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로서 종강예배를 드리고 여름 방학이 시작된 교정에는 학우들의 목소리는 사라졌지만 그 공간을 채우기라도 하듯이 각종 새들의 노래소리가 하루 종일 가득합니다. 철새 오리가 에스라의 연못에 아홉개의 알은 낳은 것을 확인한 것은 지난 6월 3일입니다. 그 후에는 연못 가까이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폴리스라인 같은 줄을 이중으로 설치했습니다. 어미오리가 알을 품은지 오늘로 3주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달걀은 부화하는데 3주간, 오리알은 4주간 걸린다니 알을 깨고 나올 오리새끼를 보려면 아직도 열흘은 남았습니다. 산책을 하다가 가끔 멀리서 연산홍 틈으로 연못쪽을 내려다보면, 어미가 앉아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자세를 바꾸어 가며 끈질기게 알을 품고 앉아 있는 어미 오리의 모습을 보며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에스라 교정에서 새로운 생명에 대한 기다림은, 단지 아홉 개의 알로부터  새끼 오리가 나오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거기에는 이제 방학을 하고 집으로, 일터로 돌아간 학우들의 새로운 모습도 포함될 것입니다. 병아리는 3주의 기다림이, 오리새끼는 4주간의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하나님이 에스라 성경대학원 대학교에 보낸 학우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성숙해지는 것은 1학기 15주간, 2학기 15주간이면 된다는 예측이 허락되질 않습니다. 사람은 오묘한 존재이고, 더욱이 사람의 영혼이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은 신비의 영역에 속한 일입니다. 그것을 확인하는 일조차 간단하지 않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너는 바람 부는 소리는 듣지만, 그 바람이 어디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알지 못한다.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든 사람도 이와 같다.”(요 3:8, 쉬운성경)

지난 3월 1일 개학을 해서 6월 18일 종강을 하기까지,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대면수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늘 아버지의 감싸주심, 품어주심이었다고 감사의 고백을 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의 두 차례의 코로나 검사도 있었고, 시에서 방역점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범적인 방역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칭찬을 받을 만큼 에스라는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했습니다. 이전에는 2인 1실을 사용하던 기숙사도 1인 1실로 운영하고, 식사조차도 배식할 때 거리를 유지하고 음식을 그릇에 담을 때는 비닐 장갑을 끼고 각자가 아크릴 가림막을 한 1인 1식탁에서 식사를 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긴장이 풀리지 않도록 광고를 하는 일에 지치지 않는 학생처장님의 노고도 기억합니다. 무엇보다도 학교 안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하고 지내는 인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여름 방학동안 연못가의 보금자리에서 알을 품고 있는 어미오리처럼 인내하는 마음으로 학우들의 영혼을 품고 기도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 일을 잘 하기 위해서, 방학을 하자마자 며칠 전부터 <에스라 교직원 기도방>을 다시 열었습니다. 본래는 한 달에 한 번씩 가동되던 방이지만, 방학이니까 이제는 날마다 기도방 창문을 활짝 열고 싶습니다. “이번 방학동안 교직원 묵상나눔방이 활성화 되길 기도합니다 에스라의 말씀사랑과, 말씀대로 살아내기가 날마다 확인되기를 원합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서로 돌아보는 에스라의 여름이길 바랍니다^^”  “미련함보다 무서운 것은 교만이다'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좋은 성찰과 나눔의 말씀 감사합니다^^” ‘스스로 지혜자처럼 생각하면서 말할 때가 많이 있는데 . . . 말하기보다는 듣는 훈련을 하기를 기도합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는 단어는 바로 성령께서 혼돈의 세상을 품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빛, 질서, 생명이 충만한 세상이 되었듯이, 에스라 교직원이 여름방학동안 학우들을 품게 될 때 아름다운 에스라로 변모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투데이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