장히 힘들었다. 10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토양이 만들어지면서는 공감하고 ‘이게 맞다.’, ‘이렇게 가야 된다.’라는 생각이 많아져서 괜찮아졌다. 이런 과정들이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뚝심이 필요하다. 버티는 게 필요하다. 왜냐면 아무리 진리의 길이어도 공감하지 않으면 힘들지 않나?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가 투데이N과 인터뷰 하고 있다.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가 투데이N과 인터뷰 하고 있다.

ㅣ생각의 시선

항상 ‘교회’를 생각하는 김중식 목사
내 목회는 대를 이은 하나님의 은혜!
‘교회는 인생을 드릴 만한 가치가 있는 곳’

Q.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평소 교회에 대한 생각을 제일 많이 한다. 지금도 똑같다. 왜냐면 내 사명이 교회를 세우는 거고, 또 하나는 하나님께서 나를 교회의 지도자로 세워 주셨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2장의 교회를 우리가 구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사도행전 2장의 교회를 보면 그 복음이 살아있었다. 지도자의 마음 안에 복음이 살아있었고 그 복음을 전할 때 가슴이 찔렸다. 요즘도 나는 동일하게 그런 일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씀을 들으면 가슴이 찔려야 한다. 그리고 절규하고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복음에 순종하고 변화되어야 한다. 이게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항중앙침례교회 전경(경북 포항시 북구 북구 창흥로 117)
포항중앙침례교회 전경(경북 포항시 북구 북구 창흥로 117)

Q. ‘나에게 이런 부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직하게 말해서 나는 잘하는 게 별로 없다. 근데 어떻게 내가 여기까지 왔을까를 스스로 생각해 본다. 결국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섬김으로부터 오는 하나님의 은혜, 그 후광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가장 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잘 안되는 것이 사람들과의 원활한 관계다. 그렇다고 사람들과 불편한 건 아니지만 아내의 대인관계 능력을 닮고 싶다. 아내는 사람하고 있는 걸 즐긴다. 사람하고 있으면 에너지 나온단다. 반대로 나는 혼자 있는 걸 참 좋아한다. 더불어서 지내는 것을 잘하려면 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사실 아내를 통해서 많이 배운다. 여행을 가도 아내는 나와 둘이 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둘이 가게 되면 누군가를 끼워서 함께 가길 원한다. 왜냐하면 나는 호텔에만 앉아 있으려고 하니까 같이 다닐 친구가 필요한 거다. 참 성향이 많이 다른데 아내의 성향을 내가 좀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Q. 의사 결정이나 삶에 기준으로 삼는 인물은?

사람은 알게 모르게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배우지 않나. 이 사람을 통해서 배우고 저 사람 통해서 배운다. 나도 여러 사람을 통해서 가치 기준이나 의사 결정을 배웠다. 더 나아가 ‘내가 누구의 가치 기준에 영향을 많이 받았을까?’를 생각해 봤는데 바로 나의 ‘아버지’였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목회를 했기 때문에 유산을 한 푼도 물려주신 게 없다. 그리고 나도 별로 물려줄 게 없다. 그리고 아버지가 워낙 강직하셔서 사실은 좀 불편했다. ‘조금 두루두루 사시지 저렇게 고집스럽게, 아무리 진리라고 해도 저렇게 주장을 하실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 가만히 보니까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할 때 가지고 있는 기준이 아버지가 가지고 계신 기준 그대로였다. 예를 들면 오직 '복음’만 가지고 간다, 다른 길이면 타협 안 한다. 어느 순간 내가 그렇게 하고 있더라. 근데 ‘내가 왜 이렇게 하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버지를 보고 배운 거였다. 그래서 젊을 때는 ‘아버지가 나한테 유산을 물려준 게 없구나’, ‘아버지가 나에게 별로 해준 게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인생을 살면서 진짜 소중한 것을 내가 물려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 번도 나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가르쳐 주신 적은 없지만, 그냥 보고 배웠다. 어느 순간 내가 아버지와 똑같이 하고 있더라.

아버지 故 김기준 목사
아버지 故 김기준 목사

Q. 인생을 되돌아보는 책을 쓴다면 제목과 그 이유는?

책을 쓸 일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쓰게 된다면 아마 교회와 관련이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인생을 드릴만 한 가치가 있는 곳, 교회’라고 붙일 것 같다. 왜냐면 ‘사람들은 교회가 사람이 고안했다고 생각하나?’ 싶을 정도로 교회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또 우습게 생각한다. ‘교회가 기독교라는 단체를 포교하기 위해서 머리 좋은 지도자들이 모여서 디자인한 곳이 아닐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교회를 저렇게 함부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교회는, 하나님이 영원 전에 계획하셨고, 또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신 예수님을 하나님이 부활하게 하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신 다음, 바로 그다음에 하신 일이 교회의 머리로 세우는 것이었다. 그렇게 교회가 시작되어 성령님이 오셨고 성령님이 교회의 사명인 영혼을 건져내고 구원하는 일을 감당하게 하셔서 지금도 교회 안에 역사하고 있고 인도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그 모든 관심은 교회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우리가 교회를 무시할 수 있겠나? 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도 이상하지만 교회 없이도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더더욱 성경 하고는 상관이 없는 거다. 아주 왜곡이다. 그 배후는 사탄이 아니겠는가?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

ㅣ세상의 시선

성경은 변하지 않는 진리
‘예배는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다!’
‘여전히 하나님이 인도하신다!’

Q.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대, 앞으로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변해야 하는 것이 있고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변해야 하는 것은 문화적인 측면인데 그것은 언제든지 얼마든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진리의 측면’이다. 진리는 세상이 뒤집어져도 붙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이것을 잘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앞으로 세상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하지 않겠나? 정신없이 변할 텐데 이런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나는 여전히 성경은 진리이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간에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고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성령이 우리를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에 진리 안에 우리가 서 있으면, 물론 지혜가 필요하겠지만, 세상이 많이 변하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일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 성령이 계시기 때문에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면 세상이 변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진리의 길을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Q. 성도의 예배에 대한 생각

성도는 지역 교회에 속해야 한다. 이것이 안되면 사실은 다 안 된다고 봐야 한다. 몸에 붙어있지 않은 지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른 하나는 모이는 것을 열심히 해야 한다. 예루살렘교회는 매일 모였다. 우리 교회는 정해놓은 시간이 아니라 자신이 되는 시간에 매일 나와서 기도할 수 있고 새벽부터 밤 12시까지는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진짜 모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근데 가끔은 그런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고 심지어 모이는 것 때문에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목회를 해보니까 기준을 낮추면 사람들은 좋아하지만 낮춘 기준을 다시 올리는 것은 낮추는 거보다 몇십 배는 힘들다. 성경에 나와 있는 진리는 고수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교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예배에 대한 생각을 고수해야겠다. 교회는 필요 없는 것이 아니고 예배는 절대로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포항중앙침례교회 예배 모습
포항중앙침례교회 예배 모습

Q. 앞으로의 사역 비전

조심스럽게 교회의 분립개척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를 더 건강하게 세워 가는 것이 변함없는 내 마음속 비전이다. 사도행전 2장 말씀처럼 하나님이 정말 그렇게 보시는 교회가 되자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누구라도 우리 교회에 오면 ‘아! 이곳에 하나님이 계시네!’라고 생각하고 하나님 볼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이 시련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하나님을 보여주지 못하는 교회는 살아남기 어렵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교회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장난하면 안 된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하나님 보이지 않으면 다 소용없지 않나? 요즘 사람들이 그렇게 교회를 반대하고 싫어하지만 교회에 나와서 하나님 보면 달라진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보여주는 교회, 성령이 나타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여전히 교회는 살아나갈 수 있고 복음으로 부흥할 수 있다. ‘성경 말씀 그대로 했는데 부흥한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내 꿈이다. 다른 것 아무것도 안 하고 하나님 말씀대로만 가도 충분히 교회가 부흥할 수 있고, 건강할 수 있고, 세상에 영향 줄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는 것이 비전이고 꿈이다.

지난 4월 20일,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 이사장에 취임한 김중식 목사
지난 4월 20일,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 이사장에 취임한 김중식 목사

Q.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

사실 코로나19는 아무도 예상 못 했다. 나도 처음에 한두 달만 참으면 금방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내 마음도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이 이야기로는 코로나 전이 A고 지금 B라며 코로나19가 끝나도 A로는 못 돌아간다고 한다. 또 다른 길인 C로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참 옛날이 그립기도 하고 굉장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서 우리가 신앙을 다시 한번 하나님 앞에서 다져야겠다. 최근에 가장 많이 생각하는 말씀이 ‘시대를 분별하라.’라는 말씀이다. 그래서 암울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믿는 것은 ‘여전히 하나님이 인도하신다’라는 것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가 주님 안에 있으면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합력해서 선이 되게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또 하나님이 살아계시기에 상황은 힘들지만 상황 속에 갇히지 말고 여전히 살아 계시고 역사하시고 또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시는 그분을 기억하면서 용기를 얻고 또 희망도 가지고, 그분 자체가 위로가 되는 그런 자리에 우리가 설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
포항중앙침례교회 김중식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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